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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Mar 10. 2016

내 사이트에서 문화마케팅, 이렇게 함 해 보세요.

1편 나는 너와는 달라


소금을 조리대 위에서 막 뿌려대는 어느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에 간 적이 있습니다. 스테이크를 시키고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잔뜩이나 기대를 해서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기막힌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각도를 찾아 사진을 찍습니다. SNS에 올리기 위함이죠. 올리고 나서는 여지없이 ‘good’ 멘트를 날립니다. 사진을 올리면서도 뭔가 씁쓸함을 벗어던질 수 없었지만 ‘나는 이런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있게 음식을 먹어주는 센스’을 가진 인간임을 보여주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 중 하나가 살림살이와는 딴 판인 고급 세단을 몰고 왔길래 어떻게 샀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새로 나온 중, 소형차를 보러 자동차 매장에 갔는데 그 차가 눈에 들어 오더 란 겁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 고급차의 편의사항이 어떻고 옵션이 어떻고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합리적으로 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천만 원 이상 더 돈을 주고 차를 산 이유가 편의사항이나 편리해 보이는 옵션 때문이었을까요? 아니죠. 다 폼이 나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사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내가 누구인지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남들하고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지요.


잠만 자면서 클래식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족적을 남기는 어떤 사람… 이제는 좀 덜하지만 굳이 ‘별다방’에서 한 잔 해줘야 도시인 입네 하는 사람까지… 우리 모두가 이러는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구별 짓기에 대한 욕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사셨던 부르디외라는 분이 말씀하셨던 거죠. 인간은 다르게 보이고 싶은 욕망과 허영의 덩어리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구별 짓기를 자신의 경제력을 막 보여주는 형태로 다소 거칠고 경박한 방식으로 표현하였더랍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세련된 방식으로 타인과의 선긋기가 이루어집니다.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커다란 명품가방을 사는 대신 남들과 다른 문화적 취향을 보여 주는 방식으로 변한 것이 그것인데요. 남들도 다 가는 동남아 여행을 가면 사람들은 그 사실을 그다지 드러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프라하의 어느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 정도는 마셔줘야 느낌 있다 이야기를 듣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도 문화적 취향을 보여주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돈과 권력이 환경을 만들고 환경 안에서 만들어진 문화적 취향이 사람을 나눕니다. 때문에 남들과 다른 문화적 취향을 보여주는 문화마케팅이 최근의 트렌드로 잡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H 카드회사는 몇 년 전부터 평생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세계적인 가수, 스포츠 스타, 아티스트 등을 한국에 모셔와 빅 이벤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입장권도 신용카드처럼 만들고, 야광봉도 카드회사를 떠올리게 디자인합니다. 모두 다 우리 회사는 젊은 감각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카드회사란 이미지를 주기 위함이죠. 더불어 우리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도 다른 이와 구별되는… 문화적으로 수준 높은 고객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게 단순히 경쟁사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거나 할인 혜택을 주는 것보다 단기적인 결과도 좋고 장기적인 회사 이미지에도 플러스가 됩니다.


문화마케팅의 다른 예로 모 커피 체인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커피 체인은 매년 커피 산지에 청년 해외봉사단을 보냅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학생봉사단을 보내 도움을 주고 청년들에게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행사인데요. 이를 통해 회사는 커피 원산지를 돌아다니며 품질을 직접 챙기는 기업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더불어 공정무역을 챙기는 회사, 커피에 대해 많은 걸 아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경쟁사와 우리 제품 간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품질의 수준 차이라는 것이 이제는 크지 않다는 말이죠. 이제 온라인에서도 고객들이 남들과 차별받고 있다 느끼게 하는 전략, 있어 보이게 만드는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다음 이야기
2편 콜라보레이션으로 내 사이트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라.

그다음 이야기
3편 내 사이트의 고객은 모두가 스페셜 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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