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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Oct 04. 2018

고속도로 휴게소들의 음식들은 진짜 맛있는 것일까?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


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이 없을까요? 가격은 또 왜 이리 비싸구요. 방송인 이영자씨 소개로 유명해진 ‘소떡소떡’의 경우는 3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습니다. 유통시장에서 뭔가 찜찜하고 불합리함이 느껴진다면 분명 그곳엔 유통구조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2017년말 기준 전국에는 191개의 휴게소가 있다고 합니다. 휴게소의 건설방식에 따라 임대휴게소와 민간휴게소가 있다고 하는 데요. 먼저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를 건설하고 공개입찰을 해서 선정된 업체가 운영하는 임대휴게소가 있고, 민간에서 건설해서 일정기간 운영한 후에 한국도로공사로 기부 체납하는 민자휴게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민자 휴게소로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렸던 서해안 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 년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영동고속도로의 덕평휴게소가 있습니다. 행담도 휴게소의 경우 운영사가 CJ그룹 계열사인 CJ푸드빌이고 덕평같은 경우는 코오롱과 같이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1995년에 도로공사가 휴게소 운영권을 민영화 하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신속한 정보력과 자본력 그리고 정부관료들과의 끈끈한 인맥을 가진 대기업이라면 군침을 흘린만한 유통채널이지요.


자 그렇다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퀄리티가 왜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된 것일까요?


크게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운영할 수 있는 계약기간이 짧습니다.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인 휴게소 운영사는 큰 잘못이 없는 한 정부로부터 5~10년 까지의 임대계약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이들 운영사에 임점 수수료를 지불하는 매장들은 휴게소별 차이가 있지만 대략 2년간의 계약기간을 가져갑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권리금문제는 없지만 2년이라는 기간은 안정된 수익을 가져가기엔 무척이나 짧은 기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을 빠른 시간 안에 회수해야 하는 업체로써는 제품의 원재료나 서비스의 질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둘째, 엄청난 임대수수료가 문제입니다. 운영사는 대략 10%의 내외의 매출수수료를 도로공사에 지불하면 됩니다. 하지만 매장에서 직접 판매를 담당하는 입점사는 보통 30-40%, 많게는 50-60%의 수수료를 운영사에 제공해야 합니다. 홈쇼핑, 백화점 수수료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도로공사가 운영사를 선정할 때는 평균에 근접한 적정 임대수수료를 재출한 기업을 뽑지만, 운영사가 임대매장을 선정할 때는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수수료를 책정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3,000원 하는 ‘소떡소떡’ 한개를 팔면 300원 정도는 도로공사가, 적게는 1,000원 많게는 1,800원 정도를 운영사가 가져가는 구조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업체가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끝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들은 대부분 독점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천안 호두과자’ 매장을 한 휴게소에서 1개 이상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지요. 때문에 대부분 가격할인이 거의 없습니다. 한번 휴게소에 들어온 고객이 다른 휴게소에서 밥을 먹거나 물건을 살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얼마전까지 카드를 받지 않는 점포도 많았습니다. ‘핫바’ 하나를 먹고 싶었지만 현금이 없어 차를 돌렸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군요.


최근 ‘영자미식회’ 등의 여파로 휴게소 매출이 덩달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가 가지고 있는 이런 유통구조의 불합리한 부분 때문에 개별 상품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휴게소 음식의 맛, 가격, 청결도는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에서 운영사를 좀더 공정하게 선정하고 사후 관리도 철저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과거의 역사를 뒤짚어보면 업체선정과 운영과 관련된 불편한 진실이 또한 숨어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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