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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Oct 05. 2018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쇼핑몰, 매장을 만들어라

뉴노멀시대 성공하는 소기업, 소규모판매자들의 성공전략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쇼핑몰, 매장을 만들어라


김씨가 모 스포츠 브랜드의 대리였을 때다. 김씨는 당시 모 스포츠브랜드 대리점 영업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가 담당하던 지역은 경북지역이었는데 그 지역에 이상한 매장이 하나 있었다. 상권도 크지 않고 매장위치도 중심가에서 한참이나 벗어나 있던 매장인데 매출이 항상 TOP5 인 거다. 도시 인구도 10만이 안되는…게다가 잠재 고객층의 상당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던 곳인데 말이다. 이상하다 생각한 김씨는 그 매장을 방문하기로 한다. 한참이나 버스를 타고 들어간 곳은 시골 시장. 좌판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 미나리며 갖은 채소를 늘어놓고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등 말하자면 시골 5일장 같은 곳에 매장이 있었다. 김씨가 매장에 들어서자 사장님은 김씨를 친한 조카마냥 살갑게 대한다. 기분이 좋다. ‘아하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시구나’ 김씨는 생각한다. 하지만 오후 내내 사장님과 함께 하며 김씨는 알게 된다. 높은 매출의 비결이 단지 친절 뿐이 아니라는 것을… 


성공하는 매장의 고객관리


1. 매장얼굴을 매일매일 신선하게

우선 사장님은 매일매일 아니 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 물건이 있다면 하루에도 여러번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바꾸신다고 한다. 잘나가는 상품은 같이 일하는 젊은 언니에게 입히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평상시보다 상품이 더 잘 나간다고 한다.


2. 물건이입고됨과 동시에 바로 진열한다

어떤 매장은 그날 들어온 상품을 바로 진열하지 않고 백룸(매장에 붙어 있는 창고)에 보관했다 시간이 나는 데로 진열하곤 하는데 사장님은 물건이 매장에 도착하는 동시에 바로 진열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 매장이 신선해 보이고 재고회전이 원활해진다고 했는데 그날따라 신상품을 진열하자마자 팔리는 이상한 일을 김씨는 겪게 된다.


3. 최다구색, 물량확보는철저히

사장님은 이 사업의 핵심은 총알이라고도 했다. 군인이 총알이 없으면 숨어만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듯이 패션상품을 파는 매장도 상품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구. 그래서 사장님은 손님이 없는 짬짬이 타 매장재고를 살펴보고 쪼르기를 엄청 한다. 그것도 아주 상냥하고 밝게… 때문에 사장님 매장의 기본 방침은 ‘최대한 많은 상품’ 이라고 한다.


4.  손님이원하는 상품을 찾기 쉽게 진열한다.

사장님은 상품을 진열한 후 매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보시고 동선을 따라 고객이 상품을 찾기 쉽게 아이템별로 또 컬러별로 제품을 디스플레이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장을 왼쪽으로 돌며 상의와 하의, 용품을 하나씩 고르는데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는 각각의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또 매장에 걸려있는 상품의 다른 사이즈가 창고에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매일매일 점검하신다고 한다. 왜냐면 고객은 참을성이 부족하고 오래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


5. 특별한상품, 미끼상품을 준비한다.

가만히 매장을 둘러보니 매장 한 켠에 전단지 한 움쿰이 눈에 띈다. 전단지 내용을 보니 매장에서 특가상품을 단 이틀만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본사에는 알리지 말아 달라며 사장님이 김씨의 손을 잡는다. 몇몇 상품에 대해서는 자기가 조금 손해를 보지만 싸게 판다고 하신다. 물론 정찰제를 기본으로 하는 대리점 정책에는 맞지 않지만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어필하려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 하신다. 전체 상품에 대해서 할인하는 게 아니라 이월상품이 있거나 물량이 되는 상품에 대해서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면 고객들이 몰리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미끼상품 뿐 아니라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익이라는 말씀. 어려운 때에 이렇게라도 자구책을 마련한 사장님이 대단하다 김씨는 생각한다.


6. 고객의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집안 대소사를 챙긴다.

사장님과 함께 있는 동안 여러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했다. 이상하게도 물건을 사러온 고객이라기 보다는 친척이나 지인들이 놀러온 분위기였다. 알고보니 소비자와 판매자로 만난 사이였는데 이제는 ‘언니,동생’한다고 한다. 워낙 사장님이 오지랖이 넓다보니 그 집 숫가락이 몇 개 있는지까지 아는 거다. 그러니 친하지 않을 수 있나. 사장님이 친언니 친구, 이모처럼 대해주니 고객은 편히 그 매장을 다시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7. 고객의성향에 맞는 맞춤형 상품제안으로 객단가를 높인다.

손님이 들어오면 일단 사장님은 손님을 칭찬하기 시작한다. 기분이 좋아진 손님은 마음이 너그러워 진다. 그때 사장님은 티셔츠 하나 사러온 고객에게 바지가 새로 들어왔다면 손님 허리춤에 바지를 슬쩍 댄다. 그러곤 코디가 제대로 라며 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당연히 손님은 기분이 좋아 바지까지 선뜻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본사 전산상으로 볼 때는 왜 이 매장 객단가가 높은 지 알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 이유가 있었다. 사장님은 고객의 성향을 특유의 눈썰미로 파악하고 개개인마다 맞춤형 상품제안을 하고 있던 거다. 게다가 상품설명도 어찌나 디테일 하게 하시는지…


8. 단골고객확보에 주력한다. – 구매한 고객에게 스템프 와 사은품을 진행

이렇게 120% 만족한 고객에게 사장님은 구매의 방점을 찍는다. 쇼핑백 속에 생각지도 않은 양말을 쑤~욱하고 끼워주는 것이다. 손님은 “아니 이런 걸 다” 라며 즐거운 맘으로 사은품을 받는다. 계산하는 동안 사장님은 본사에서는 진행하는 포인트와는 별도로 매장 스템프를 하나 고객에게 찍어준다. 5번 찍어서 가져오는 고객에는 사은품을 주거나 경품에 응모할 수  있는 응모권을 주는데 고객들은 꼬박꼬박 도장을 잘도 받아 간다. 도장을 받은 고객이 다시 방문하는 비율이 꽤 높다고 사장님은 귀띔을 해준다.


9. 고객불만, 다이유가 있다.

늦은 오후가 되자 얼굴이 잔뜩 상기된 한 여자가 들어온다. 어제 산 바지의 가랑이가 입자마자 찢어져 달려왔다고 하는 거였다. 그 분의 허벅지를 볼 때 충분히 예상되는 사태였는데 그 분은 자신의 신체적 특징엔 아랑곳하지 않고 제품문제라며 억지를 부리는 거다. 하지만 사장님은 웃으며 수선해 드릴 테니 몇 일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근데 이상하다. 김씨가 알기로 본사는 이런 수선건에 대해선 AS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장님은 수선을 해주겠다고 하는 건지… 그래서 고객이 돌아간 다음 어찌된 일인지 물었다. 그러자 사장님은 자신이 돈을 내고 옆 수선집에서 수선을 하는 거란다. 고객감동은 고객의 작은 불편을 해결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김씨는 느끼게 된다


10. 고객의행복과 불만을 모두 기록한다.

하지만 김씨가 또 한 번 놀란 부분은 이렇게 고객의 불만사항 뿐 아니라 고객이 만족을 느끼는 부분까지, 고객의 모든 소리에 대해서 사장님은 모두 일일히 적어 놓는다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정리한 고객의 소리 중 제품에 반영할 부분은 본사 수주회의시에 제안을 하고 고객관리나 매장관리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매장 프로모션이나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부분에 활용하신다고 한다. 그제서야 김대리는 알게 된다. 왜 이렇게 좁고 찾아오기 불편한 매장이 매출  상위매장 인지를 말이다. 역시나 고객이 찾아오는 매장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라

사실, 위의 1~5번까지는 대부분의 매장 점주분들이 시행하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앞서가는 매장 사장님의 특별함은 바로 6~10번까지 영역에 있다. 브랜드 본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며 획일된 상품구성, VMD를 매장에 강요한다. 지역마다 경제수준과 특색이 다르고 사라가는 삶의 방식이 틀릴 진데 어떻게 동일한 상품을 동일하게 판매할 수 있을까?


김씨가 만나본 사장님은 브랜드가 내려준 느낌 없는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상품을 생기있게 판매한다. 개별 고객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 거기에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는 기술이야말로 인공지능이 진행하는 상품추천과도 다른 고차원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여사장님 본인이 판매하는 상품에 맞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꿔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관리, 몸매관리에 허투루하지 않고, 브랜드 상품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적절해 코디해 입는 그녀야말로 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모든 영역이 평평해지고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은 세상은 점점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소기업, 소규모 점포가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이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다. 하루에 한 명이라도 내가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하고 사랑하는 고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대규모 자본력과 IT기술력을 가진 대기업과의 경쟁속에서도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영위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 상품을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바로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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