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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8. 2024
오늘의 요리?
(6월 8일, 도라지위스키)
도라지 위스키는 진짜 인기가 있었나?
궂은비 내리는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1970년대 초
의가사제대 한 청년 최백호가
부산 동래에서 비를 피해
뛰어들어간 다방에서는
짙은 색소폰 소리가
(Ace Cannon의 Laura)
흘러나오고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이
도라지위스키 한 잔을
가져왔습니다.
도라지위스키의 인기는
당시 어떠했을까요?
산토리사의 위스키 (앞 줄은 카쿠빈, 히비끼, 그리고 도리스 위스키)한국전쟁으로
상륙한 일본의
도리스위스키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의 군수물자를 일본에서
준비하면서
산토리사의 도리스 위스키가
미군 보급품에 포함되어
한국에 상륙하게 됩니다.
지금도 쉽게 구할 수있는
도리스위스키
Torys' Whiskey
1946년에 처음 일본에서 판매된
도리스위스키는
지금도 한화로 1만원 미만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산토리사의 최저가 위스키
라인업의 추억팔이 상품입니다.
얌생이 짓으로 빼낸
도리스 위스키
해방 후 미군정시절,
얌생이(염소의 방언)가 철조망을 뚫고
미군 부대로 들어오곤 했습니다.
얌생이(염소)의 주인은
미군 초병에게 양해를 구하고,
얌생이를 데리러 미군병영에 들어갔다가
미군 물자를 훔쳐서 나왔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리스위스키는 인기리에
암시장에서 거래되었습니다.
영화에서도 확인되는
도리스 위스키의 인기
영화 '그대와 영원히'는
세트장에서 촬영된 두번째 영화이고
이 영화에는
거대한 도리스 위스키
술병이 등장하고
스왈로우 카바레 실내에는
도리스위스키라는
광고판이 보입니다.
부산 토성동
국제양조장에서
만든 가짜 도리스
이렇게 인기리에
암시장에서 유통되던
도리스위스키를
부산 토성동
국제양조장에서
당당하게 모조품을 만들어냅니다.
소주에 위스키향을 가미한
가짜 도리스 위스키!
경향신문 1956년 5월 17일외국인이 마시는
국가보배주는
도리스위스키뿐
1950년대에는
낙원상가에
도리스위스키 시음장만 6곳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였던
국제양조장의
도리스위스키는
부산의 국제신문(당시 국제시보)에 의해
일대 위기를 맞이합니다.
국세신문(당시 국제시보) 1960년 1월 15일도용상표 뿌리뽑는다
제1호에 걸린
토리스위스키
왜색근성과 도색상표를
뿌리뽑아
국가의 체면훼손에
강력히 지시한다며
모든 도리스위스키를 회수하고
선전물도 모두 보름안에
철거한다는
기사였습니다.
우리말이다! 외국어다!
일본말아니고
영국 토리당의 Tory에서
가져온 영어다!
가짜 도리스 위스키를 만들어 판매하던
국제양조장은
국제신문의 라이벌 부산일보에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처음에는 우리말이라고 주장하고
다음날은 영어라고 우깁니다.
Torys' Whiskey는
영국 보수당 Tory당에서
따온 것이고,
양주에 영어 이름 붙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맞섭니다!
동아일보 1960년 2월 6일상표법 위반이 아닌
신문사모욕죄로 구속된
국제양조장 사장
기사와 성명서로
대결하던 공방은
결국 고소를 부르고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국제 양조장 사장은
해서된 안될 말들을
검사에게 쏟아냅니다.
내가 돈을 쓰더라도
당신들의 모가지를 끊어놓을것!
1960년
1월 신문전쟁
2월 대표 구속(신문사모욕)
3월 도라지위스키로 변신
2월에 대표가 구속되자마자
도리스위스키는
도라지위스키로 변신합니다.
도리스위스키와 가장 유사한
글씨체로 변신!
즉, 진짜 도라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죠!
대규모 양주밀조단 타진, 동아일보, 1968년 12월 13일그리고 시작된
가짜 양주 일망타진
그리고 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이어진 가짜 양주 색출작전!
전국에서 일어나던
다방에서 위스키를 마시고
벌여졌던 살인과 인질극
그렇게
가짜양주는 사라져가고
다방의 도라지위스키와
위스키티는 소멸된 것입니다.
최백호 선생은
바로 도라지위스키 인기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낭만을 느끼며
도라지위스키를 마셨던 것입니다.
낭만에 대하여
대평동 1950
부산에 가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세곡을 최백호 선생님의
낭만 3부작이라
생각합니다.
1950년 오늘(6월 8일)
최백호 선생님이 태어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