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청소하다 만난, 세월을 건너온 시화 한 장
오랫동안 미뤄온 방 청소를 하다, 중학교 시절 백일장에 냈던 시화를 발견했다.
학교 대상을 받았다며 기뻐하시던 어머니가 곱게 보관하시다, 내가 분가할 때 싸주신 시화는,
세월의 짐 속을 떠돌다 결국 바다를 건너 미국까지 따라온 모양이다.
시화에 눈길이 닿은 순간, 유년의 햇살과 교정의 바람이 다시 스쳐갔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나 반평생을 함께하고 있는 친구이자 아내가 '감사하게도' 새로이 표구까지 해주었다.
p.s) 동부에 있는 딸과 영상 통화 중, 딸이 불쑥 '그래서 그 친구는 다시 만났어?'라고 묻는데,
옆에 앉아 있던 아내의 눈길이 문득 서늘했다. 가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