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좀 다니셨던 키덜트를 위하여- [MAME] 갤러그&스트릿파이터2
어린 시절, 난 오락실을 참 좋아했다.
동전 한 줌만 있으면 세상이 내 것이던 공간이다.
동전 하나면 주인공이 될 수 있었고, 친구들 틈에서 펼쳐지는 한 판 한 판은 나만의 액션 드라마였다.
지금 보면, 그리 크지 않은 그 공간에, 내 어린 날의 흥분과 설렘이 가득하다.
[1990년 즈음 오락실 풍경]
독서실 간다고 집을 나와 중간에 슬쩍 오락실에 들렀다가 어머니께 들켜 혼난 적도 부지기수였다.
그땐 ‘불량 만화’, ‘불량 오락실’이라는 말이 왜 그리 많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의아하다.
(돌이켜보면, 한국 게임 산업은 1990년대 PC방에서 태어나, 2000년대 온라인에서 자라고, 2010년대엔 모바일과 e스포츠로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디지털 한류의 선봉장이 되지 않았던가!)
수험생의 로망 = 오락실 풀데이?
고3 시절, 공부가 지겨워지면 공책 뒤에 ‘대학 가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를 써두곤 했는데,
그중 하나가 '하루 종일 오락실에서 놀기'였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해 만원어치 동전을 들고 오락실에 갔던 날, 1시간 만에 나왔다.
재미가 없었다. 세상엔 오락실보다 더 재미있는 게 많아졌으니까.
그렇게 내 기억 속 오락실은 잊혀져갔다.
그러던 지난 주말,
넷플릭스에서 튀어나온 추억
딸아이와 넷플릭스 ‘응답하라 1988’을 함께 보다 정봉이와 탁이의 갤러그 점수 경쟁 오락실 씬이 나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시절 오락실의 흥분과 설렘 속에 다시 빠져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mfnrMGEa7U&t=63s
MAME, 그리고 지름신과 조이스틱
느낌이 왔을 때 행동하자가 요즘 내 모토인지라, 집에 놀고 있던 구형 PC에 MAME(고전 오락실 게임 에뮬레이터)를 바로 설치하기 시작하고, 지름신의 계시에 따라 오락실 게임 손맛 살릴 수 있는 조이스틱도 주문했다.
오락실 게임맛은 조이스틱 손맛에 크게 좌우된다. 학창 시절 새로운 오락실에 가면, 먼저 조이스틱 상태부터 확인하곤 했었다.
아래는 아마존에서 주문한 조이스틱 모델이다.
[MAYFLASH Universal Arcade Fighting Stick F500]
필자가 MAME 설치에 참조한 블로그도 공유드린다.
https://blog.naver.com/ocnesoft/120209990884
여러 테스트 결과, 호환성 이슈가 가장 적은 패키지였다.
MAME 버전이 오래되었지만, 호환되는 ROM 파일(1978~2003년, 330종 게임)도 한 번에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어, 호환성 이슈도 없고 편리했다. 특히 다시 하고 싶었던 *갤러그와 스트릿파이터2도 포함되어 있다.
브런치에 MAME 분야 여러 고수님이 계실텐데, 더 좋은 팁과 의견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린다.
m(_ _)m 꾸벅~
주문 다음날 조이스틱이 왔다. 장난감 언박싱은 늘 즐겁다~
거실 간이 오락실에서 딸과 함께
PC와 모니터에 조이스틱까지 설치하니 제법 간이 오락실이 꾸려졌다. 마음에 든다. ^^
설치 후 제일 먼저 한 게임은 추억의 스트릿파이터2다.
한창 오락실 현역 때는 100원으로 40~50분 이상 게임을 했다. 2인 대전모드에서 연승했단 뜻이다.
(드물지만, 대전모드하다 오락실 내에서 게이머 간 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오락실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게임을 하던 중, 딸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와서, 함께 게임을 했다.
드라마에서 본 갤러그 게임을 직접 해본다는 사실에 무척 좋아하고 신기해했다.
딸아이의 작은 손이 조이스틱을 잡고 흔들며 깔깔 웃는 모습이, 모니터 하얀 화면보다 더 눈부셨다.
내 유년의 추억이 딸아이의 첫 기억과 닿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게임 화면 위로 천천히 겹쳐지며, 우리는 함께 환하게 웃었다.
나는 슬쩍 휴대폰을 들어 웃는 딸아이를 담았다.
10년 후, 이 영상도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 반다이 남코에서 출시 당시 이름은 Galaga 였다 나무위키 링크
** 관련 팝캐스트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bA77mEqoy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