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의외로 양상추와 양배추를 헷갈려한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양을 생각한다면 양배추가 그 사실을듣고 나서섭섭해도 할 말이 없다.아무래도 그간 양배추가 일반 소매 채널보다 식자재 유통에서 주로 유통되었기때문일 것이다.
양배추는 한 통에 3kg가 넘는 푸짐한 양에 kg당 천 원에 훨씬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유통돼 매일 많은 식수를 상대하는 식당과 급식 주방에서 늘 사랑받는 채소다. 돼지고기, 어묵, 순대, 오징어 등 파트너만 바꾸어 가며 각종 볶음 메뉴에서 두루 쓰인다. 전골, 탕류에도 빠지지 않는다.
대표 서민 음식, 떡볶이의 매운맛과 궁합도 좋다. 최근 분식 프랜차이즈 규모가 커지면서 가맹점에 제공될 전처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90년대외국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양상추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그 전 아버지 세대부터 버거나 샌드위치에서 양배추가 기본 채소로 간주되었다.
사진 출처 :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양배추가성비 장점은무엇보다 크기에서 나온다. 시장에서도 구가 비대할수록 가격을 높게 쳐준다. 올해 주산지 제주의 양배추는 겨울 가뭄으로 유독 생육이 더디었다. 그래서 농가들은 줄기가 억세지고 신선도가 떨어지더라도 뒤늦게 결구를 더 키우기 위해 출하 시기를 늦추었다.
사랑받는 이유는 여기 또 있다. 여타 채소와 달리 품질 변화가 까다롭지 않다. 주방에서도 취급하는데 부담이 없다는 말이다. 연중 이슈가 적은 만큼필자와같은 유통바이어 누구나 선호하는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 심상치 않아 보인다. '20년 가을 평시 대비 약 3배로 크게 가격이 뛰었던 적이 있다. 그 이후 코로나 여파로 식당과 급식 셧다운 되었고, 양배추 수요도 직격탄을 맞았다. 공급 과잉 우려로 출하량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제주 지역에서 연초부터 약 100만 평 산지 폐기가 단행되었다고 한다.
통상 지금 출하량이 가장 많고, 비축 물량을 계약하려는 유통인들로 산지 곳곳이 시끌벅적해야 하는데,올해는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솔솔 나온다. 재작년 여름처럼 이상기온과 딱 맞닥뜨린다면 다시 큰 출렁임을 경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서민 차량 현대(Hyundai) 포터가 자영업 경기를 대변해주듯, 최근 리오프닝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감과양배추시세도 밀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지금 양배추 수급이 약간 꼬인 것도 원인을 찾자면 공급보다 수요에 있다. 하루빨리 식당과 학교 급식이 정상화되어 예전처럼 양배추를 가격 걱정 없이 많이 소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