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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과장 Nov 05. 2022

10월 제주도는 더 아름다웠다

제주 산지에서 만난 뜻밖의 선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탓에 대부분 채소 시세는 연일 오름세다. 숨통을 터 줘야 할 다음 산지 소식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데, 이제 제주도다.


제주도의 온화한 겨울 날씨 덕분에 무, 양배추, 당근, 양파 브로콜리와 같은 채소가 가을에 심어 겨울과 이듬해 봄까지 수확한다. 이를 '월동채소'라 일컫는데 대표적인 월동 무는 저장시설을 거쳐 여름 직전까지 시장에 유통된다.


여타 국내 산지와 마찬가지 이유로 이곳도 매년 재배작물 쏠림, 공급과잉이 빈번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소비세마저 둔화돼 양파, 양배추는 수확도 못한 채 대규모 산지 폐기되었다.


올해는 어떨까? 작년과 정반대 상황이 점쳐진다고 한다. 듣기로 8월 태풍 소식에 많은 농가가 예정된 파종을 미룬 데다가, 50일째 넘는 가을 가뭄으로 농작물이 평년 대비 성장이 더디다. 


얼마 전 주요 농산물 작황상태를 점검 필자는 상사 2명과 1박 2일로 제주 산지 출장을 다녀왔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10여 곳 산지 방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그 조급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양파, 무, 양배추 밭은 밭농사가 가능한 저지대 해안 지역을 따라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미로 같은 시골길을 따라 천천히 운전하는 한 덕분에 새파란 하늘과 바다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어느새 연신 '좋다'라는 감탄사만 중얼거린다. 건기와 유사한 10월 제주도의 날씨는 한창 자라야 할 농작물에게 불행일지라도 그곳을 외지인에게는 행운이다.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는 양파 밭


일정을 마치고 5만 원 예산 오션뷰 숙소와 인근 시장에서 맛본 신선한 고등어회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늘 신경을 곤두세운 채 지내온 사무실에서 벗어나 같이 온 동료들의 얼굴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여유가 좋았다. 급기야 농사는 MD소관이 아니라고 마음을 편하게 다 잡는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제주도 밤공기가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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