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아들에게,
너의 유치원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왔어. 이번에도 너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다독이상을 받아왔구나. 덕분에 멋진 상품을 타왔어. 겨울장갑이랑 텀블러랑 자동연필깎이였지. 풍성한 게 마치 오늘이 크리스마스 같았어. 게다가 이번에는 탐구상도 받았지. 호기심이 많고 탐구심이 높아서 주시는 상이랬어. 엄마는 주책이야 아주. 눈물이 날 거 같아서 참느라고 숨을 얼마나 들이켰는지. 혼자 민망할 뻔했잖아. 그런데 기쁨은 정말로 그만큼 컸어. 눈물 나게 기뻤어.
아침에 급하게 꽃집에 가니 꽃집 사장님이 엄마한테 운이 좋다고 하시더라? 졸업 꽃다발을 글쎄 일주일 전부터 예약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거야. 원할 때 언제든 꽃집에 들어가서 꽃다발을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너무 서울식 사고였던 거지. 여기는 동네에 꽃집이 많지 않고 미리미리 예약해 놓는 문화였는데 말이야. 다행히 사장님이 여유 있게 꽃을 준비해 놓으신 덕분에 아침에 부랴부랴 사 왔어. 얼마나 예쁘던지. 그런데 네가 상을 받으면서 꽃다발도 받았거든. 그래서 우리가 준비한 꽃다발을 선생님께 드려야겠다 싶어서 네게 쥐여줬지. 선생님께 드리렴. 그런데 네가 방과 후 선생님께 드린 거야. 담임 선생님께 드리란 말이었는데. 뭣이건 줬다 뺐는 건 안 되는 법이니 선생님이 어리둥절하시는 사이에 엄마가 가서 늦게까지 아이들 봐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감사하다고 했지. 담임 선생님껜 엄마가 따로 드려야겠네. 두 분께 다 감사인사를 전하면 좋은 거지 뭐.
네 인생 일곱 번째 해가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 이제는 인생 8년 차, 엄마 8년 차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되겠지. 모자란 점 많은 엄마지만, 우리 잘해보자. 엄마가 노력 많이 할게.
사랑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