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단가행(短歌行)
삼국지를 보면 조조는 희대의 간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고 했던가? 그렇나 삼국지에서의 승자와 패자는 모두 난세의 영웅이므로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시대를 어떻게 바꾸고자 했던 그 포부에 달려있겠다. 우리는 이것을 비전 혹의 꿈이라 이야기하고 방법에는 차이가 있겠으나 인생을 논하고 삶을 공유하는 입장에서 문학은 매우 중요한 우리의 역사적인 기록이다. 조조의 문학은 그의 담대한 포부를 보여주기 적당하며 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릴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조조는 환관의 양자로 매우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지략가로서의 위치를 매우 잘 활용한다. 그가 평시에 태어났으면 활약을 하지 못했겠으나 난세에 태어난 것은 아마도 역사의 스펙터클한 묘미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시 단가행을 보면 그의 인재에 대한 갈망과 천하의 영웅으로 포용하고자 하는 기품이 서려있다. 조조는 동한 말기 연호인 건안(建安) 시기에 활동했기에 문학사에서는 그의 아들들인 조비(曹丕), 조식(曹植)과 더불어 조씨삼부자(曹氏三父子)로 불렸으며, 이들은 이 시기의 저명한 시인들인 건안칠자와 함께 문단을 이끌었다.
단가행(短歌行)- 짧은 노래 부르네.
술 한잔에 생각하니
인생이란 무엇인가?
對酒當歌, 人生幾何!
그저 아침 이슬같이 짧지만,
지나간 나날 고뇌가 적지 않았지.
譬如朝露, 去日苦多.
분개하고 탄식하며 노래하여도
근심을 잊기는 쉽지 않으니.
慨當以慷, 憂思難忘.
어찌 근심을 잊을까?
오로지 술 한 잔의 기쁨이라.
何以解憂? 唯有杜康.
푸르고 푸른 인재들의 옷깃은,
내 마음에 아련히 남아 있네.
靑靑子衿, 悠悠我心.
오로지 그대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나직하게 노래하네.
但爲君故, 沈吟至今.
우우하며 울부짖는 사슴들이
들판의 다북쑥을 뜯고 있을 때
呦呦鹿鳴, 食野之苹.
나에게는 훌륭한 손님이 있어,
슬(瑟) 타고 생황(笙篁) 부노라.
我有嘉賓, 鼓瑟吹笙.
밝은 달 같은 그대들을
어느 때에 만날 수 있을까?
明明如月, 何時可掇?
가슴에 일어나는 근심이 가득한데
그 탄식을 끊을 수가 없구나.
憂從中來, 不可斷絶.
밭두렁 논두렁 길 건너
몸을 굽혀 그대의 안부를 물으려 하네.
越陌度阡, 枉用相存.
인연이 닿아 잔치하며 담소하면,
마음속에 옛 감사한 은혜가 떠오른다.
契闊談讌, 心念舊恩.
달이 밝아 별빛이 흐릿한데,
까막까치는 남쪽 향해 날아가누나.
月明星稀, 鳥雀南飛.
나무를 빙빙 돌지만,
어느 가지에 의지할 수 있으랴?
繞樹三匝, 何枝可依?
산은 높은 것을 염려하지 않고,
바다는 깊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山不厭高, 海不厭深.
주공은 자기 입의 음식도 덜어내며
천하의 마음을 구했구나!
周公吐哺, 天下歸心.
그냥 들어도 멋진 시이지만 술 한잔 들어 생각해보니 눈물이 나는 명작이다. 그냥 술 마시며 주정 부리는 그런 미물이 아닌 남자로서 영웅으로 낭만을 노래하는 것이다. 불타는 금요일이 돌아와도 술 한잔 멋지게 마시는 영웅이 되어보자! 영웅에게는 항상 무거운 천하의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 어찌 보면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2019년 4월 5일 북경에서
일본의 호쿠사이가 그린 조조 1999년 감비아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