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우가 부러워서 글을 쓴다
배우들을 볼 때마다 부럽다. 그들은 자신의 가장 멋진 시절부터 가장 초라한 모습까지, 인생의 모든 장면을 정교한 기술로 기록해둘 수 있으니까.
카메라는 그들의 미세한 표정, 목소리, 감정, 주름까지 담아낸다.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그 기록들은 시간이 흘러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들이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는 방식은, 우리가 사진을 꺼내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훨씬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생동감 있는 기억들로 남는다.
나의 사랑, 좌절, 분노, 성장은 그런 방식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기록’이라는 행위에 더욱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오감은 참 휘발성이 강하다.
그때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졌던 공기의 냄새, 마음을 흔들었던 어떤 한마디, 내 눈앞의 풍경들 그 모든 것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사라진다.
감동했고, 울었고, 사랑했지만, 조금만 지나도 그 정도의 감정이었나 싶다.
그래서 기록하고 글을 쓴다. 글은 나의 연기이고, 나의 영화이며, 나의 드라마이다.
나는 내 감정을 완벽히 복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순간의 내가 느낀 것을 몇 줄의 문장으로 붙잡아두려 애쓴다. 종이 위의 잉크, 화면 속의 타이핑이야말로 내 삶을 다시 꺼내보게 해주는 흔적들이다.
배우가 작품을 남기듯, 나는 내 오감을 글로 남긴다.
그때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지 않기 위해, 지금의 내가 무얼 생각하는지 놓치지 않기 위해.
기억은 언제나 날아가지만, 기록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또 쓴다.
내 오감을 있는 그대로 남기기 위해. 휘발되기 전에, 생생하게 남기기 위해.
내 모든 오감에 유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