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인듯 신입아닌 신입같은 나

환경조경 신문사 입사

by Book Challenge CAFE

지난 2월 편입해서 공부하던 농학과를 졸업한 후

'환경, 농업' 분야에 국한해 비교적 뾰족하게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아파트 화단을 지나다가 우연히 엄마와 아이의 대화를 들었다.

"이건 철쭉, 이건 민들레야."

"처얼~쭉?"

작은 손가락으로 꽃을 가리키며 어눌한 발음으로 식물을 배워가는 아이와

다정한 엄마의 모습이 액자를 두르고 오래 보고 싶은 예쁜 풍경이었다.

순간 번쩍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환경문제가 꼭 농업만은 아니지.

먹는 식물도 정말 중요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식물,

'조경'을 통해서 매일 가깝게 환경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잖아?!'


그날 바로 조경 신문사 기자 모집 공고를 찾았고

기적처럼 면접 요청이 왔다.

그리고 지금 일을 시작한 지 한 주가 지났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문학적 글쓰기만 해오다가

철저히 사실만을 근거로 기사를 쓰는 건 마치 수학 같다.

많은 고민 없이 공식에만 대입하면 웬만한 답이 나오는.

(그래서 AI가 기사쓰기를 잘 할 수밖에 없는 듯)

딱딱하지만 단순하고 확실한 맛이 있는 글쓰기다.

하지만 사건 중 무엇에 강세를 두고 어떤 관점을 취할지는

철저히 기자 개인의 생각, 곧 제목에 반영된다.



매일 대한민국 시, 도, 조경 학협회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지며

환경·조경에 관한 보도자료를 찾아 기사를 쓰는 것이 기본값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환경·조경이라는 주제에 맞는 기사만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장착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동일한 관점을 유지하며 수많은 자료 중에

기사로 다룰 내용을 가려내는 것이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보도기사를 낸다는 건 내가 취재하고 싶은 곳을 찾는 것과 같다.

일을 시작한 지 3일째 밤잠을 설쳤다.

취재하고 싶은 어디든(수목원, 식물원, 정원박람회 등) 갈 수 있다는

국장님의 말씀에 엄청난 지위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일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달뜬 마음으로 아침을 기다렸다.



그동안 많이 작업해온 잡지의 마감 기간은 일주일 이상인데

인터넷 신문은 매일 가벼운 마감의 연속이다.

갓 마른 잉크 냄새가 나는 잡지나 책을 쥐는 성취감은 없지만

매일 반복되는 마감과 기사는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쌓일 것이다.

기사를 선별해 내는 촉. 그리고 빠르게 쓰는 실력으로.

매거진의 이전글호모 심비우스가 있는 한 미래는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