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조경 기자 한달차 기록
일요일 아침. 오롯이 나만을 위해 글 쓰는 시간. 설레는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린다.
매일 쓰기의 연속이지만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결을 쓰다듬는 글쓰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급하게 달려가는 시간 속에 나의 역사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
이번 주에는 꼭 기록을 남기자 생각했다.
흑역사든 백역사든 기록된 것만 남으니까.
지난주는 4번의 취재가 있었다. 거의 매일 혹은 온종일 사무실 밖에서 보도자료로는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기록했다.
2건은 국장님의 지령, 2건은 내 선택.
'세계식물원교육 총회 개막식' 취재는 나의 선택이었다.
취재에 나선 이유는 동아시아 최초 '대한민국'에서 개최하는 국제적인 생태 행사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존경해 마지않는 최재천 교수님의 기조강연을 듣고 싶은 팬심(사심) 때문이었다.
지척에서 교수님의 용안을 영접하고 나의 카메라에 담는 시간은 심장이 나대는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강연 내용은 최 교수님의 저서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에 수록된 내용이 중심을 이뤘다.
“앞으로 끊임없이 다가올 팬데믹에 가장 중요한 백신은 ECO(생태) 백신이다”
“타 생물에 비해 지나친 인구 증가(96~99%)로 파생된 식량난, 도시화 등의 문제 해결에 있어 식물원과 수목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생태적 전환을 이끌어내는 중심에 식물원과 수목원이 있다”
*제11회 세계식물원교육총회 개막식에 대한 나의 기사는 다음을 참조 : https://www.lafent.co.kr/Lafe/inews/news/news_view?news_seq=59824
평소에도 교수님의 책은 즐겨 읽었지만 강연을 듣고 나니 점심시간, 취재 이동시 틈틈이 읽고 어록을 정리하듯 독서노트를 쓰며 더 열렬한 덕질을 하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연락처를 저장하면
새로운 카톡 프로필 사진이 뜨는데 신기하고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꽃, 나무 등 식물들이 어우러진 정원 사진이 등장하는 것.
정원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가족 혹은 애완동물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의 거리가 어느새 좁혀진다.
자연과 다음 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염려하며
생물다양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일터에서 만나볼 기회가 좀 더 많아진 것.
내겐 시간 외 수당보다 값진 보상이다.
하루는 '우리씨드'라는 종자회사를 탐방했는데 정원에 들어서자마다 2가지 신선하고 강렬한 자극을 받았다.
먼저는 인공적인 향수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순하고 감미로운 향기, 그리고 정원 가득한 벌과 나비였다.
인간의 가능성은 지킬엔 하이드와 같다.
지구(최소한 자기종)를 파괴할 능력과 회복시키고 재생할 능력을 같은 분량으로 갖고 있다.
무엇을 발현시킬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르는 것이다.
기업의 정원에서 생물다양성을 불러들이는 장면을 감상하며
또 국내외 석학, 교육자,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태적 전환을 도모하는 현장을 취재하며 확신했다.
비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연대하며 살겠다는 의지의 인간
'호모 심비우스(공생인)'가 있는 한 언제나 미래는 밝다는 것.
그들의 귀추를 주목하고 전달하는 것이 내 삶의 방향성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