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결혼

코로나 시대에 결혼했습니다.

by 미래공원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지 물음표가 가득한 세상이 왔고, 일상적인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이런 시기에 나는 결혼을 했다.


결혼을 전후로 삶이 변한다는데, 심지어 코로나가 여기에 보태주어 나는 새것의 새것의 길을 걷게 되었다. 모든 것에 처음에는 설렘도 있지만 항상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따라온다. 이 시국의 결혼식 포함 결혼 관련 모든 이슈는 나를 포함한 주변의 너도 나도 모두 다 처음이었을 것이다. 원하던 원치 않던 코로나가 덤으로 왔으니, 에라 모르겠고 나도 내 맘대로 결혼식을 준비했다.


결혼에 대해선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간 다녀본 여러 결혼식을 보며 만약 나에게 그 상황이 다가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좁혀진 생각은 한 가지 있었다. 결혼식을 위한 결혼식을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을 하기는 싫었다. 다행히도 함께 할 사람도 같은 생각이었고 우리 두 사람에게 의미 있는 과정으로 준비를 했다.


그럼에도 사회통념상 결혼식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기에 스몰웨딩이라는 것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정작 스몰웨딩이라고 소개된 것들은 그저 인원수만 적은 또 다른 형태의 관행적 결혼식에 지나지 않았다. 역시 결혼식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라는 회의감이 들던 중, 코로나라는 새로운 국면이 나에게 '남들과 다르게 해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주었다.


모든 결혼 준비과정은 당연한 것에서 조금씩 비껴갔다.

흔히들 결혼패키지(스.드.메)라고 하는 것을 모두 우리 방식대로 했다. 반나절 내지는 하루의 시간 동안의 스튜디오 촬영 대신 1시간 컷(촬영 후 보정)으로 사진을 잘 찍는 작은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으로 결혼 소식 안내용으로 모바일 청첩장을 셀프로 만들었다. 결혼식날에만 입게 될 값비싼 여신웨딩드레스 대신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단정하고 깨끗한 아이보리 색의 원피스를 구매했다. 이 원피스를 입고 매년 기념사진도 찍고 있다. 메이크업은 셀프로, 헤어는 헤어컷하는 겸 헤어숍 예약해서 컷하고 간단히 드라이받았다.


코시국에 많은 사람들을 부를 수도 없으니 장소는 가족만 모일 수 있는 10명 내외의 룸이 있는 장소에서 직계가족 이외에 증인이 될 각자의 절친 한 명씩을 초대했는데, 이마저도 해외에 있는 나의 언니 가족은 코로나 발목으로 하늘길이 열리지 못해 함께하지 못했다.

정말 소박했던 결혼식이었다.

서로의 다짐을 적은 글귀를 함께 낭독하고 축하받았다. 거창한 예물 없이 커플링을 웨딩링으로 했다. 결혼식 이후의 신혼여행도 당연히 없었다. 결혼식 준비차 결혼식 전 일주일을 경조휴가로 사용했고, 정작 결혼식을 올린 결혼 다음날은 출근했다.





모든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결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