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자 : 걸어서 맨해튼 속으로(2)

49일간의 미국 일상기록(5)

by 미래공원


낯선 여행지에서 공원, 광장과 같은 공공장소는 여행자에게 휴식을 준다.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도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러고 보니 그런 공간에 사람이 머문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층건물이 많이 있는 뉴욕 맨해튼의 한복판에는 엄청난 면적의 센트럴파크가 자리 잡고 있고, 곳곳에 작은 공원들이 오밀조밀 있다. 이 비싼 땅을 공원 조성에 양보한 뉴욕시의 도시계획이 놀랍다. 도시에 살수록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인가?


공원 안쪽에서 바라본 미드맨해튼 지역에는 신생 건물로 추정되는 길쭉한 건물이 제법 눈에 많이 보인다. 마치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을 법하게 생긴 고층 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찾아보니, 주거 아파트라니. 당연히 오피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넘겨 집었던 모양이다.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노란색 스쿨버스가 다니는 것을 보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은 했지만, 저 많은 높은 건물들에도 사람이 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집 값 또한 아찔할 것 같았다.

맨해튼 뷰. 특히 센트럴파크가 창 밖에 보이는 곳에서 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센트럴파크(Central Park)


맨해튼의 중심부에는 커다란 센트럴파크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센트럴파크는 생각 이상으로 크고 넓다. 공원 내에서도 지도가 필요한 곳이다. 인공 호수와 연못, 여러 갈래로 이어지는 산책로, 아이스링크, 동물원, 정원, 원형극장, 놀이터가 있고 심지어 공원 내부에는 신호등이 있다.


워낙 영화 배경으로도 많이 등장해서 이곳에서의 여유로운 산책을 꿈꾸곤 했다. 시간에 쫓기어 도로와 인접해 있는 공원 주변부만 빼꼼히 보고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내어 좀 더 안쪽으로 거닐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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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센트럴파크에 진입하게 되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다름 아닌 말똥 냄새다. 입구에는 관광용 마차와 말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말이 오래 머무는 장소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화된 도시에서 옛스러운 마차 투어라니 아이러니 하지만 관광지니까 말이 된다. 사진에는 냄새는 전달되지 않으니, 사진으로 남은 말의 모습은 멋있다.


센트럴파크 입구를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잘 닦인 도로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심지어 신호등까지 있다. 다행히 자동차는 공원 관리 차량 정도만 지나다니는 것을 보았고, 주로 마차와 자전거가 다닌다. 여유롭게 걸어서는 역시 센트럴파크를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였다. 자전거를 탔으면 가능했을 수도 있겠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공원이 넓다 보니 공원 안에서는 사람이 몰려있는 모습은 거의 못 봤는데, 학생들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단체로 줄지어 몰려 가는 것을 보니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아이스링크장이 저쪽에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바위가 부자연스럽게 드문드문 있는데 하나같이 여기에는 사람들이 올라서 있었다. 왜들 저렇게 올라가나 해서 올라가 봤더니 바위에 서서 보이는 풍경이 감탄할 만큼 멋지긴 했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자고로 공원의 초록 잔디에 누워 휴식을 만끽하는 그런 모습이 꿈꾸던 것이었는데, 현실은 날씨도 안 받쳐주기도 했으니 잠시 의자에 앉았다가 길을 나섰다. 공원의 의자는 보통 진초록색이다. 그리고 의자 중앙에는 기부자가 원하는 문구로 표기된 작은 금속판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기부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듯하다. 센트럴파크뿐만 아니라 동네 작은 공원에도 작은 나무 하나에도 기부 표식이 붙어 있는 것을 자주 발견하곤 했었다.


공원에서 흔한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다람쥐', '조깅하는 사람'이다.


다람쥐를 이렇게나 흔하게 볼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다람쥐의 등장이 신기해서 다람쥐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돌리곤 했는데, 다람쥐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혹시 먹을 거를 주나 하고 앞에 멈추기도 했다. 나중에는 다람쥐를 봐도 익숙해져서 그냥 또 다람쥐구나. 정도로 무던해졌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에만 사람 없는 걸 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조깅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유럽에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데, 왜 유독 미국 사람들은 조깅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미국인들의 조깅 사랑은 뭘까??

추울 날씨인 뉴욕이나, 심지어 더운 날씨인 마이애미에서도 조깅하는 미국 사람들 너무 많이 봤다.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


센트럴파크처럼 크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찾는 브라이언트 파크가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와 맞붙은 뒤편에는 '뉴욕공립도서관'이 있다. 이외에도 근처에는 미드타운에 위치한 많은 명소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늘 하루 한번은 스쳐 지나가곤 했다. 거대한 고층 빌딩을 양 옆에 두고 걷다가 발견되는 녹색의 나무와 햇볕이 내리쬐는 이 공간 덕에 내 눈도 잠시의 여유를 갖는다. 야외 공간에 진초록색의 의자와 동그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잠시 머물다 가기에도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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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겨울이 시작되면 브라이언트 파크에는 아이스링크장이 들어선다.

겨울이 되면 뉴욕 이곳저곳에서 아이스링크장이 열리는데, 여러 아이스링크장 중에서 브라이언트 파크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스링크장 덕에 음악이 힙한 음악이 흘러나와 이 공간에 있는 동안 다른 세계로 와 있는 것 같았다. 스케이팅에 미숙한 아이들을 위한 손잡이가 달린 캐릭터(눈사람, 펭귄)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게 했다.



배터리 파크(Battery Park)


맨해튼의 남단에 위치한 공원으로 자유의여신상을 보기 위해 리버티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무료 페리라고 해서 한번 타볼까 싶었는데 엄청 긴 줄에 겨울 추위를 이겨 낼 생각 없이 바로 포기했다. 솔직히 너무너무 추웠다. 강바람은 너무 무섭다.

자유의여신상이 그래도 보이긴 보였고, 봤으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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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뉴욕은 유난히 낮은 짧고, 밤은 길게 느껴졌다.

4시 반만 되어도 해가 뉘엇뉘엇해지더니 없어지려고 폼잡고 있었다.

한국도 이렇게 겨울의 낮이 짧았었는지 새삼 되집어 보게 된다.

겨울이라 그런지 햇살이 더 소중했고, 해 있던 낮시간의 공원은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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