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체교육이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가운데 일부기관에서는 원격화상강의로 대체하고 있다.
10년 전 집에서 전국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원격강의를 진행하던 때와 비교해서 최근 두 번의 원격강의에 대한
짧은 소감을 정리하고자 한다.
10년 전 원격화상강의하던 시절
먼저 최근 두 번의 원격강의 중 한번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했고 한번은 요즘 보안에 대한 문제로 이슈가 더욱 되고 있는 미국의 줌(Zoom)이라는 툴을 활용해서 진행했다. 물론 툴을 결정한 건 내가 아니라 교육을 의뢰한 기관이다. 두 가지를 다 이용해 본 결과 확실히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줌(zoom)이 좋았다. 교육 참가자들이 별도의 회원가입없이 링크주소와 비밀번호만 알면 바로 접속이 가능한 식이라 편하다. 다만 개인이 무료로 사용할 때는 1회 최대 이용시간이 40분인데 현재 교육기관들은 무제한 혜택을 받아서 문제가 없었다.
국내 공공기관 자체 개발 툴을 활용한 원격강의
하지만 사실상 10년 전의 원격강의 때 사용했던 기능들과 최근의 원격강의 툴들의 기능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비디오, 오디오 기능과 화면공유 기능, 채팅창 기능, 판서 기능, 녹화기능 등 대부분 이전부터 활용이 다 가능한 것들이었다. 속도 별 차이 없다. 어차피 컴퓨터 사양에 따른 성능의 문제일 뿐이다.
어제 딸아이 온라인개학 때도 EBS e-학습터는 접속이 다소 불안하고 원활하지 못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으며 담임선생님과 줌(zoom)으로 실시간 원격화상강의를 할 때도 원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교육부와 교육기관들이 국내기업들과 메르스 이후에 일어날 비상 사태에 대비했었다면 굳이 외국 시스템을 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줌(zoom)을 활용한 원격강의
그렇다면 성인교육 기준에서 원격강의의 장단점을 강사와 교육생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자.
[장점]
1. 강사
- 지방강의의 경우 이동시간과 비용절감 효과
- 일찍부터 강의 준비 안 해도 된다.
- 옷을 단정하게 입어도 바지는 편하게 입을 수 있다.
- 서서 강의를 하지 않아서 다리가 덜 아프다.
- 교육생들이 바로 앞에 없어서 덜 긴장하게 된다.
- 실시간으로 자료나 인터넷 화면을 공유하기 좋다.
2. 교육생
- 집에서 들을 수 있으니 이동시간과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 5분전에 일어나서도 참가가 가능하다.
- 강사랑 눈을 직접 마주치지 않아 편하다.
- 힘들면 앉았다 일어났다 해도 무방하다.
- 원하면 실시간 메세지도 보내고 발언권 요구도 가능하다.
(하지만 온오프 모두 대부분 질문은 잘 안 한다^^)
- 마이크 끄고 화면에 얼굴만 나오면 딴짓해도 모른다.
(음악을 듣던 다른 창 띄워서 일을 하든 자유다^^)
[단점]
1. 강사
- 지방강의는 가끔씩 떠나는 여행인데 못 가서 아쉽다.
(두번의 원격강의 중 한번은 강릉 강의였다^^ 어차피 교통비는 나오는데...)
- 집에서 원격으로 해도 화면으로 다 보이니 강사는 꾸미고 차려 입어야 한다ㅜㅜ
(바지는 안 입어도 너무 편하게 입거나 머리를 안 감을 수는 없다.)
- 집에서 하면 가끔 돌발 상황이 생겨 조용한 곳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벨소리, 아파트 방송, 아이가 있을 경우 잡음 등)
- 그래도 강의는 역시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소통하며 해야 제 맛이다.
- 안 좋은 반응은 못 봐서 좋지만 좋은 반응도 확인이 어려워 힘이 안 난다.
(가끔 재밌는 얘기에 웃어주고 하면 더 힘이 나는 법)
- 기존 강의 시간대로 4~50분 하다보면 혼자 떠드는 기분이다^^
(그래서 편한 것도 있고 불편한 것도 있다.)
2. 교육생
- 교육생도 아무리 편하게 듣는다지만 씻고 챙겨 입는게 귀찮을 듯
(나갈 때는 어차피 해야 하지만 집에 있는데 굳이 하려고 하면 하기 싫음)
- 장시간 집에 있는 편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 잠이 올 것임^^
(자세가 점점 편해지는 분들이 보임)
- 카메라로 다 보이니 오히려 더 부담될 수도 있음.
- 질문하고 싶어도 중간에 끼어들기가 싶지 않음.
- 다른 교육생들과의 교류나 네트워크 기회 줄어듬.
- 강의 중 아이들이나 가족들이 방해될 수도 있음.
- 가끔 접속 장애로 문제가 생겨 강의가 끊기는 경우 발생.
- 성인이지만 4~50분 원격강의는 아주 힘들 것임^^
결론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온라인교육의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고 이번과 같은 긴급상황에 대비해 언제라도 원격강의가 가능하도록 준비는 되어 있어야 겠지만 결국 오프라인 교육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교육장에서는 당 떨어지면 맛난 간식들도 주는데 말이다.
모르겠다. 가상현실이나 홀로그램 기술이 발전해서 더욱 실감나는 가상의 교육환경이 제공된다면 충분히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할 수 있을 지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성인교육도 주입식교육보다는 온라인강의를 적절하게 잘 융합해서 초변화 불확실성의 시대에 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이끌어내는 기회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공부할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생각할 여유시간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제 교육은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넘어 생각하고 토론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지성의 장이 되어야 하는 시대다. 결국 온라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