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2P업체 중 부동산 대출상품만 취급하는 16개사 연체율은 20.9%(올해 2월 말 기준)
- PF 등 부동산 대출은 `저축은행 사태`에서 봤듯이 경기 악화 시 손실 우려가 큼
- `핀테크`라는 옷을 걸친 P2P업계는 세계 최초로 법제화에도 성공
- 오는 8월 P2P금융 법적 근거가 담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 시행 예정
[나의 퓨처마킹]
내가 처음 P2P금융에 투자하기 시작한 건 2015년 9월이니까 만 5년이 다 되어 간다! 워낙 요즘 P2P금융 부실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와서 내 실적을 공개하고 개인적인 P2P금융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겠다.
내가 처음 투자하기 시작한 플랫폼은 펀다 라는 곳인데 주로 외식업 매장에 개인이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수익을 펀다와 쉐어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의류업체 등 동산담보 대출도 하고 있는 꽤 업력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원금보호를 위한 장치도 어느정도 되어 있어서 덜 불안하기도 했다.
5년간 누적투자 금액을 보니 거의 1억원에 가깝다. 이건 투자하고 원금이자 받아 재투자를 반복한 금액으로 실제로 굴린 내 돈은 천오백에서 2천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5년간 투자해서 세후, 수수료후 현재까지 내가 받은 이자와 받을 이자 합해서 440만원 정도다. 남은 투자원금이 330만원 정도니까 부실로 상환이 안 되어도 손해는 없다.
초기투자원금 15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년간 단순수익률은 30%가 넘고 연간 6%정도다.
은행 이자를 생각하면 뭐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참고로 이 결과는 부실상환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다행이도 총 투자건수 101건 중 부실상환은 2건으로 차주가 사망했거나 부득이하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펀다의 경우 외식업 아이템이나 동산아이템을 보고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한다. 펀다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최근 1년간 매출데이터와 타금융권 대출금액 정보 등이다. 결국 스스로 아이템을 보는 눈이 없으면 안 된다. 그냥 높은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한달만에 돈을 다 잃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유통산업에서 일을 했고 트렌드, 미래학 강의를 하면서 나름 쌓아온 내공이 있어서 자신이 있었다.
그럼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은 어떨까? 나도 걱정했다. 이미 그전부터 경기도 그렇고 코로나 초기에 불확실성이 커져서 재투자는 중단하고 자금을 빼고 있었지만 남은 원금이 있어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부실이나 연체없이 정상적으로 상환 중이다. 당분간은 경기상황을 봐 가면서 재투자를 결정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취급하는 아이템들이 경기를 너무 많이 타는 업종들이다. 물론 그 중에서 배달을 위주로 하는 아이템들은 투자해도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언론에 소개도 많이 되었던 8퍼센트다. 여기는 주로 개인들에게 자금을 대출하거나 중소기업에 대출을 하고 수익을 쉐어하는 곳인데 처음부터 많은 금액을 투자하진 않았다. 다만 펀다는 직접투자 그러니까 내가 투자할 곳을 대부분 정했으나 8퍼센트는 초기에 일정금액을 넣고 실험삼아 자동분산투자를 설정해서 업체에 맡겨 봤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수익율을 높이려 하다보니 리스크가 있는 개인에 대한 투자비중이 컸고 실제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연체 부실상환이 많았다. 그 이후로는 직접투자로 전환했다.
여기는 2017년 9월부터 투자했고 3년간 누적투자금액은 천만원 정도다. 현재까지 세후 수수료후 받은 이자는 70만원 정도로 초기투자원금 500만원으로 계산하면 단순수익률은 14%고 연간 수익률은 4.6%정도 될 것 같다. 결과만 보면 여기도 나쁘진 않다. 다만 부실상환때문에 수익률이 펀다보다는 못하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이후 결과인데 8퍼센트도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빼고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마지막으로 투자했던 한 곳이 문제가 발생했다. 꽤 유명한 주점프랜차이즈인 '월향' 인데 개인적으로 월향 창업초기에 가서 직접 수제막걸리와 안주를 먹어본 적이 있고 막걸리 매니아라서 향후 사업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월향이 잘 나가고 있을 때 투자를 과감히 했건만 결국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이건 뭐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11회차까지 다 상환을 하고 마지막 회차에 남은 원금과 이자 포함해서 165만원 정도가 남았는데 일부 상환만 진행되었고 현재 차주의 부동산을 담보로 상환약속을 받은 상태로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차주가 적극적인 상환을 약속하는 경우는 다행이다. 나머지는 그냥 잃는 거다.
현재 투자한 공유농장 팜잇2호의 3년간 영업실적은 아래와 같다. 투자후 2년간은 흑자였고 첫해는 배당금도 약속대로 받았다. 하지만 2년차는 흑자임에도 배당금 지급이 안 되어서 투자자들 불만이 많았지만 직접 주주총회 참석해서 들어보니 사업에 재투자를 위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단다. 그리고 2019년은 결국 매출부진으로 적자전환되었다. 물론 스마트팜에 투자할 때는 멀리 보고 미래가치에 투자한 것으로 수익은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투자하고 1년뒤에 배당금을 지급하길래 깜짝 놀랬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물론 앞으로 잘 해서 모회사와 합병을 하고 상장까지 간다면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현재 이 건은 지분투자지만 코스닥, 코스피에 상장이 안 되어 있기에 실질지분 평가액은 10만원에 불가하다. 200만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다른 투자를 통한 얻은 수익으로 투자한 거라 그냥 묻어둘 생각으로 했었다.
그래도 최근 중동에 스마트팜 솔루션도 수출하고 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회사라 그냥 열심히 대한민국 스마트팜의 발전을 위해 응원하고 있다. 아쉬운건 투자초기에는 투자자들과 열심히 소통을 하는 듯 했지만 2년차부터 소통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실망했다. 좀 크니까 개인투자자들은 눈에 안 들어오나 보다.
와디즈에서 두번째 투자한 곳은 (주)아이언미트 숙달돼지 직영점 매장과 관련한 채권투자였다. 개인적으로 대표를 지인을 통해 직접 만나본 적이 있고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대표가 이전에 창업했던 다른 회사를 운영할 때부터 기업가정신을 높이 평가했던 터라 사람보고 바로 투자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외식업이 나름 잘 나가고 있었다. 참고로 숙달돼지 이전에 철든놈이라는 한국식 바베큐 전문점도 오픈해서 펀다 플랫폼에서 투자해 수익을 내기도 했기에 더 믿고 투자했던 곳이다.
여기는 조금 늦게 알고 투자해서 선착순으로 배정된 투자금액이 120만원이었고 상품권으로 10%받아서 가족들과 식당가서 맛나게 먹었으니 이미 수익률은 10% 이상이었다. 그리고 매장의 매출성과에 따라 추가금리 조건도 있었는데 장사를 잘 해서 최종 수익률은 11.5% 이상이었다. 결국 수익률이 20%를 넘겼던 투자건이다. 하지만 이후로 프랜차이즈 매장확대를 하면서 더욱 성장했지만 외식업의 특성상 절대 오래가지 않고 유행을 탄다는 걸 잘 알기에 재투자는 중단했다.
와디즈에서 마지막으로 투자했던 건 바로 큰 화제를 모았던 모바일게임개발사인 아이피플스였다. 최단시간 최고액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고 최대 피해를 안긴 펀딩건이기도 하다. 이때 많은 걸 배웠다. 잘 모르는 분야는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당시 이 회사는 어릴 적 우리가 정말 즐겨했고 지금도 온 가족이 즐기는 보드게임인 부루마블 라이선스를 가지고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부루마블이라는 브랜드만 보고 될 거라고 생각했고 펀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확신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폭망이었다^^
이미 모두의 마블이라는 게임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이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수많은 투자자들은 채권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이자를 일부 받았을 뿐 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와디즈의 대응이다. 처음에 이 상품은 원금보장을 내세워서 투자자를 모집했고 다들 그 문구를 믿고 투자했던 거다. 그런데 나중에 말이 다르고 와디즈는 책임을 회피하고 그래서 아이피플스를 상대로 결국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에 들어갔고 원고승소했다. 현재 채권추심 중이지만 결과는 감감무소식. 그냥 포기했다ㅜㅜ
투자의 패인은 나는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고 투자당시 모두의 마블은 생각도 못 했고 그냥 부루마블이라는 브랜드와 원금보장이라는 문구를 믿고 성급하게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와디즈와 아이피플스의 사기라고 봐야 하지만 요리조리 다 피해가니 개인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이후로 나는 와디즈에서 하는 펀딩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 부디 다른 투자자들은 잘 보고 투자하기 바란다.
이제 마지막으로 카카오페이를 통해 해 본 부동산담보P2P 투자인데 건수는 2건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부동산 투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실험삼아 해 봤고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대규모 부동산 파이낸싱 투자는 아니고 환금성이 그나마 좋은 개인들의 아파트를 담보해서 대출을 해주는 P2P금융상품이다.
카카오페이에서 처음 투자상품을 내놓았을 때 10만원만 재미로 해 봤는데 세후 3669원을 벌었다. 수익률은 3.6%가 조금 넘는다. 조금 투자했으니 돈은 안 되지만 은행 예금금리를 생각하면 수익률이 나쁜 건 아니다. 그리고 최근에 서울 광진구 한강조망의 아파트 소유자에게 개인최대투자가능금액인 100만원을 투자했다. 부동산도 요즘 불확실성이 크지만 그래도 서울에 나름 괜찮은 위치의 아파트고 평가금액 대비 대출금액이 50% 정도라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결정했다. 1년 뒤에 결과를 기다려 보자.
자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P2P금융 플랫폼에서의 투자경험을 공유해 봤다. 정리를 하자면 P2P금융은 저금리 시대에 핀테크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이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하고 은행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재테크수단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투자란 늘 리스크를 가지고 하는 것이고 최종 결정은 개인에게 달렸으며 누구도 결과를 보장해 주진 않는다.
어떤 아이템에 투자할 지 어떤 사람한테 투자할 지 아니면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 지 결정을 하려면 결국 스스로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도 높여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는 투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이상의 수익을 내는 투자건수가 더 많다면 성공한 것이다.
뉴스에서 P2P금융 부실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결국 과도한 수익률을 내세워 아무것도 모르는 개인들을 유혹하는 부실상품과 부실플랫폼들이 문제이지 제대로 P2P금융을 활용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다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내년까지는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나 역시 투자보다는 현금확보에 나서겠지만 다시 상황이 나아질 것이고 관련 법들도 갖춰질 예정이라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