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가훈은 '근면하고 성실하게' 였다. 학창시절에는 독서실에 한번 들어가면 화장실 한번 안 가고 5~6시간씩 앉아 있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대학시절 내가 좋아했던 영어 글귀 중 하나는 'slow but steady' 였고 직장을 퇴사하기 전 사내 인트라넷 프로필 문구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의 재능(才能)이나 명성(名聲)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였다.
1인지식기업가로 살아 온 10년을 돌아봐도 남들이 당장 인정해 주지 않아도 꾸준히 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 인정받고 일로 연결되는 경우가 참 많았다. 올해도 그렇게 쌓인 것들로 인해 코로나 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일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
10년 전 퇴사를 하기 전 네이버까페를 열어 인터넷이라는 곳에 처음 내 생각을 글로 쓰기 시작했고 퇴사 전까지 주말마다 꾸준히 칼럼을 작성했다. 그리고 회원이 늘어나고 공감하는 반응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어 결국 퇴사를 결정했었다.
이후 1년 동안 찾아주는 이가 없어도 매일 몇시간씩 앉아서 까페에 트렌드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와 정보를 모으면서 꾸준히 내 경험을 글로 쓰거나 독서를 하면서도 생각나는게 있으면 쉬지않고 계속 썼다. 그렇게 모은 글들을 우연히 보게 된 직장의 달인 공모전에 낸 결과 1등이 없는 공동 2등을 수상해 퇴사 후 수입도 없던 상황에서 100만원이라는 상금을 타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때 내가 가진 지식으로도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게 10년을 버티는 발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 후 전자책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셀프전자출판 플랫폼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까페에 그동안 써 왔던 수많은 글들을 주제별로 모아 총 6권의 전자책을 셀프출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들을 프로필에 추가하면서 강의제안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네이버 인물정보 중에서
이후로 공개강좌도 꾸준히 직접 열었고 출강도 늘어나면서 까페를 벗어나 개인블로그를 시작했고 이때부터는 미래를 위해 내가 실제로 부를 창출한 성과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강의, 컨설팅, 자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할 때마다 귀가해서 피곤해도 매일매일 미루지 않고 블로그에 기록을 해 두었다. 어제 다녀온 강의도 기록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씽크퓨처스 블로그 중에서
그렇게 10년이 쌓인 나의 활동들은 기업과 공공기관, 교육회사 담당자들의 검색을 타고 연결되었고 여전히 나를 대신해 온라인에서 열일을 하고 있다. 10년동안 기록한 주요활동 건수는 1299건으로 1건만 채우면 1300건이 되는데 1년에 평균 130건의 일을 한 셈이다.
사실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가끔은 하기 싫을 때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시작했다가 계속 할 자신이 없어 일찌감치 포기한 경우도 있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접는 용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할까 말까 망설여 질 때는 무조건 해 볼 필요는 있다. 몇년 전 CGV여의도점에서 진행했던 미래학 공개강좌 이후 어느 온라인강의 개발업체에서 제 강의를 온라인 콘텐츠로 개발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당시 4차산업혁명 특수로 외부일정이 두배로 늘어났고 강의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했던 터라 콘텐츠개발을 위해 원고를 쓰고 녹화를 할 생각을 하니 솔직히 전혀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내 강의 내용에 공감해 주신 거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결국 5년 판매계약을 했고 원고작업에 돌입했다. 그렇게 몇달간 편집자와 원고작업을 마치고 두어번의 강의녹화를 마친 후 결과물이 나왔고 2018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해당 강의는 계약금 외에도 매월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렇게 온라인 강의를 위해 작성했던 원고가 아까워 브런치의 위클리 매거진 연재를 신청했고 그렇게 연결된 몇개의 출판사 중 한 곳을 통해 10년만에 단행본 단독출판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었다. 이때도 6개월 동안 원고작업을 하던 중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병간호하랴 강의하러 다니랴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까지 마무리지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의 내공이 부족한 건지 1인 출판사의 한계인지 큰 반응을 이끌어 내진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 책을 쓰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도 있었고 직접 개발한 '퓨처마킹노트' 라는 걸 스스로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출판전부터 꾸준히 브런치매거진으로 글을 써 왔다. 그리고 매거진을 읽어 주시던 독자분께서 칼럼 연재를 제안해 주셔서 2020년 코로나 타격에도 매월 법무사지에 기고하며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해 주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C그룹의 인재개발원 부장님께서 관리자를 위한 트렌드리딩력 향상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중 우연히 내 책을 읽으시고 원하시던 내용들이 있어 원격화상미팅을 통해 자문을 요청해 오셨고 결국 다음달 인재원에서 두번에 걸쳐 그룹 계열사 핵심인재 리더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콘텐츠 제공과 원격화상강의를 진행했다.
10년 동안 수많은 대기업에서 강의를 했고 C그룹 계열사에서도 강의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그룹 전체 핵심인재 리더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건 처음이다. 10년 만에 다시 가슴이 뛰는 것 같았다.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것이다' 란 말이 있다. 혹시 이제 시작하는 1인지식기업이라면 멀리 보시고 본인이 하려고 하는 일이 옳은 일이고 누군가에게 분명 가치있는 일이라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어떤 식으로든 하나씩 만들어 가기 바란다. 언젠가 누군가는 당신을 인정해 주는 그 날이 반드시 올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