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사업은 철저한 개인 사업
※ 이 매거진은 필자의 편의점운영,
편의점 본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편의점 창업 노하우를
연재하는 시리즈글입니다.
제가 이 글을 연재하는 이유는
편의점을 창업하려는 많은 분들이
미리 공부하고 자기랑 맞지 않겠다
생각되면 처음부터 창업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2003년 대학 3학년 2학기
은행지점장이셨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명예퇴직과 1년 뒤
2004년에 온 가족이 충격에 휩싸인
퇴직금 사기사건까지....
군 제대 후 일본어 공부하러
일본을 다녀왔을 때 까지도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황은 최악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일을 놓기엔 너무 이른
나이셨던 부모님이 선택한 것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편의점창업!
저는 그 때 이 말이 진리임을 알았습니다.
아파트 테니스 동호회 지인이
당시 A편의점 점포개발팀장이라
아버지 퇴직 소식을 접하고
접근해서 자리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퇴직한 사람들한테는 돈냄새가 난다고..)
당연히 지인의 소개라 그분만
믿고 상권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없이 개발담당의 말만 믿고
15평 크기 매장에서 일매출 150만원을
기대하며 계약을 해버린 아버지!
(당시 보통 편의점 평균 일매출이
150만원 정도였던 걸로 알고 있음!)
당시 오픈예정장소 주변에는
이미 5개의 편의점이 먼저
자리잡고 운영을 하고 있었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왜 그런
상권에 굳이 들어갔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나름 지하철역에
배후 빌라촌에 대로변 학원가와
스포츠행사가 많은 종합운동장,
그리고 매장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위치하고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보이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역 나오자 마자
있는 편의점은 고객들이
흘러가는 입지라 매출이 잘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라
그래서 더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국 오픈을 하고
나서 터지고 말았는데 본사에서
얘길 했으나 아버지가 한 귀로
듣고 넘기신 건지 아예 얘기를
하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픈한 매장 바로 옆 건물 2층에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중형 슈퍼마켓이 있었던 겁니다.
(학원가였던 입지 특성상 학생들이
컵라면, 과자 하나도 더 저렴한
슈퍼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음!)
이미 계약하고 오픈한 상황에서
이 부분을 문제삼고 얘기해 봐야
의미는 없었지만 이때 배운 게 있죠!
프랜차이즈 개발담당자들의 말을
100% 신뢰하면 안 되고 스스로
상권에 대한 학습을 통해 최소
1주일간 요일별로 시간대별로
매장에 대한 상권조사를 반드시
직접 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수천만원, 몇억을 들여서
소매점,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하는 분들이 스스로 이런 것을
공부하고 확인해보는 분들이
별로 없다는게 현실입니다.)
참고로 본사 개발담당자들은
실적에 쫓기는 월급쟁이 직장인이며
정말 장사가 될만한 매장을 찾아서
오픈하기도 하지만 실적을 우선시
하다보면 결국 가맹점주에게
독이 되는 매장을 오픈하기도 합니다.
(오픈 이후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개발담당자가 책임지는 일은 없으며
대부분 오픈 이후에는 영업팀으로
넘어가고 개발담당자를 만날 일은 거의 없음)
요즘은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상권분석시스템도 온라인으로
구축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매장사업은 결국 제 1조건이
좋은 입지에 들어가는 것이기에
내가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결국 본사의 사탕 발린 말에
당하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개발담당자들이 가맹점주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상권분석부터
인테리어(편의점은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면 무상임대방식), 초도상품진열,
알바구인, 오픈행사까지 웬만한건
다 알아서 해 준다고 한다면 무조건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계약실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말을 못하겠습니까?
실제로 신경은 많이 써 주겠지만
상권분석부터 인테리어, 초도상품진열,
알바구인, 오픈행사 까지 가맹점주가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결국 오픈 이후에 점주만 고생합니다.
(인테리어 하자, 잘못된 상품검수,
오픈 후 알바부족, 상권에 맞지 않는 행사 등)
실제로 편의점사업도 가맹점주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하는 엄연한
개인사업입니다. 단지 프랜차이즈라는
방식으로 브랜드 로얄티를 주고
그들의 물류, 영업노하우 등을 활용하고
본사의 브랜드 마케팅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입니다.
계약하고 오픈하면 매출이 안 나와도
가맹점주의 사업손실이지 본사 입장에서
특별히 손해 볼 일은 없는게 사실입니다.
인테리어 무상임대라고 하지만 중도에
폐업을 하게 되면 감가상각 따져서
잔존가액만큼 토해내야 하기에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도 창업 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탓에
잘못된 상권에 들어가서 일매출 150만원을
꿈꿨지만 실제 1년 가까이 일매출 5~60만원을
기록하며 알바도 못 쓰고 가족 3명이서
24시간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편의점 창고에서 부모님과 밥해 먹고
교대로 자면서 집에도 못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도 추운겨울에 전기장판깔고 말이죠!)
당시 5년 계약을 했었고 첫 해에는 앞으로
어떻게 5년을 이 상태로 운영하나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부모님의 스트레스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후회해도
돌아오는 건 결국 모두 우리의 잘못!!
누구도 그 편의점을 강제로 하라고
한 적도 없으며 계약서 싸인도 부모님이
직접 하셨고 오픈한 순간 모든 키는
우리가 쥐고 있었던 것입니다.
편의점 사업은 절대 본사가 모든 걸
해주는 사업이 아닙니다. 창업 전부터
내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지 않고
본사에 모든 걸 맡기는 순간 이미
그 사업은 미래가 뻔합니다.
매출이 안 나오면 본사 탓을 하게 되고
책임지지 않는 본사와 결국 갈등이
심화되고 심하면 법정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그래봐야 돈낭비에 시간낭비에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모두
가맹점주의 몫이라는 사실!
처음부터 편의점에 대한 학습과
유통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스스로 모든 것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본사도 개발담당자도
가맹점주를 우습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