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여행을 해 왔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직업의 특성상 극도로 조심할 수 밖에 없어서 휴일이고 주말이고 거의 집콕만 하고 있다. 처음엔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해 먹고 하면서 집콕 생활을 즐기고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루틴한 일상에 점점 답답함이 더욱 커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라는 책의 저자가 제안한 14일간의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스케줄을 보니 와우 집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색다른 여행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상도 하나하나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 보면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와 닿는다. 뿐만 아니라 해외나 타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내가 사는 지역과 동네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저자의 14일간의 스테이케이션을 참고삼아 퓨처마킹해 보면 평소에 무관심했던 물건이나 책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러면서 정리할 건 정리하면 더 좋지 않을까? 당근마켓에 올려 수익을 낼 수 있으면 더 좋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 냉장고 속에 숨어 있는 식재료를 찾아서 색다른 점심을 만들어 먹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매일 다니던 산책 코스도 이참에 한번 바꿔 보고, 오랜 만에 연락이 뜸했던 친구나 지인과 통화를 해 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에 도서관이 휴관이니 오랜만에 서점에 들러서 좋은 책 한권 내 손으로 직접 구입해 보거나 동네 한바퀴 돌며 새로 생긴 가게는 없는지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비오는 날을 무지 싫어했지만 비가 오면 우산들고 한번 걸어 보는 것도 색다를 것 같고 아내 직장에 찾아가서 오랜만에 함께 밖에서 점심을 하는 것도 왠지 기분 좋은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써 놓은 블로그 글이나 여행가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도 재밌는 과거 여행이 될 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가 평소에 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다니는 수많은 여행들이 한편으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만큼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어쩔 수 없는 스테이케이션일 지 모르지만 이 또한 나쁘지 않다면 여행의 방식을 바꿔 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VR(가상현실)같은 기술을 활용해서 집에서도 전 세계 어디든 여행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궁금한 나라가 있다면 솔직히 유튜브에 관련 영상은 널리고 널렸으니 굳이 여기저기 직접 찾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대한민국도 또 다시 3차 대유행이 오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제 진짜 집에서도 얼마든지 재밌게 놀고 여행할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다.
올 겨울도 코로나에 독감에 어디 돌아다니기 겁나는 만큼 다가오는 딸아이의 2달간의 방학과 직업의 특성상 발생하는 비수기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 스케줄을 짜서 집으로 체크인해 장기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