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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실네트워크 Aug 01. 2019

[본격대담]"이 학교 1등 누구니?"

거꾸로캠퍼스에 물었다, "여기서 누가 제일 공부 잘해요?"

공부는 잘하고?

명절에 친척들은 으레 이렇게 묻습니다.

'결혼는?', '취직은?' 과 함께

대한민국 3대 명절금기질문에 해당하죠.

대한민국의 평범한 중고생이라면,

한두 번쯤 받아본 질문일 것 같습니다.

자매품으로는 '반에서 몇 등쯤 하냐?'

정도가 있겠네요.


헌데,

등수에 맞춰 죽 순서를 매길 수 있는 시험 대신

각자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배움장터를 여는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은 이런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거꾸로캠퍼스에서는 누가 제일 공부를 잘하나요?


만나는 거꾸로캠퍼스 학생들마다 붙들고

같은 질문을 물어봤더니,

놀랍게도 전체적으로 이런 대답이 나왔습니다.


"어..?! 아! 모르겠어요!!"

"오잉?! 그러고 보니...? 와 어렵다"

"....?! (눈동자를 좌우로 흔든다)"


결국 아는 사람은 없었다는 후문.

생명과학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 활어(김광호)

재치 있는 대답을 했을 뿐이죠.

"우리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 말고 일 잘하는 학생을 찾아야죠."


미션 : 거꾸로캠퍼스의 우등생을 찾아라


2019년 7월, 헤드티쳐 에코와

거꾸로캠퍼스 학생 넷, 호비, 라, 히로, 공주가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누가 우등생일까?'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코, 세라, 공주, 다다, 유미쌤, 히로, 호비. 에코는 사회자로, 다다와 유미쌤은 기록자로 함께했습니다.

이날 모인 네 명의 학생들, 세라, 공주, 히로, 호비가

거꾸로캠퍼스에서 보낸 시간은 모두 다릅니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건 호비입니다.

2018년 2월에 입학해 현재 6개 모듈째 다니는 중이고,

새라는 이번 모듈부터 거꾸로캠퍼스에 왔습니다.


호비 : 18년 2월 입학(왼쪽) 히로 : 19년 2월 입학(오른쪽)
세라 : 19년 5월 입학(왼쪽)          공주 : 18년 8월 입학(오른쪽)


거꾸로캠퍼스에서 우등생 찾기


거꾸로캠퍼스에서 짧게, 또 길게 지내면서

학생들도 각자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곰곰이 생각하다 낸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후보1.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렵고 힘든 주제도 끝까지 노력하는 학생 (히로)


"한 친구가 저한테 피드백을 요청했어요. 걔는 처음부터 되게 어려운 주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서, 본인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좀 걱정을 했었어요. "아, 하고 싶긴 한데 이거 너무 어려운데"하면서도 도전한 거죠. 자신이 좋아하고, 깊이 빠져들 수 있다는 걸 알았나 봐요. 그리고 결국엔 힘들어하면서도 다 해내더라고요.  본인이 좋아하는 것, 하겠다고 한 것을 위해 푹 빠져들고, 그렇게 몰입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면서, 거리낌없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용감하게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는 태도도요."


후보2. 주어진 커리큘럼에서 배운 것을 흡수하고, 활용하고,

           친구들과 열심히 협력하는 학생 (호비)


"다른 학교에서는 그냥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것이겠지만, 거꾸로캠퍼스에서는 거기서 좀 더 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찾고, 추구하고, 또 습관적으로 옆 사람이랑 무엇이건 같이 협력해야 하고요. "


후보3. 자신이 알게된 내용을

            기꺼이 다른 친구들과 나누는 학생 (공주)


"거꾸로캠퍼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저한테 꽤 크게 다가왔던 게 하나 있어요. 다른 학교에서는 모르는걸 친구한테 끈질기게 물어보는 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팀 프로젝트도 아니고 혼자서 하는 개인주제 프로젝트를 서로 활발하게 코칭하고, 피드백을 주는 거예요. '어떻게 자기가 잘 아는걸 저렇게 쉽게 주지?' 그때부터 생각한 것 같아요. 아, 이런 걸 잘할 수 있는 게 진짜 공부를 잘하는 거였을까?"


후보4. 스스로가 알게 된 지식을

           꼭 필요한 곳에 잘 쓰는 학생 (세라)


"저는 거꾸로캠퍼스에 온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걸 꽤 중시하는 것 같아요. 이전 학교에서는 배운 걸 응용할 때 단순히 시험을 봤지만, 여기선 프로젝트 하나를 해도 알아서 시간 분배도 하고, 끈기 있게 하는 법도 배우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갖가지 배워서 주변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사최수프까지 거꾸로캠퍼스에선 '응용력' 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이 생각하는 점을 논리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도 그런 응용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공부해요

진짜 좋아하는 걸 찾고, 또 잘하고 싶어요


거꾸로캠퍼스에서의 공부란 무엇일까요?

왜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누가 공부 제일 잘하니?' 하는

쉬운 질문에 다들 난감한 표정을 지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걸 잘 찾고,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공부를 하는 중이에요"


공주의 말입니다.

'나는 지금 공부를 잘하고 있나요?'

하는 물음에 붙은 대답이었죠.

이 대답이 거꾸로캠퍼스에 다니는 공주의

학습목표인 셈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공부라고 생각해요.

저는 잡지에 관심이 많아서 그걸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잘 배울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꾸준히 고민해요.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많이 배운다고 느껴요."

"아 이 질문들 어려워요. 생각이 잘 정리가 안되네요"

거꾸로캠퍼스에서의 공부에 대해선

호비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스스로가 좋아하는 공부를

더 즐겁게,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부에 집중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지만,

각자 좋아하는 것만 하도록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히로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공부를 선택하면서 어떤 모듈 주제를 정할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고민하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공부뿐 아니라 다른 부분들도 관심 있게 보게 돼요."


짧은 대담을 진행해주신 헤드티쳐 에코


'하고 싶은 게 없어요', '뭘 할지 모르겠어요'

많은 학생들의 고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나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이런 물음은 사실 버겁죠.

많은 어른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합니다.

개인프로젝트를 통해 좋아하는 주제를 탐구하고,

진짜 좋아하는 것이었는지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죠.

그 과정에서 서로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법도,

각자의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법도,

또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도 배웁니다.


"일 잘하는 학생을 찾아야 한다"는 활어의 말은

아마도 거꾸로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진짜 일'을 하는 어른들과 비슷하기 때문일 겁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 첫 모듈을 보내고 있는 세라도

이렇게 말했었죠.


"여기서 배우는 건 '어떻게 같이 살아갈지' 에요.

공부도, 자기계발도, 각자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도

어떻게 해야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배우기 위해

하는 느낌이죠. 이전 학교에서 처럼 시험을 보고

점수를 얻고, 등수와 대학을 얻는 것과는

목표가 좀 다른 것 같아요."


글.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콘텐츠매니저

사진. 이남경(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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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학생들의 시선으로 본 거꾸로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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