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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실네트워크 May 23. 2019

콘테스트 하면 주제 콘테스트

거꾸로캠퍼스 모듈수업의 꽃, 일명 '주콘'

'주콘', 한 모듈을 비추는 햇빛(?)


주콘은 '주제콘테스트'의 준말입니다. 

거꾸로캠퍼스는 1년에 4번의 학기를 보냅니다. 

여기서는 '모듈'이라고 하죠. 

한 모듈은 약 10주 정도 됩니다. 

새 모듈이 시작되면, 거꾸로캠퍼스에서는 가장 먼저 

약 이틀에 걸쳐 '주제 콘테스트'를 엽니다. 


글말 교사 수선(김선수)은 주제 콘테스트를 

거꾸로캠퍼스의 '햇빛'이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도 자라게 하고, 교사도 자라게 하는 양분이자, 

한 모듈 전체를 비추는 빛이라는 겁니다. 

옆에서 수선의 이야기를 듣던 활어(김광호)는 

"전 햇빛 알러지가 있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주제콘테스트가 대체 뭐냐


학생들은 4~5명씩 모둠을 이뤄 한 모듈 동안 

거꾸로캠퍼스 혜화랩에 있는 모두가 공부할 주제를 

발제합니다. 주제콘테스트 당일에는 

각 팀들이 준비한 주제를 발표하고, 

학생들은 각자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놓고 

투표를 하게됩니다. 이렇게 정해진 주제는 

한 모듈 전체에 걸쳐 거꾸로캠퍼스의 

중심테마가 됩니다. 각 교과 수업은 물론 

학생들의 개인주제프로젝트와도 연결이 될 수 있죠. 


주제프로젝트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한 해를 넘게 다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익숙해 하지만, 

거꾸로캠퍼스에 이제 막 다니기 시작한 학생들에겐 

그저 막막하기만 하죠. 

"자 한 모듈동안 같이 공부할 주제를 정해 

기획안을 발표해봐요"

막상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할지도 모호한데, 

주어지는 시간도 길어야 이틀입니다. 


주제콘테스트를 준비하다보면 때로 너무 지치기도 하죠. 책상에서 자는건 청소년의 숙명이랄까요


"꼴찌 안한게 진짜 기적이었어요"


지난번 모듈에 이어 두 번째로 주제콘테스트에 임하는 

블리(배혜윤, 15)가 자신의 첫번째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할 게 많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신입생들이 많은 팀이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일단 교과연결이랑, 시의성을 따지기도 하지만 

재밌는 주제 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근데 다들 관심사가 다르니까, 같은 팀 안에서도

각자가 포기해야 할 것들이 있거든요.

그 과정이 진짜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브랜드화'를 모듈주제로 제안하는 팀의 발표. 과학교과와의 연결 학습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그래서 어떤 주제가 뽑히는 걸까?


이번 모듈에 거꾸로캠퍼스 혜화랩에서는

약 3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합니다.


주제콘테스트를 준비하던 학생들도 

최종적으로 어떤 주제가 뽑힐지 알지 못합니다.

각 팀의 발표가 모두 끝나면, 

학생들은 자신이 속한 팀의 주제에는 

표를 던질 수 없거든요. 

열심히 준비를 하고 발표와 투표를 마친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에 표를 던졌는지 물어봤습니다. 

(이번 모듈의 주제는 수달, 양평, 양갱, 리프 팀의 

'브랜드'로 결정되었습니다!)


구글설문으로 물어봤습니다. 대체 기준이 뭔가.

설문에 참여한 학생 24명 중 

절반이 넘는 15명(62.5%)이 

"주제가 재밌어 보여서"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 연결이 잘 될 것 같은 것이나,

본인이 탐구하고 싶은 개인주제와 쉽게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모두 4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끌려서"라는 항목이 6명(25%)이나 됐습니다. 



발표 전날 혜성(조오성, 17)이가 한 말에 뼈가 있었던 셈이죠. 


"사실 하고 싶은거 하는게 좋다고는 하는데, 

발표하는 목적은 (콘테스트에서)뽑혀서 

주제로 선정되는 거잖아요.  

관중인 학생들의 경향이나 성향을 알고, 

반영해서 하는게 더 목적에 부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완전히 

개인적인 것 보다는 보편성 있는 주제로 

하려고 해요. 아이들이 잘 공감할 수 있는 게 

뭘까도 생각을 하면서요."


"수선이 1등할 생각하지 말랬다"


'꼴찌 안한게 다행이에요' 하고 말하는 블리에게

수선은 "에이, 여기 그런게 어딨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의 표정은

"그렇긴 하지만...." 하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주제콘테스트의 목적은 

경쟁에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주제콘테스트는 거꾸로캠퍼스에서 공부할 학생들이 

함께 의견을 모으고, 결과물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을

효과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거꾸로교실이나 사최수프, 모듈수업, 프로젝트 

이런 것들은 사실 처음와서 적응하려고 하면 

꽤 어렵거든요. 적어도 서너 모듈은 해야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데,

주제콘테스트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한 모듈의 연습이랄까?

그래도 하다보면 조금씩 쉬워져요."


혜성이의 말처럼 말이죠. 


이번 2모듈에서 모두 함께 공부할 주제로 선정된 '브랜드' 팀의 발표영상 가운데


글.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콘텐츠매니저

사진/영상. 이동환 정유미 (이상 콘텐츠 매니저), 강채현(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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