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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실네트워크 May 07. 2019

17살, 얼떨결에 '디자이너'가 됐다

끄라몽 디자인 콘테스트 우승자 김해린(메롱)의 <거꾸로캠퍼스> 이야기

[거꾸로캠퍼스 사람들] #1. 메롱 김해린,얼떨결에 디자이너가 됐다

 

지난 3월 4일, 크라우드 소싱과 기부를 통한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SPA 티셔츠 브랜드 끄라몽에서 29회 프리스타일 디자인공모전 우승자를 발표했습니다.


학생과 일반인, 디자이너 지망생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지원을 한 이 공모전의 우승자는

17살의 학생 김해린이었습니다. 이제 김해린 학생은 50만원의 상금과 더불어, 자신의 디자인이 그려진 티셔츠가 팔릴 때마다 옷 가격의 10%의 저작권료를 받게 됩니다. 


김해린 학생은 거꾸로캠퍼스에서 '메롱' 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16살이던 작년 봄, 처음 거캠에 발을 디딜때만 해도, 디자인 공모전에 나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해요. 


"예전의 저는 되게 수동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시험이라는게 있었고, 주어진 그걸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거지, 

그것 외에 어떤 걸 볼 생각을 안했어어요. 거캠에 오기 전에는. 

사실 다른 일을 벌일 시간도 없었죠. 시험 끝나면 시험인데요."


PEACE on Earth,

내가 꾸준히 외치는 메시지로서의 디자인


<PEACEonEARTH>,  메롱 김해린이 기획해 친구와 함께 완성한 우승작.

메롱이 끄라몽에 제출한 디자인 <PEACE on Earth>(오른쪽)는 평화를 뜻하는 심볼마크로 널리 알려져 있는 피스(Peace)마크를 모티프로 만든 것입니다. 1958년 영국 비핵화운동의 상징으로 생겨났지만 이젠 전세계적으로 평화를 뜻하죠. 


각자의 개인주제를 가지고 교과내용과 함께 탐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거꾸로캠퍼스에서 

메롱은 꾸준히 '공존'이라는 주제를 탐구했습니다.

동물권, 동물실험 등 관련한 여러 공부를 해왔죠. 


개인주제 뿐 아니라 팀 단위로 진행되는 사상최대수업프로젝트, 사최수프를 할 때도 메롱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과 공생에 대해 다뤘습니다. 생명에 대한 책임에 비해 너무 간단한 동물 입양절차를 문제로 지적하면서 동물을 키운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우는 동화책을 친구들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것은 동물권에 대한 것이었어요.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요. 

동물에 대한 감정? 연민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마지막에는 그게 좀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지구라는 큰 시스템 안에서 모두가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내게 민망하기만 한 말 '김해린 디자이너'


사실 메롱은 디자인을 해본 적도, 그림을 그리는 걸 딱히 좋아하는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미술에 대한 연관이 1도 없는 사람이에요.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도 없고요. 그래서 아직도 너무 어색해요. 끄라몽에서 메일을 통해서 연락이 오거나 할 때, '김해린 디자이너님'이라고 오거든요, 정말 너무 어색하고 약간 부끄럽기도 해요.(절레절레)" 


끄라몽 공모전은 긴 거캠의 겨울방학 심심했던 메롱이 '혼자 힘으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참여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공모전을 봤던) 그때가 방학때였거든요. '아, 내 힘으로 돈(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든다)을 벌 수 있을까?'해서요. 너무 심심했어요. 3일만에 구상하고 스케치 하는 건 끝냈던 것 같아요. 채색은 친구 중에 미술을 하는 애가 있어서 도움을 좀 받았어요. 너무 쉬니까 자괴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뭐하는거지? 뭐라도 해보자, 해서 말 그대로 그냥 했죠."


시험 끝나면 시험일 때랑은,  지금 저 정말 완전 달라요



"저 진짜 수동적인 학생이었거든요, 근데 거캠에 와서 제가 몰랐던 어떤 그런, 적극성? 이런걸 찾았어요. 

진짜 많이 변했죠. 공부하는 방식이 진짜 다르잖아요. 근데 이 달라지는게 저는 너무 좋은거에요. 나한테 필요한 건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하고, 알고보니 제가 갖고 있던 어떤 성향이랑 닿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뭔가 남들과는 다른 길' 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학교를 그만뒀거든요."


학생들 하기 나름이라는게, 사실 거꾸로캠퍼스의 진짜 비결인거죠


"저는 거꾸로캠퍼스의 비결이 어디 밖에 있거나 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런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는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뭘 얼마나 잘하는지 열심히 탐구할수록 잘 보인다고 생각해요.  거꾸로캠퍼스가 그런걸 찾기 굉장히 좋은 환경이거든요. 예를 들어 저는 그냥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에 와서 '나는 그것보다 더 큰 것에 관심을 갖고 있었구나', 하는걸 찾았죠. '이건 누군가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 나 아니면 누가 해결하지?' 싶기도 했고요.결국은 생명윤리, 생명, 이런 더 큰 개념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은 잠시 접고, 이제 다른 방식도 찾아보고 싶어요. 다시 끌리게 되면 그때 또 건드리면 되죠 뭘. 지금은 제 머릿속에 있는 메시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뿌듯해요. 그런 걸 할 때 즐거워요."


글.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콘텐츠매니저

사진. 정유미 박종태(퍼프)


거꾸로캠퍼스의 정찬필 이사장, 메롱의 디자인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 [거꾸로캠퍼스 사람들]은 인터뷰 대상자가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입니다. 메롱은 올해부터 새로 거꾸로캠퍼스 학생이 된 눙이(나유정)을 지목했어요!

세상의 의미있는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고 싶다는 포부를 소곤소곤 밝혀 온 눙이의 이야기, 다음편에 대문짝만하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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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학생들의 시선으로 본 거꾸로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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