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유통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농산물 도매시장도 온라인화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를 통해 각 지역 산지 농산물을 온라인 경매로 매매하는데요. 인터넷을 통해 사진, 단위 중량, 친환경 인증 여부 등 각종 정보를 보고 품질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품질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가격을 더욱 투명하게 책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2016년 설립된 인도 스타트업 Intello Labs는 농민들이 농작물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농작물의 품질을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특히 대량 구매자는 흥정하여 무조건 가격을 낮추려 하고, 농민은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죠.
Intello Labs는 농산물 등급을 매기는데 주관적 판단 대신 과학기술을 이용한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AI 기술이 접목된 농작물 스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기반의 AI 기술을 이용해 개별 작물의 크기, 모양, 색상, 결함 등을 식별하여 품질을 평가하고 등급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농작물을 스캔하여 객관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그에 합당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흥정이 필요 없도록 만든 것이죠.
농산물 품질 평가 장치인 Intello가 농민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농민, 중간 유통업체, 포장업체, 가공업체, 수출업체, 소매업체 등 모두에게 필요한데요. 농장에서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들어가기까지 신선한 품질관리는 유통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각 유통 단계의 구매자는 농작물이 좋은 품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판매자는 좋은 품질임을 증명하기 위해 품질 평가 장치가 필요한 것이죠.
즉, 농산물 유통 각 단계마다 품질을 확인하여 신선한 제품이 공급되도록 품질관리를 개선하고, 등급의 표준화를 제공함으로써 가격이 투명한 유통 생태계를 조성한다는데 제품 개발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출처: Intello Labs 홈페이지>
Intello Labs는 기능에 따라 네 가지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우선 Intello Track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식품 이미지를 캡처하면 크기, 색상, 결함 등을 평가하여 등급을 매기고, Trello Sort는 품질에 따라 농작물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계입니다. Intello Pack은 선적을 위해 포장되는 농산물을 모니터링하는데 사용하며, Intello Deep은 brix, pH, 수분, 건조, 농약잔류 등을 감지하기 위한 휴대용 스캐너(근적외선 분광기)입니다. 심지어 Trello 기능을 탑재한 드론은 농장을 비행하며 열매 맺을 수 있는 꽃의 수를 계산하여 생산량을 미리 예측하기도 합니다.
<출처: Intello Labs 홈페이지>
Intello Labs는 작년에 2백만 달러(약 24억 원)의 시드(seed) 라운드를, 그리고 올해 5월에는 590만 달러(약 70억 원)의 시리즈 A를 투자 받았으며, Dole과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파트너로 있습니다.
Intello Labs가 농산물의 품질에 등급을 매기는 유일한 업체는 아닙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AgShift는 2016년 Intello와 같은 해에 설립되어 동일한 유형의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Intello Labs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견과류에서 시작하여 해산물과 농산물로 품질 검사 대상 분야를 확장했고, 품질을 더 빠른 속도로 진단한다는 점입니다.
<출처: AgShift 홈페이지>
월마트는 매장에 진열되기 전 농산물의 신선도를 체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기계학습을 이용한 앱 Eden을 만들었습니다. 월마트의 Eden 앱은 유통센터에서 각 매장으로 장시간 이동 중 상해서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는데요. 실제로 2017년 Eden 출시 후 43개 센터에서 사용하여 6개월 동안 버려질 음식물을 8,600만 달러(1,025억원) 줄였습니다.
월마트는 부패를 식별하고 신선한 농산물의 순위를 평가 및 분류하는 신선도 알고리즘 기능을 활용해, 농산물의 신선도에 따라 각 매장 입고 순서를 지정합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가 마트에 진열하기 좋을 만큼 익을 시기를 예측하여 우선 순위대로 각 매장에 적절하게 배분함으로써 버려지는 바나나의 양을 30%에서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죠.
한 해에 5,000억 달러(약 600조원)의 과일과 야채가 버려진다고 합니다. 농산물 품질 검사기처럼 버려지는 음식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이 개발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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