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라벨지의 혁신
마트는 식품의 유통기한이 가까워지면 할인된 가격의 라벨지를 다시 붙이는데요. 직원이 수동으로 라벨링 작업을 다시 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실수가 발생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직원의 추가 업무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죠. 이런 작업마저도 안 한다면 신선하지 않은 식품은 고스란히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의 국립타이베이과학기술대학(國立台北科技大學) 학생 세 명이 혁신적인 라벨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은 Barcodiscount라는 아이디어를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ards, 영국 가전제품 기업 다이슨이 개최하는 차세대 제품 디자인 국제대회) 공모전에 출품해 지난 11월 전국 준우승(National Runner Up)을 차지했는데요. 제품 컨셉은 유통기한에 가까워질수록 라벨지 자체가 색상이 변경되면서 할인율을 표시해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품 진열 만료일까지 48시간이 남으면 20% 할인 문구가 표시되고, 24시간이 남으면 40% 할인 문구로 자동 변경됩니다. 시간에 따른 문구와 색상 변화는 30초에서 30일까지 지정하여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할인 문구와 색상이 변화할 때 바코드도 동시에 변하도록 만들어 계산대에서 변동된 가격이 자동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시간 경과에 따라 색상이 변하도록 만드는 기술은 이미 기존에 있었지만 Barcodiscount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습니다. 즉 기존 기술이 라벨지가 프린트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색상이 변화했다면, 대만 학생들은 마트에서 직원이 라벨링 기계로 제품에 라벨을 부착할 때 라벨지가 나오는 순간부터 타이밍이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Barcodiscount는 환경을 보호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도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소비자는 식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판매자는 진열대에서 내려와야 할 상품들을 판매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여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팀의 조사에 의하면, 소비자가 할인된 상품을 구매하면 음식 폐기물을 평균 33% 감소시키고, 또한 판매자 수익은 평균 6.3%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하루 평균 15,90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고(환경부, 2017년 기준), 매립 및 소각 등 처리 비용만 연간 8,000억원에서 1조원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더구나 1인 가구와 외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버려지는 음식의 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음식물 쓰레기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식품에 라벨을 붙이는 것이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효율적인 라벨 시스템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되겠죠.
전 세계적으로 대형마트와 식품생산업체들도 비용과 환경을 고려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인식 변화와 함께 앞으로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