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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ture Job Feb 28. 2021

클럽하우스 누가 왜 만들었을까요?

요즘 가장 핫한 음성 SNS 클럽하우스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핀터레스트(Pinterest),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사용하고 계신가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SNS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는데요.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용자가 이동하고, 텍스트에서 이미지나 영상으로 전달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수 많은 SNS가 개발되고 사라졌습니다. 사용자에게 사랑 받아 선택된 SNS들만 생존하여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오디오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Club House)가 핫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출처: apple 앱 캡처>


2020년 4월 출시된 클럽하우스를 개발한 Alpha Exploration는 제품이 개발된 지 한 달만인 5월 벤처투자회사 Andreessen Horowitz로부터 1억 달러(약 1조 2천억원)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아 1200만 달러(약 144억원)를 투자 받았습니다. 최근에도 동일한 투자회사로부터 여전히 회사 가치를 1억 달러로 평가 받아 시리즈B 라운드도 투자 받았는데요, 투자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설립한 지 1년도 채 안 된 회사지만 1조 2000억 원의 가치를 가진 클럽하우스를 만든 이는 어떤 인물인지, 왜 오디오 기반 SNS를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점이 사람들을 열광시키는지 등 관련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클럽하우스가 기존 SNS와 다른 점은 음성으로 소통한다는 점입니다. 간략히 설명하면 팔로워와 음성 채팅을 할 때는 전화 통화를 하는 것과 유사하고, 다른 사람의 채팅 방에서 어떤 주제로 이야기가 나눠질 때 청취자로 참여하는 것은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청취자로서 질문이 있으면 손을 들어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대화 주제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방으로 언제든 옮겨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액정 화면을 계속 응시하고 있어야 하는 SNS 환경과 달리 음성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이 가능합니다. 듣기만 하면 되니 눈의 피로도 역시 줄일 수 있습니다.


음성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데요. 유명 연예인의 경우 트위터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로 팬들과 소통하는데, 매일 쏟아지는 글과 이미지, 답변을 직접 작성하는지에 대해 팬들은 의구심을 갖는다고 합니다. 한편 클럽하우스는 본인 목소리로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게시물 관리인이 별도로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할 필요가 없지요. 가상 공간이지만 일론 머스크와 같은 공간에서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건 분명 흥분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음성 SNS이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따릅니다. 일반 SNS의 단점 중 하나는 익명이기 때문에 타인을 쉽게 비난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때로는 익명의 날카로운 비난이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죠. 그런데 클럽하우스에서는 목소리가 공개되기 때문에 토론은 가능하지만 근거 없이 맹목적으로 혼자 상대방을 비방하기는 어렵습니다.



클럽하우스에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폐쇄성에 강하게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각 회원에게 2장의 초대장을 주고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론 머스크,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과 실리콘밸리 리더들이 회원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클럽 하우스 CEO이자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Paul Davison은 올해 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초대 전용 앱을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현재 iOS 운영체제에서만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베타 서비스 단계로 테스트 진행 중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만간 시리즈B 투자가 완료되면 Android 앱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투자사가 밝힌바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사용 중이시라면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자 Paul Davison은 ‘좋아요’나 팔로우하기보다 진정한 인간관계와 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또한 언론의 자유와 대화의 중요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누구나 팔로워가 없어도 그리고 청중이 없어도 대화방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흥분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취지는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의 자유 발언대를 연상케 하는데요.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영국 민주주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자유 발언대는 주말에 공원 곳곳에서 누구나 사과박스 만한 작은 발언대를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오래된 문화입니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관심 있는 사람은 걸음을 멈추고 듣다가, 흥미가 없으면 곧 떠나버리죠. 클럽하우스가 이런 오프라인 문화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클럽하우스는 핵심 유저, 즉 콘텐츠 제작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예정입니다. 방장 역할을 하는 콘텐츠 제작자는 방을 구축하고, 함께 대화할 친구를 초대하고, 쇼를 개최하는 주최자가 됩니다. 유튜브 플랫폼에서 유튜버들이 자신의 채널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다만 유튜브가 조회수에 따라 광고에 기반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면, 클럽하우스는 구독, 팁, 티켓판매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튜브 영상 한 편을 올리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해 녹화하고 편집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클럽하우스는 실시간으로 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입니다. 창업자의 의도 대로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에 집중하도록 만든 것이죠.  



클럽하우스는 실패의 경험 뒤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창업자인 Paul Davison은 2020년 클럽하우스를 만들기 훨씬 이전인 2012년 또 다른 SNS Highlight를 만들었다가 2015년 중단한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Highlight는 위치 기반 네트워킹 서비스로 기존 SNS와 다른 점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프로필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주변에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을 찾을 수 있도록 했는데요. 지금은 여러 SNS에 이런 기능이 있지만 당시에는 선구적인 기능으로 평가되어 두 차례에 걸쳐 550만 달러(약 62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 받기도 했습니다.


Highlight가 사라졌다고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요. Highlight가 처음 사용했던 기능들을 다른 SNS 회사들이 차용해서 사용하기도 했으니까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는 기능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는데요. 페이스북은 2017년 ‘사람찾기’ 기능을 추가해 학교 친구, 직장 동료 등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을 찾는 기능을 추가해 네트워킹을 강화했습니다.


2016년에는 회사를 Pinterest에 매각 후, 한동안 Pinterst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나와 공통점 있는 사람 찾기 기능을 Pinterest에서는 사용자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고 이런 속성과 일치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응용 및 개발했습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시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Paul Davison의 Highlight 개발 철학은 클럽하우스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건전하고 성숙한 소통이 정착될 수 있는 SNS로  발전하길 기대해봅니다.  


클럽하우스를 개발한 Alpha Exploration 공동 창업자들은 어떤 이력을 가졌을까요?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Paul Davison은 스탠포드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2007년 스탠포드대학에서 MBA 과정을 끝내자마자 Bain&Company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이후 구글에서 인턴십을 거쳐, 2010년 구글이 인수한 Metaweb Technologies에서 일하다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2012년 직접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Highlight을 만들고, 2016년 Highlight를 Pinterest에 거액에 매각하면서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매각 후에도 2년 동안 Pinterest에서 일한 후에는 암호화폐 플랫폼 Coinlist의 CEO로 일했는데, 그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인터넷에서 하지 않은 일들이 많은데 암호화폐가 그 중 하나’라고 일축한바 있습니다. 2020년 Rohan Seth와 함께 Alpha Exploration를 설립하여 클럽하우스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출처: 각각 트위터, 왼쪽 Rohan Seth 및 오른쪽 Paul Davison>


또 다른 공동 창업자 Rohan Seth은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내 인생의 가장 큰 가치’라고 말합니다. 대학 졸업 후 2004년 제록스(Xerox)에서 인턴십을 했으며, 2006년부터 6년 동안 구글에서 일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구글맵스 등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습니다. iOS와 Android에서 수천 개의 위치 기반 앱이 사용될 수 있도록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설계한 장본인으로 Google Founder Award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구글을 떠난 후 2014년 최초로 고객을 위한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Memry Lab을 설립했습니다.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Memry Labs를 Opendoor에 매각한 후, Paul Davison과 의기투합하여 Alpha Exploration를 설립하여 클럽하우스를 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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