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은 없지만 특정 영역을 최초로 개척하여 진짜 전문가가 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지난번 ‘핫소스 소믈리에’ 편에 이어 이번에는 ‘밀크 소믈리에’인 Bas de Groot를 소개합니다.
세계 최초의 밀크 소믈리에인 Bas de Groot는 낙농선진국인 네덜란드 사람으로 대학원에서 유기농업을 전공한 낙농전문가입니다. 유기농장을 운영하는 한편 농촌과 도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만나고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밀크 소믈리에로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원유를 시음하고 교육하는가 하면, 치즈와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유제품 기업이 제품의 원료가 되는 최적의 우유를 얻을 수 있도록 소의 식단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세계 최초의 밀크 소믈리에인 그는 몇 년 전 우리나라 우유회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한 적도 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밀크 소믈리에가 되겠다고 작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농장이나 젖소마다 독특한 우유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매료되어 연구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한 기자가 그의 글을 읽고 그를 ‘밀크 소믈리에’라고 언론에 소개하면서 얻은 명칭이라고 합니다.
그는 우유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일반적으로 우유의 종류를 이야기할 때 저온살균, 고온살균 등 살균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가 구분하는 방법은 좀 독특합니다. 와인의 떼루와(terroir)에 비유를 하는데요. 떼루와는 토양 또는 풍토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포도주의 원료인 포도가 자라는데 영향을 주는 토양, 기후, 재배법 등을 포괄하는 말입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각각의 떼루와가 다르면 와인 맛이 다르기 때문에 와인은 포도품종 대신 포도가 자란 지역을 상표명으로 붙인다고 합니다. 우유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소의 종류, 사료, 토양, 환경에 따라 우유의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우유는 대량생산품으로 농장에서 짠 우유는 트럭에 옮겨져 공장에 집결되고, 살균처리 과정을 거친 후 가공되어 상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살균방법에 따라 혹은 지방함량에 따라 우유를 구분합니다. 즉 가공방법에 따라 우유를 구분하는 것이죠. 이것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우유의 개념입니다. 그런데 Bas de Groot는 가공법이 아닌 떼루와의 중요성에 착안하여 우유의 개념을 재해석했습니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배운 사고의 틀을 가지고 현상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사고의 틀을 깨지 않는다면 과거만 답습할 뿐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천편일률적 고정관념을 깨고 나만의 시각으로 직업세계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photo copyright. Bas de Groot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