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소믈리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연구하다.

by Future Job

수 천년 동안 쌀은 한국인의 주식이었는데요. “밥 먹었니?”,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안부 인사를 물을 때도 ‘밥’이 들어가고, 건강한 에너지도 ‘밥’에서 얻는다고 인식할 만큼 밥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식생활 변화로 밥 대신 빵이나 파스타를 먹을 기회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량이 점점 감소하고 쌀 공급과잉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명품거리에 등장한 쌀집

%EC%8C%801.jpg < 출처 : akomeya.jp 홈페이지 >

일본에는 쌀의 가치를 높이면서 쌀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2010년 설립된 쌀집 아코메야입니다. 일본은 사라져가는 것들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로 부흥시킨 사례들이 제법 있는데, 츠타야 서점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츠타야 서점은 사양업인 서점을 라이프 스타일 서점이라는 컨셉으로 서점의 가치를 확대시켜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많이 하고 있죠. 아코메야 역시 사라져가는 쌀집을 쌀에 초점을 맞춘 라이프 스타일 샵으로 그 가치를 확대시켰습니다. 쌀을 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쌀집이 사라진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쌀집이 등장한 것이죠.


신개념 쌀집 아코메야는 일본의 명동인 긴자 한복판에 본점이 있습니다. 일본 각지에서 생산된 쌀을 엄선하여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도정하여 판매하고, 커리에 어울리는 쌀 또는 빠에야에 어울리는 쌀 등 요리에 맞게 쌀을 분류하고, 1Kg 미만 소량의 예쁜 선물용 쌀도 판매합니다. 쌀 외에도 식재료, 그릇과 주방용품 등 쌀에서 파생된 다양한 생활 제품들을 판매합니다. 긴자 본점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식재료와 그릇으로 아코메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식사도 판매하는데요,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과 뚝배기에 갓 지은 밥을 식기 전에 맛볼 수 있습니다. 식사 체험을 통해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 거죠.

대지 1@1.5x.png < 출처 : akomeya.jp 홈페이지 >



| 위기를 기회로


아코메야는 외식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셰이크쉑 버거, 덴마크 디자인 스토어인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등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일본에 들여온 Sazaby League라는 회사가 설립했습니다. 아코메야를 둘러보면서 이 회사의 다음 스텝은 해외 브랜드를 일본에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브랜드인 아코메야를 해외에 소개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은 세계 최고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일본 스시도 해외에서 인기죠. 쌀을 매개로 일본다움을 입힌 라이프 스타일을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는 야심은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쌀의 과잉생산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일본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고, 세계적인 일본 브랜드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출처 : akomeya.jp 홈페이지 >



| 밥 소믈리에와 쌀 마이스터


서구 식품의 영향으로 외면받고 있는 쌀을 새로운 컨셉으로 명품화시키는 작업이야말로 쌀을 가장 잘 아는 밥 소믈리에나 쌀 마이스터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밥 소믈리에와 쌀 마이스터는 모두 일본에만 있는 자격증인데요. 밥 소믈리에는 2006년부터 일본 취반협회가 쌀에 대한 지식, 밥을 지을 때의 과학적 기술, 밥의 영양소, 위생관리 등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맛있는 밥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는 자격증입니다. 쌀 마이스터는 쌀소매조합연합회가 주관하며 좋은 쌀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자격증입니다. 쌀을 판매한 경력이 5년 이상 된 사람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쌀의 품질 평가, 도정과 혼합기술, 쌀 보관 방법과 밥 짓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한국에도 일본의 밥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주로 스시를 만드는 일식 요리사들이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은 식품업체 식품개발연구원들 중에 밥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의 도시락과 삼각김밥, 햇반과 같은 간편식 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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