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curator)라는 용어는 원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를 책임지는 관리자를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문적으로 분류, 정리 및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북큐레이터, 뮤직큐레이터 등이 있는데요, 이들은 자기의 활동분야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전문지식을 가진 진짜 전문가입니다.
북 큐레이션 서비스의 선구자는 2003년 문을 연 일본의 츠타야 서점인데요. 기존 서점들이 경제경영, 문학, 역사 등 분야별로 책을 분류했다면 츠타야 서점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책을 큐레이팅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가 테마라면 이탈리아의 역사, 문학, 음악, 미술, 요리, 여행 관련 서적들뿐 아니라 이탈리아 요리 도구까지 한데 모아 진열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자가 관리하기에 편리한 책 분류가 아니라 고객의 관심사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더 깊고 넓은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테마별 큐레이팅은 관심 있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높여 서점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북큐레이터는 책을 단순 분류하는 서점 직원이 아닙니다. 특정 테마에 따라 책을 자유자재로 선정 및 진열하고 고객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 프로페셔널입니다.
최근에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소규모 책방들이 부활하고 있는데요. 서점 주인의 전문지식과 취향에 맞는 책들로 구성된 서점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관련 서적을 다루는 서점, 여행을 테마로 한 서점, 인문사회과학 책들을 중심으로 소통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서점, 독립출판 된 서적을 모아놓은 서점 등 소형 전문 서점들입니다. 보유한 책의 내용을 모두 꿰뚫고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추천까지 해줄 수 있는 책방 주인이라면 진정한 북큐레이터라고 할 수 있죠.
뮤직큐레이터 역시 목적에 맞는 음악을 자유자재로 선정하고 구성하는 전문가인데요. 호텔, 매장, 카페 등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곳의 음악은 고객을 위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음악이 구매자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을 이끌어 내기 때문입니다.
뮤직큐레이터는 리듬, 템포, 익숙한 노래와 그렇지 않은 곡의 비율, 계절과 시간, 아티스트의 성별 등을 고려하여 고객의 요구에 적합한 곡들을 선정하여 재생목록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티스트를 찾고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아 자기개발에 힘써야 합니다. 뮤직 큐레이터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갖기에 적합한 직업이지만 때로는 좋아하지 않는 음악도 들어야 하고 재생목록을 만들 때는 자기의 취향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패턴 큐레이터는 색상, 디자인, 패턴 및 인쇄물 제작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말하는데요.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고 만들어내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제작하고, 이런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기업의 목적에 맞게 큐레이션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홀리 우드, 산호초, 화이트 라벤더처럼 구체적 주제별로 다양한 이미지를 모으고 고객이 요구하는 디자인을 큐레이션한 후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내는 일을 합니다.
큐레이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사람의 취향과 감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객 니즈에 맞도록 유연하게 큐레이팅할 수 있는 기획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이 AI보다 뛰어난 것은 기획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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