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어를 도둑맞고 싶지 않다면?

FP In-sight 전경진 매니저_스타트업에게 IP가 필요한 이유

퓨처플레이의 In-Sight 전달하는 연재 시리즈 'FP In-Sight'
퓨처플레이 member들의 스타트업 씬과 업(業)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활짝 오픈합니다.

이번 주 In-Sighter는 퓨처플레이 Innovation Business Team의 전경진 IP 매니저입니다.



지식 재산권, 스타트업 성장에 정말 필요할까요?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는 분들께 다음 세 가지 키워드를 던져보려고 합니다.

사업 보호, 기업 가치, 인력 유출


ㅂㅂ.png 사업 보호, 기업 가치, 인력 유출 (이미지 출처: 퓨처플레이)


스타트업은 시장 기회를 발굴해 차별화된 역량에 기초한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 혁신 성장을 하는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차별화된 역량에 기초한 새로운 방법, 정말로 '우리만' 찾을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절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일까요?


ㅈㅈ.png IP를 보유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이미지 출처: 퓨처플레이)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에게 IP는 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A가 있는데, 관련 IP가 하나도 없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후발 기업의 모방을 억제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경쟁사로부터 주요 인력을 빼앗겨 해당 기술의 구현 기회를 놓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크고 작은 분쟁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성장 보다는 쇠퇴하게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요.



ㄱㄱ.png IP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이미지 출처: 퓨처플레이)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B는 관련 I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후발 업체들의 모방을 억제할 수 있고, 주요 인력이 유출되는 경우에도 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해당 기술에 대한 시장 규모가 커질 경우 협상 단계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도 있겠지요.


‘차별화된 역량에 기초한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혁신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에게 IP는 사업 보호 및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고 인력 유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듯 2017년 전미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최초 IP 등록 후 스타트업의 5년간의 고용률은 54.5% 증가, 매출은 79.5% 확대, 3년 내 투자 받을 확률이 47% 증가했다고 합니다. 2016년 MIT Innovation Initiative에서는, IP를 보유한 기업의 성공률이 IP를 보유하지 않은 기업보다 무려 35배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IP를 통해서 사업 영역의 '경쟁 우위(Unfair Advantage)'를 잘 강조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식재산권', 무형의 자산? 미래의 수익!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식재산권을 무형의 자산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의 자산이라는 뜻인데요. 이는 보이지 않는 ‘미래의 수익’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스타트업계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흔한 사례들입니다.

사례 1. 시장 기회를 발굴하여 열심히 했더니, 어느새 시장이 확대되고 다른 스타트업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자본과 영업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그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사례 2. 시장 기회를 발굴하여 열심히 했더니, 다른 스타트업들과 몇 개의 대기업도 같이 시장에 참여하였고 이에 따른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두 가지 사례 모두에서 IP가 없는 스타트업은 경쟁력 부재로 도태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기업용 문자 메시징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I사의 경우, 해당 기술에 대한 IP를 미처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사본 -evil-businessman-stealing-business-idea.jpg IP 확보가 중요한 이유 (이미지 출처: iconscout)


시장 규모가 4~500억 원이 되자, I사의 고객사들이 해당 시장에 경쟁자로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기업용 문자 메시징 시장 규모는 1조 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추정되지만, I사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입니다. 결국 기술 장벽을 구축하지 못해서 시장 점유율을 뺏기게 된 것입니다. (이후 I사는 본격적인 IP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IP가 있는 스타트업은 어떨까요?


경쟁에서 살아남아 해당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하여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로열티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상장을 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IP가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무선 이어폰 제조업체 P사의 경우 구글, 애플, 삼성 등에 밀려 매출이 부진해지자 직접 생산을 포기하고, 보유 IP를 기반의 로열티 수익 창출 모델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했습니다. 만약, P사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하게 된다면 애플의 제품 판매량만큼의 로열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이는 P사가 직접 생산했을 때 발생하는 수익보다 더 클 것입니다.



스타트업과 IP는 결이 같습니다



스타트업 씬에 발을 담은 지 이제 3개월이 되어갑니다. 퓨처플레이에서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스타트업과 IP는 그 결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미 있는 문제를 남보다 빨리, 차별화된 역량으로 푸는 것’이 스타트업이라면, ‘새로운 기술에 독점권을 허용하는 것’이 특허입니다. 다시 말해, 특허는 스타트업에게 해당 기술에 독점권을 주는 기회입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이 보편화되기 전에 ‘캐시(cache)’의 개념을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에 적용한 발명은 특허 등록될 수 있습니다. 운송 공유 기술이 보편화되기 전 출원된, ‘특정 사용자에 대한 출력 구성을 결정하고, 사용자에게 차량이 진행될 때 출력 구성을 표시하는 것’에 대한 발명은 등록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만큼, ‘좋은 IP(등록 권리 범위가 넓은 IP)’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서는 M&A 등을 통한 기술 조합으로 서비스 구현이 용이합니다. 이에 따라 사업을 보호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IP가 필요합니다. 역사적으로 경제적 위기가 도래한 이후에는 선진국들의 특허 분쟁이 가속화됐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의 우위를 가져가려는 것입니다.


더욱이, 스타트업이 포진해있는 영역들은 대개 ‘미래 가치가 높거나’, 혹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향후 분쟁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좋은 IP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분쟁에 휘말려 사업 영역을 보호하지 못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IP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사항들을 아래에 제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1. 모방이 가능한 기술이라면, 출원하라.
2.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는 넓은 권리 범위로 특허 등록될 확률이 높다. 빠른 출원일을 확보하라.
3. 출원을 하지 않은 기술 개발 내용에 대해서 인터넷/외부 매체 등에 너무 상세한 기술을 삼가라. 내가 설명한 내용으로 인하여 내 특허가 거절될 수 있다. 출원을 한다면 해당 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원하라.
4. 내 IP를 가장 잘 알고, 내 IP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이다. 특허 대리인에게 충분한 자료 및 설명을 제공하고, 의견 제출 통지서 및 그 의견서를 꼼꼼하게 확인하라. 그리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요청하라.
5. 직무발명보상규정을 수립하고 해당 규정에 따라 적법한 보상과 승계/양도를 진행하라.
(직무발명보상규정: 직무 발명 시 이에 대한 보상하는 방법이나 규칙 등에 대하여 기록하는 서식_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전경진 Kyungjin Chun

- 알티캐스트 특허 전략/분쟁 담당

- 파이특허법률사무소 특허 담당

- 인하대학교 정보통신공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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