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쉐아르 Jan 10. 2017

신화 대전

신화 속 인물에 대한 가벼운 서베이

우리는 모두 옛날이야기라는 형태로 신화를 접하며 자라왔습니다. 제우스나 허큘리스와 같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을 알게 되고, 토르나 로키처럼 신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즐깁니다. 그렇게 신화는 우리와 떨어질 수 없습니다. 


작년에 Neil Gaiman의 <American Gods('신들의 전쟁'이라 번역됨)>를 읽으며 새삼 신화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그 관심의 연장선입니다. 조 지무쇼라는 일본 사람이 세계 7가지 종류의 신화를 정리한 책입니다. 가볍게 다양한 신화를 흩어보는데 도움을 줍니다. (더불어 American Gods가 얼마나 탁월하게 신화를 변용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7가지 신화는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 켈트 신화, 인도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이집트 신화, 그리고 크툴루 신화입니다. 이 신화들 속에 등장하는 신이나 영웅 109명의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H.W.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속에서 창작된 크툴루 신화를 포함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중 가장 잘 알려져 있지요. 북유럽 신화는 최근 마블 때문에 인기가 있습니다. 토르, 로키, 오딘, 헤임달 등. 마블의 캐릭터는 신화 속 설정과 거의 유사합니다. 켈트 신화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더왕 전설에 등장할듯한 분위기의 드루이드교에 전해진 이야기입니다. 인도 신화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에게는 친숙합니다. 시바, 비슈누, 브라마 등이 등장하지요. 불교 신화라 생각되는 아수라도 사실은 인도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노아의 홍수 이야기의 원형이 담겨있지요. 이집트 신화도 꽤나 알려져 있습니다. 라나 오시리스, 호루스 등이 이집트 신화 속 주요 신인데, 요즘은 뜬금없이 호루스의 눈(전시안)이 음모론에 자주 회자됩니다. 


크툴루 신화가 독특합니다. 러브크래프트가 미국 인디언 신화에 영향을 받아 창작한 세계인데 이후 여러 작가들이 살을 붙이고 정리를 해서 또 하나의 신화 체계를 이루었습니다. 어떻게 신화 안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와 상징이 담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크툴루 신화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책은 쉽게 읽힙니다. 옛날이야기의 모음 같은 느낌이지요. 그래도 각 신화의 배경 설명이나, 흥미로운 주제들(예를 들어 신의 무기들)을 잘 정리했습니다. 번역은 평이한데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툴루'라 보통 쓰이는 이름이 있는데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옮겼을 것으로 짐작되는 '크툴후'를 사용합니다. 이외 통용되는 용어가 있는데 일본어 책을 옮기면서 다른 용어를 쓴 부분들이 보입니다. 관련 분야의 조사를 안 한 것 같더군요. 각 인물 별로 너무 간략하여 깊이가 없어 보이는데 그건 원작의 한계일 테고요. 


신화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 날 때 들추어보기에 좋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의 신화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따로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일단 신동흔 저 <살아있는 한국 신화>를 구입했습니다. Jake Jackson의 <Myths and Legends>도 올해 읽을 책 중 하나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콰이어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