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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Jul 09. 2017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JCS 첫 번째 이야기

저 스스로 덕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살짝 덕후질을 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예수 그리스도 슈퍼스타' 영어 발음으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라는 뮤지컬입니다. 앞으로 줄여서 JCS라 부르겠습니다.


JCS는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작곡하고 팀 라이스가 작사를 했습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여러 개의 명작을 만들어냈지요. 캣츠, 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에비타 등이 유명하지요. 그중 여러 작품의 작사를 팀 라이스가 했습니다. 만났다 헤어졌다를 하긴 했지만 뮤지컬 역사에 기록될 명콤비라 할 수 있지요.


이 뮤지컬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는 링크된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아닐까 싶네요. 막달라 마리아가 부르는 곡입니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상의 배우는 역대 마리 아중 최고라 여겨지는 이본느 일리만입니다.


웨버와 라이스는 1965년에 첫 작품 "The Likes of Us"라는 뮤지컬을 만들었지만 상영은 못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요셉과 드림코트"를 만듭니다. 이 뮤지컬은 크게 히트 치지는 못했지만 두 사람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만든 세 번째 작품이 바로 JCS입니다. 대부분 JCS를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이나 영화로 처음 접하겠지만, 원래는 1969년에 영국에서 뮤지컬 콘셉트의 록 오페라 앨범으로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미국에는 1970년에 발매되었고요. 왼쪽 커버가 초기 발매 시의 커버입니다. 저는 재발매된 앨범을 가지고 있는데 오른쪽의 하얀색입니다.  

첫 앨범을 만들 때 웨버가 처음에 원했던 사람은 존 레넌이었다고 하네요. 레넌이 오노 요코가 마리아를 맡지 않으면 예수 역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계약이 틀어졌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결국 예수 역은 딮퍼플의 보컬인 이언 길리언에게 돌아갑니다. 아마존 등에 남겨진 리뷰를 보면 아직도 많은 이들이 70년판이 JCS의 결정판이라 하지만 그건 오리지널판에 대한 동경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음반에 대한 비교는 나중에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 73년 영화 OST와 96년 런던 캐스팅을 추천합니다. 2012년 아레나 공연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아직 음반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70년에 발매된 음반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위에 소개한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빌보드 13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이 작품을 올리려다 저작권 문제로 금지당합니다. 마침내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이 됩니다. (사실 미국 공연의 성과는 좋지 않았지만, 영국의 공연이 완전 히트를 쳤지요.) 이후 최근까지 JCS는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공연되었습니다. 수십 종의 음반이 발매되었고, 1973년, 2000년, 2012년 세 번 영상으로 남겨집니다.


한국에 들어온 건 80년대 초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고등학생이던 막내 누나가 단체관람으로 공연을 보고 왔고, 당시 유다 역을 맡았던 김도향 씨가 티브이에 나와서 슈퍼스타를 부른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제가 직접 본건 84년 고1 때였습니다. 추운 겨울날 혼자서 봤지요. 당시 집 상황이 뮤지컬을 보러 갈 형편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표를 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직장 들어간 누나를 졸랐을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에선 JCS의 초연 때 예수의 부활이 없는 것과 예수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했다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이 반대를 했는데, 국내에서는 다수의 기독 연예인들이 이 뮤지컬에 출연했다는 겁니다. 이때 예수 역을 맡았던 이종용 목사에 의하면 공연 전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내던 당시 관례 대신 얼마 전 소천하신 하용조 목사가 예배를 드렸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한국에서는 이 뮤지컬을 굉장히 기독교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빌라도 역을 맡은 유인촌 (

제가 본 공연의 배역은 예수-이종용, 유다-추송웅, 마리아-윤복희, 헤롯-곽규석, 빌라도-유인촌이었습니다. (네. 그 유인촌 맞습니다.) 유인촌은 빌라도 역을 꽤 오래 맡았습니다. (참, 그땐 좋아했었는데 말이죠. 사람은 오래 지켜봐야 하나 봅니다.) 아직도 '유다의 죽음'을 부르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추송웅 씨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정말 추송웅 씨는 대단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노래와 연기도 좋았고요. 사진을 찾고 싶지만 검색하니 안 나오네요. 혹시 가지고 계신 분 공유 좀 부탁합니다.


아쉽게도 무대에서 JCS를 본건 이 공연이 유일합니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해야겠지요. 뉴욕 옆동네인 보스턴(네 시간 거리)에서 19년을 살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 JCS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뮤지컬은 여러 편 봤는데 말이죠. 언젠가는 보겠지요.

대신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테드 닐리가 예수 역을 맡은 73년판은 최소 100번은 본 듯합니다. 고등학교 때였나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아 청계천에서 불법 비디오를 구했습니다. 왜 길가는 사람 붙잡고 좋은 비디오 있어요 하던 그 사람들이요. 참고로 그 좋은 비디오는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JCS 비디오를 팔았다는 게 의외이긴 합니다.  이 비디오는 재생이 안될 정도로 열심히 봤습니다. 지금은 DVD로 가지고 있습니다.

2000년도에 영상화가 되었습니다. 1973년판이 영화의 분위기라면 2000년판은 무대를 옮긴듯한 느낌입니다. 예수 역을 맡은 글렌 카터에 대한 평이 안 좋지요. 마리아 역의 르네 캐슬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2012년 영상화가 한번 더 되었습니다. 2012년의 아레나 투어를 영상화했는데 영상이나 노래나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합니다. 하지만 무대 배경을 완전 현대적으로 바꾸었기에 JCS를 처음 접하는 영상으로는 추천하기가 주저됩니다. 1973년 판을 먼저 보고 2012년 판을 보는 게 좋습니다. 2000년 판은 스킵해도 아쉽지 않지만, JCS 팬이 된다면 어쨌든 찾아보게 될 겁니다.  

 

왜 이렇게 이 뮤지컬을 좋아하냐고요? 글쎄요. 노래도 좋고 연기도 좋고 메시지도 좋고 다 좋습니다. 기독교인은 물을 겁니다. 이 뮤지컬이 성서적인가? 성경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뮤지컬이 기독교인에게 도움이 되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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