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Sep 06. 2021

글쓰기 근육을 단련시키는 방법

신나게 글쓰기

월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큰 절망에 빠지고 마는 편인데 오늘 아침도 그랬다. 일어나자마자, 몸에 존재하는 모든 수분을 즙 짜내듯이 배출시키고 체중계에 올랐다.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제발', 이라고 외치며. 물론 그런 긴장감과 압박 속에서 확인하는 건, 어제보다 급격하게 오른 숫자뿐이다. 어마어마하다. 제기랄, 토요일 오전에 비해서 무려 1.4킬로나 증가했다. 맙소사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되는 거다.


어떻게 뺀 살인데, 이런 파국적인 결말을 맞게 되다니, ‘신이시여 정녕 나를 버리나이까’라고 절망하듯 과장 연기를 펼치던 지난겨울 어느 연극 무대의 오래된 조연처럼 나는 자포자기의 늪으로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새로운 각오를 다시 다졌다. 이번주야말로 제대로 정신을 차려 보자고, 다이어트 그까잇 거 얼마나 힘든 일이냐고, 2년 동안 무려 20킬로그램을 뺀 사람이 고작 1.4킬로그램에 실망해서는 되겠냐고. 나는 이런 근거 없는 다짐을 외쳤다.


그렇게 외쳤지만 오늘 아침에도 나는 30분이라는 늦잠의 달콤한 유혹에 빠졌다. 30분이라는 시간이 가진 부피를 생각했다. '그래,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글 한 편 정도는 충분히 짜낼 수 있겠어.' 아까 몸에서 모든 즙을 짜냈던 것처럼, ‘그저 쪼면 되는 거야. 자, 집중하자고 생각을 모아. 오늘은 어떤 글을 쓸지 글감부터 떠올려보자고.’ 매일 아침마다 공지하는 채팅방의 쪼봇(방장 봇)처럼 나를 쪼아댄다.


결정 끝에 생각을 수집하려 애썼다. 하지만 아침 체중계의 충격적인 숫자 때문인지 바닥으로 꺼진 마음이 회복되지 않았다. 이 무거운 마음을 빨리 회복해야 글이 써질 텐데, 아무리 재촉해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 글은 쓰는 게 아니라 써지는 거다. 그래, 몸이 하는 일이다. 그러니 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수동적인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제기랄, 출근이나 하자고’라고 생각하니 박노해의 <걷는 독서>가 떠올랐다. '박노해처럼 걷는 일'이란 무엇일까, 이 방법 역시 공상하며, 나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을 외롭게 걸었다. 가을길은 늑장을 부려서 달콤할지라도 외롭다. 왠지 분위기가 풍경을 서글프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게다가 바람까지 가을처럼 서늘하게 불어왔다. 담벼락에 붙은 담쟁이들이 바람에 흔들흔들거렸다. 그러나 절대 은행나뭇잎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순간, ‘단련’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내 신체는 지금 단련 중이다. 체중계의 숫자는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만 그것은 지극히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런 숫자적인 것에 휘둘리는 이유는 내 몸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역시 하루키처럼 어떤 정기적인 루틴을 행사해야 했다. 수영이든 마라톤이든 박노해의 걷는 방식이든 나에겐 그런 신체를 단련하기 위한 것들이 필요했다.


그런데, 돌이 커보면 지난 주말에 꽤 많은 시간 - 상대적이긴 하지만 하루 약 1시간 정도쯤? - 을 걷는데 투자했다. 토요일 대낮까지 침대에서 뒹굴거렸으나, 눈을 뜨고 1분도 채 지나기 전에 반성 모드로 돌아간 후, 곧바로 걷기에 나섰다. 물론 걷기라고 썼지만 산책에 꽤 가까운 것이었지만, 어쨌든 침대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한 시간 이상을 가을 뙤약볕 아래에서 걸었고 등에서 땀이 송골송골 배어 나올 정도로 오래도록 걸었다. 그러다 도착한 곳이 도서관이었으니, 내 발걸음이 만든 상상력이 고작 그것뿐이었다는 사실, 독서와 글쓰기는 나와 땔 수 없는 사이라는 사실을 깊이 자각하게 됐달까.


얘기가, 잠깐 엉뚱한 곳으로 빠지긴 했는데, 이제 이야기가 결론으로 치달을 분위기도 그럭저럭 만들어졌으니 정리하자면, 신체의 단련이라는 측면을 꽤 강조하고 싶었다. 이곳에서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대다수가 글을 쓰는 사람들일 것이다. 순수하게 글을 읽으려는 사람은 거의 브런치에서 사라졌으니까. 명확한 근거는 없다. 그냥 그럴 거라고 추측하지만 맞아떨어질 공산이 크다. 출판계의 현실과 브런치의 분위기도 엇비슷하게 흘러간다고 믿으니까. 글을 쓰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글을 소비해준다고 믿기에.


아무튼, 글을 쓰는 사람에게 나는 단련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오랫동안 이 바닥에서 롱런 하고 싶다면, 몸부터 건강하게 만들고 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내가 20킬로그램 이상을 몇 년에 걸쳐서 뺀 이유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경험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저 건강하고 꾸준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게 더 컸다. 이 싸움은 질기고 오랫동안 펼쳐질 것이며, 그 무대는 사각형이지만 동서남북 어디로도 경계를 찾을 수 없는 그러니까 도망칠 곳이 없는 싸움이라 생각했기에, 어차피 그런 경계 없는 싸움이라면 몸을 강하게 단련시켜야 마음도 그 박자에 맞춰줄 거라 믿었기 때문에.


하루키처럼 흔들리지 않고 글을 쓰려면 너무 쓰는 곳, 그러니까 정신적인 면에만 집중하려 하지 말고, 몸부터 만들어오자. 몸에 건강한 탄력이 붙어야 마음도 따라와 줄 테니까. 즐거운 기분과 재미란 몸과 마음의 비슷한 높이에 달려있으니까. 아침 출근길, 담벼락을 강하게 흔들던 바람의 위협에도 절대 굴하지 않은 담쟁이의 굳건함처럼 나는 오늘도 몸을 단련시킬 테다. 즐겁게 글을 오래도록 쓰기 위해.


물론, 함께 단단해지고 싶다면 내가 운영하는 ‘신나는 글쓰기’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신나는 글쓰기 7기 신청은 아래에서

https://forms.gle/oViSzUxYyUmByLsH6


* 유영님의 신나는 글쓰기(신글) 공식 응원가 소개합니다.

달려온 글린이 들 한자리에 모여 앉아~♬
즐거워 손뼉 치며 함께 보는 신글방~ ♬
해처럼 밝게 써라 신나는 글쓰기~ ♬
손짓해 사랑 주는 글린이 신글 5기~ ♬
신난다 재미난다 글린이 신글 5기~♪♩♬




공심재 '신나는 글쓰기'에서 쓰세요!


여러분! 어디에서 글을 쓰시나요? 세상엔 글쓰기 모임이 참 많습니다. 수요에 따라 모임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거듭하겠지만, 글쓰기 모임은 독서 모임만큼이나 많습니다. 여러분은 운영자에 대한 신뢰 때문에 모임을 신청하시나요? 아니면, 그 모임에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신청하시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글감을 찾기 어려워서인가요? 각자의 사정이 참 궁금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신나는 글쓰기'는 늘 변화를 모색합니다. 매 기수마다 새로운 커리큘럼을 연구하니까, 글감을 찾기 어려운 분들은 신선한 기분으로 마음을 재무장할 수 있겠네요. 두 번째는 재미, 즉 신나는 감정입니다. 끝끝내 내가 목적한 바를 이룬다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신나는 글쓰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문우분들과 함께 성장하면서요.


글쓰기가 재미있지 않은 것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자기 검열에 빠지게 하고 쓰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쓰는 일이란 오직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글쓰기 모임 운영자를 위한 길도, 함께 쓰는 문우들을 위한 일도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 여정 한 번 떠나보시기 않겠습니까? 즐겁고 신나게요. '신나는 글쓰기'에서요.




신나는 글쓰기 운영자 소개



'신나는 글쓰기`는 4주 동안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꾸준하게 글을 쓰는 모임입니다. 


모임 혜택

- 1회 온라인 글쓰기 특강 무료 제공 (1시간 이상)

- 팀별 대항전 : 공팀 vs 심팀(우승팀에게 마일리지 제공)

- 주 3일 글쓰기

   - 주 3일 글쓰기 /  주 1일 아티스트 데이트 체험하기

- 보드 게임

   - 주별 미션 완수자(3회  글쓰기) 당일 미션 완료자만 보드 게임 참여 가능(경품 제공)

   -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공리지(마일리지) 지급

- 총 12회 미션 완수자 최종 서바이벌 퀴즈 참가 가능

    - 우승자에게 책 한 권 선물

    - 준우승자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 한 장 선물

- 개인당 월 1회 이상 댓글 응원, 칭찬, 격려 피드백, 무조건 한 가지 칭찬

- 다양한 테마의 커리큘럼 제공


신청 기간

~9/26(일)


모임 기간

9/27(월) ~ 10/22(금)


참여 방법

  4 Phase로 나누어 글을 씁니다.


- Phase-1 : 09/27(월) ~ 10/01(금) 3회 글쓰기/1회 아티스트 데이트하기

- Phase-2 : 10/04(월) ~ 10/08(금) 3회 글쓰기/1회 아티스트 데이트하기

- Phase-3 : 10/11(월) ~ 10/15(금) 3회 글쓰기/1회 아티스트 데이트하기

- Phase-4 : 10/18(월) ~ 10/22(금) 3회 글쓰기/1회 아티스트 데이트하기


글쓰기 무료 특강 및 서바이벌 퀴즈 이벤트

  - 10/21(목) 저녁 8시 ~ 10시


커리큘럼 안내

  - 7기 테마 : 문학적 감수성 기르기 (참고 서적 : 생 택쥐페리 <어린 왕자>)

    12가지 고유의 글감을 드립니다.

    *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만,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의 테마 소개


  - 8기 테마 : 실용적 글쓰기 (12가지 실용적 글쓰기 훈련 기술 제공)

  - 9기 테마 : 쓸데없는 글쓰기 (12가지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쓰고 나면 도움 되는 글감 제공)

  - 10기 테마 : 철학자 이해하기 (한 명의 철학자 깊이 공부하기 : 비트겐슈타인 편)

  - 11기 테마 : 우주로 나아가기 (참고 영화 : 인터스텔라)

  - 12기 테마 : 진정한 행복이란? (참고 영화 : 행복을 찾아서)

  - 13기 테마 : 나는 누구인가? (참고 서적 :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

  - 14기 테마 : 신과 영웅, 상상력의 원천 (참고 서적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 15기 테마 : 부자 되기 (참고 서적 : 돈의 속성)

  - 16기 테마 : 역사 (참고 서적 : 향후 업데이트)

  - 17기 테마 : 건강 (참고 서적 : 향후 업데이트)

  - 18기 테마 : 길게 쓰기 훈련 (참고 서적 : 열 문장 쓰는 법)

  - 19기 테마 :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참고 서적 : 향후 업데이트)

  - 20기 테마 :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음악 12곡과 함께 하는 글쓰기)


금액 안내

 - 모임 참가비 : 3만 원(장기 신청자 할인 혜택 제공)


문의는 아래 플러스 친구로 부탁드립니다.

https://open.kakao.com/me/gongsim


� 지금 도전해보세요.


생각을 72시간 안에 실행하지 않으면 실행할 확률이 1%라고 합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https://forms.gle/oViSzUxYyUmByLsH6


매거진의 이전글 열심히 쓴 만큼 보상받도록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