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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Sep 11. 2021

마음 창고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드려요

마음 창고


식탁 위에

반창고를 올려놓았습니다


피붙이 형제들과 막 헤어졌거든요

보고 싶다면 가슴에 붙여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언젠가, 가능하다면

우리 같이 식사해요 불은

하얗게 꺼져 있고 와인 잔은

홀로 반짝거릴 테지만요


나는 가만히 서서

요리와 섞일 시간을 생각합니다


나른한 재료, 하얀 대문, 은빛 하늘,

처방전에 새긴 안부의 자국,

접시에서 파란 즐거움이 한때나마

살짝 붙여졌다, 이내 떨어졌어요


근사한 액자에 걸어둬요

모든 내일들일랑


금색 노을이 떠오르는 순간

눈물 한 방울을 와인 잔에 따르면서요


그래요

우리, 짧은 인사라도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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