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다만 얼어붙을 뿐
사라져가
늦은 시간 속에서 검은 먼지만이
파도처럼 달려와
사라져감
내동댕이쳐짐
덩그렁 너는
달리는 이삿짐 속에 누워 손을 흔들었어
나는 멀리, 비교적 안전한 거처에 앉아서
네 손이 부스러기가 될 때까지 가만히 지켜봤어
고통은 없어 다만 여행을 떠날 뿐이니까
오늘 아침, 지난겨울 네가 써놓은
눈물로 봉인된 자국, 아... 너의
너그러운 용서가 배달됐을 때 나는
시장에서 열심히 장을 보는 중이었어
우리, 결국 운명에 결박당하고 말았네
그래 시간은 늘 봉인되어 있겠지
그래서 더 고요하게 얼어붙어가는 거야
그게 우리의 문제라면
더 깊게 무수한 거짓말 속으로 편입되어야 하겠지만
너는 계속 겨울이고
나는 계속 여름이고
그게 우리의 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