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창문을 열었어요 당신이

오랜만에 찾아온 거라고 믿고 싶은

내 미소를 바깥쪽에 내던져보고 싶었거든요

대체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지 궁금해서요


몇 년에 한 번씩 무엇이든 잊고 싶어지는 날

폭설처럼 매섭게 생긴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약속

그런 개념이었어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안방은 자신의 등을 내어주곤 난방이

되지 않는 거실에 방석을 넓게 깔아놓았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지난겨울 잠들어버린 화산의 돌무더기를 생각하며

꼬박 사흘을 눈을 뜬 채로 앓아누웠습니다


아무리 마루 바닥의 틈을 메워도

한기는 연기처럼 피어올랐죠


발 끌이 시려서

산꼭대기 위에서 위태롭게 땅 밑을 바라다보면

결국 경사들이 아래로 눈사태처럼 미끄러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은

가장 낮은 방구석에 앉아서

작은 문틈 사이로

나의 마찰음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그 소리는 아마 유통기한이 꽤 짧았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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