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May 18. 2022

인플루언서 따위 개나 줘버려라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인플루언서인지, 그냥 인플루언서인지 아무튼 또 떨어졌다. 브런치 작가 통과도 단 번에 된 사람인데, 인플루언서는 벌써 두 번째 탈락을 겪었다.


인플루언서의 정의가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역할을 주도하게 되며, 네이버와 인플루언서 간에 어떤 행위가 이루어지는지 미뤄 짐작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또 탈락했다. 무엇이든 떨어지면 기분이 꽤 나빠진다. 아니, 대체 떨어진 사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국내 오백만 노션 인구 중에서 그래도 내가 10명이 되지 않는 노션 공식 엠버서더라는 직함을 가졌는데, 나에게 인플루언서 자격이 없다면 대체 누가 인플루언서가 된단 말인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인플루언서에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다. 그저 기분이 나쁘고 인플루언서의 선정 자격이 대체 무엇인지 공정하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솔직히 대박 짜증 난다. 그러니 앞으로 인플루언서에는 절대 도전하지 않을 작정이다. 인플루언서가 안 된다고 해서, 실제로 내가 인플루언서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는 건 아닐 테니까.


나는 노션 책을 두 권 냈고, 첫 번째 노션 책은 5쇄를 찍을 예정이고, 휴넷에 강의를 론칭했고, 강의 플랫폼 기업인 커넥트밸류에 노션 강의를 론칭했으며 게다가 가장 중요한 MKYU에 강의를 론칭할 예정이고, 또한 노션 공식 엠버서더이고 신세계 백화점 문화 아카데미에게 돈 받고 노션으로 템플릿을 제작해 주고 있으니까. 아쉬울 건 하나도 없다.


나는 개발자다. 개발자는 개발 툴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든다. 제품은 윈도우즈 운영체제하에서 작동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iOS, 안드로이드)에서 작동되기도 한다. 그런데 노션을 사용하게 되면서 개발자에게 혁명이 열렸다. 아무리 간단한 소프트웨어라 할지라도 보통은 한 달 이상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데, 노션을 사용하면 거짓말하지 않고 1일에서 길어야 2일이면 제품이 완성된다. 거의 완벽한 형태로.


업무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적당하고 개인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기에도 노션은 부족함이 없다. 내가 노션 엠버서더라고 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내 분야를 노션에 먼저 실험적으로 적용해 본다. 일종의 가상 시스템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MVP를 노션에서 검증해 보고 템플릿을 제작한 후, 대중에게 배포한다.


지금까지는 무료로 템플릿을 만들어서 배포했다. 물론 앞으로도 개인에게는 노션 템플릿을 무료로 제공하겠지만, 기업이나 단체에게는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사실 완제품의 판매보다는 외주 성격의 프로젝트가 더 맞다. 하지만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는 것만큼 노션 템플릿 제작에는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개발자에게나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발주처 모두에게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노션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물론 노션을 잘 안다고 해서, 기능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고 해서 묘기 부리듯 템플릿을 제작하지는 못할 것이다. 컨설팅을 통해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제대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재능의 영역에 해당될 테니까. 그 부분에서 노션과 내가 가진 장점의 조합이 드러난다.


코드를 만들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는다는 건, 개발 생태계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는 문제다.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는 것도 그리고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고객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다.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튀어나온 요구사항 때문에 개발자는 괴로움을 겪게 되는데, 노션을 사용하면 그런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 그래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재반영하는 문제도 큰 장점인 것이다. 이번 신세계 아카데미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노션의 장점을 대부분 활용했다. 예쁜 디자인, 페이지의 구조, 데이터베이스가 제공하는 관계형과 롤업, 그리고 수식, 다른 툴과의 공조에 이르기까지. 나는 노션이 가진 대부분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했다.


노션은 고객의 가치를 빠르게 구현한다. 그래서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빠르게 교정이 가능하다. 코딩이 아니기 때문에 문서 편집하듯 수정하면 되는 문제기 때문에 수정에 발생되는 비용도 비교적 적다. 나는 그 부분을 이번 신세계 프로젝트를 통해서 실제로 경험했다.


개발자에게 어쩌면 노션은 또 다른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다양한 디지털 툴을 잘 다루는 개발자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디자인 감각이 가미된다면 더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이번 신세계 프로젝트에서 노선뿐만 아니라 디자인 툴인 캔바까지 활용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에 탈락하고 나서 분노에 휩싸인 감정으로 이 글을 시작했지만,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지 않아도 인플루언서가 상징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노션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따위 인플루언서는 되지 않아도 내가 가진 감각과 재능의 세계를 믿으니까. 내 스타일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