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의보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최악의 미세먼지를 뒤집어쓴 서울의 아침......

외출을 자제하라는 뉴스의 자막이 눈에 뜨인다.


"오늘 회사 안 가도 되는 건가?" 가끔은 꾀병을 부리고 싶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티비를 바라본다.

현실성 없는 멘트를 날리는 사무적인 앵커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희뿌연 먼지 더미 속으로 뛰어든다.


"아뿔싸! 마스크를 못 챙겼네......"


내 얼굴이 썩는 것 같다.

헛기침을 연신 뱉어낸다.

더러운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콧속에서 시커먼 것들이 들락날락 거린다.


"지금 무방비 상태인데 큰일이네......"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려야 하나?

아예 숨이라도 쉬지 말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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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어릴 적 부르던 동요 하나가 떠오른다.

더 이상 우리가 찾는 깨끗한 나라는 없다.

하얀색이 파란색을 차지했다.

아파트도 하얗고, 도로도 하얗고

한강 다리도 하얗고 강물도 하얗게 변했다.

깨끗한 것들을 덮어 버리는 순백색의 가루들......

순도 100%의 불순물이 온 천지를 덮는다.

내 몸도 하얗게 그리고 창백하게.....


동심의 세계도 잠시뿐, 꿈 속에서 깨어난다.


출근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로 변해야 할 때

눈을 가리고 마음을 가리는 것보다

차라리 코를 가리고 입을 가리는 것이 쉽다고......

미세먼지 따위야 아무렇지도 않다고..


마지막 주문을 건다.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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