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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Mar 11. 2019

딴짓 비밀결사단을 결성하다

줌바 댄스 배우러 가볼게요

오늘 딴짓 매거진 글은 조앤코치님이 작성하셨습니다.

https://blog.naver.com/joanenglish




"팀장님. 오늘 줌바 댄스를 배우는 날이에요. 좀 전에 주신 일은 내일까지 처리할게요. 퇴근하겠습니다." S는 후다닥 가방과 옷을 챙기며 나오는데 뒤통수가 따갑다. '분명히 식사 자리에서 반주를 안주 삼아 흉을 보겠지. 아침에 낸 보고서에 오타 무더기와 다른 보고서의 짜깁기 흔적이 발각되었으니'라고 불안해할 것이다. 그녀의 걱정처럼 팀장님은 뒤에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댄스는 왜 한데? 여유가 있구먼. 이그.. 일이나 좀 잘하지...'


S는 S라인을 얻겠지만 중요한 것을 놓쳤다. 그건 바로 직장 내 딴짓은 비밀결사단의 형태여야 한다는 것. 딴짓을 알고 있는 상사는 평소에는 온화한 미소로 "그래요. 자기 계발 좋지"라고 했으나 업무 상 실수로 위급한 상황이 덮친다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이 모든 결과가 딴짓으로 인한 것이라며 서류 더미를 던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이가 게임하는 것에 대해 평소 방관하다가 ( 때론 같이 하기도 ) 수학 50점 받아오자 "게임만 열심히 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 하며 지적질하는 엄마처럼 말이다. 



하루 24시간을 바쁘게 쪼개어 사는 우리에게 딴짓은 왜 필요할까?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딴짓을 현명하게 하는 원칙에 대한 몇 가지 팁을 공유해보려 한다. 



1. 딴짓의 이유는 삶을 돌아보며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난파한 배와 같으므로 각 개인은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거기서 헤엄쳐 나와야 한다’.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말했다. 또 누군가는 해병대 마냥 '한 배를 탔으니 살면 같이 살고, 죽으면 같이 죽는다' 했던가. 하지만 평생직장보다는 커리어의 발전을 위해 망설임 없이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러니 한 배에서 열심히 노를 저었고 그 뒤 다른 배로 바꿔 탄다고 해서 눈치 볼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다. 회사는 열심히 노를 저은 몫으로 배 삯을 주지만 우리의 생명을 보장하지 못하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딴짓이 필요한 이유다. 목적지를 향해 배가 순항하고 있는지, 난파의 위험은 없는지, 일상의 틀을 유지하되 자신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똑똑한 딴짓이 필요한 세상이다. 딴짓은 헛된 낭비가 아니라 소중한 나를 돌아보는 투자이다.


외국기업에 다니다 대기업 금융회사를 지원했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최종 면접 날이 다가왔다. 6명의 면접관들은 3명의 경력사원을 앉혀놓고 돌아가며 질문을 했다. “ 야근이 많을 텐데, 괜찮아요?”, “결혼해도 계속 다닐 수 있어요?" 왜 이런 질문을 한단 말인가? 이러한 구시대적 질문은 차마 예상치 못했기에 모범 답변도 준비하지 못했다. 곤란하다고 말할 지원자가 얼마나 있을까? " 네. 물론 각오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여성에게도 직장은 취미로 다니는 곳이 아닙니다. 저의 인생의 목표를 위해 야근, 철야 상관없이 일하며 이곳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싶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말이 끝나자마자 앞에 앉아있는 6명의 근엄한 면접관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고 합격을 확신했다. 밖을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여의도를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에 들뜬 밤이었다.



꽤나 멋을 부렸던 시절, 기대에 잔뜩 부풀어 화려한 화장에 이쁜 치마를 입고 첫 출근을 했다. 새로운 직원의 입사 소식은 회사 내 순식간에 퍼졌다. 같은 층 사람들 그리고 업무 상 들린 타 부서 사람들까지 종종 "잘 돼가?" "할만해?" 하며 살피고 갔다. 어머나. 사람들이 어쩜 이렇게 친절할까? 싶었다. 그 질문의 이유는 한 달 직장 생활을 하며 체득했다. 엄청난 야근과 철야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통 튀던 나의 성격은 벌건 토끼 눈을 한 채 시들어갔고 밤 11시가 되면 화장은 창백하게 변했고, 건조해진 입술과 다크서클을 가릴 수 없었다. 노를 열심히 젓고는 있으나 배는 순항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돌파구가 필요했으니 그것이 바로 딴짓이었다.



2. 몰입의 즐거움. 딴짓이 좋은 이유이다. 

나의 첫 딴짓은 공모전 준비였다. 도저히 이러한 생활을 견딜 수 없으니 이직을 하자 맘먹었고, 일의 성격상 공모전 수상 경력이 들어간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다. 일하며 중간중간 정보를 서치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그리고 퇴근 후나 주말 동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학원이나 작업실을 다녔다.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더 나은 곳으로 지원, 확정이 되면 멋지게 사직서를 던질 생각이었다. 


따닥따닥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긴장감 있게 감도는 어느 날 저녁. 딴짓 일정이 있어 눈치를 보며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바로 그때 귀신같이 분위기를 파악하신 팀장님이 적막을 깨며 이름을 부르셨다. '앗. 어쩌지. 면접 때 큰소리친 거랑 다르지 않냐며 이른 퇴근에 대해 드디어 잔소리를 하실 모양이다.' 하고 잔뜩 걱정하며 팀장님 자리로 이동했다.


" 요즘 뭐 배워? "" 아. 제가 부족한 게 많고 배우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포트폴리오에 넣을 작품들을 만들고 있어요."라고 했다. 사실 그게 이직을 위한 것이라곤 차마 말할 수 없으니. 그러자 팀장님은 현재 업무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동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회사에 비용을 요청하라시며 곧장 인사팀으로 향하셨다. 그리고 직원 업무개발 예산으로 몇 개월 동안의 과정을 다닐 수 있도록 처리해주셨다. 그 금액은 꽤 컸다. 물론 야근과 철야는 계속되었지만 딴짓의 몰입을 통해 힘듦을 견뎌낼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고, 딴짓을 허용. 지원해주는 회사를 감사히 여기며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된 셈이었다.



3. 딴짓의 중요 원칙 - 업무에 유 / 무관성으로 비밀결사단의 여부를 정한다. 


그렇게 딴짓은 비밀 결사단의 원칙에 어긋나 버렸지만 결국 유리한 딴짓이 되었다. 훌륭하게 완성된 포트폴리오로 이직이 아닌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고 그 뒤 다양한 업무로 일을 확장시키며 진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경험으로 혼자만의 비밀결사단에도 나름 규칙이 있음을 깨달았다. 우선 회사일에 유리한 딴짓은 적당히 오픈하고 피력한다. 하는 일에 전문성을 더 기울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 별도의 자기 계발을 하고 있음을 피력하는 것은 상사의 입장에서는 대견한 일이다. 그리고 1인 다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회사 입장에서는 인력 활용과 비용 감소의 효과가 있으니 어찌 이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의 경우 외주로 돌릴 수 있는 업무들까지 결국 다 떠맡게 되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러한 버라이어티 한 경험은 퇴사 후 소중한 경력사항이 되었고 아직도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노를 젓지만 가끔 노를 떨어트리거나 암초에 부딪히는 실수를 하더라도 용인되지 못할 딴짓은 몰래 해야 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배를 타고 있나요? 


평화로운 크루즈 유람선인 줄 알고 탄 배가 고기잡이 배이거나 해적선일지도 모른다. 직장생활은 겉모습은 대기업처럼 화려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더라도 어떤 선장과 선원들이 있는지, 일이 할만한지는 승선해봐야 안다. 우아하게 물 위를 떠다니더라도 때로는 엄청난 파도에 뱃멀미가 날 만큼 흔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딴짓의 핵심은 이러한 어려움을 버티게 해 줄 휴식을 준다는 것이다. 잠시 딴짓을 누리고 다시 일상에 복귀할 때 짧은 몰입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며 앞으로 닥쳐올 파도는 짜릿한 스릴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서두름과 재촉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삶을 돌아보고 전환,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여러분, 이제 비밀결사단 배에 승선할 시간입니다. 함께 파도를 즐겨볼까요? 




딴짓을 사랑하는 사람 셋이 우연히 만났어요. 우리는 직장인, 창업자, 프리랜서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죠. 다른 삶을 서로 살았지만, 세 사람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딴짓 모의' 궁금하지 않으세요? 딴짓의 정석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한 번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딴짓이 궁금한 분들 매거진 구독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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