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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Jul 21. 2019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특강 후기

공대생이 전하는 출판으로 인생 2막 시작하기

월수금 근로자로 신분이 하락된 이후, 처음으로 문화센터에서 특강을 진행했어요. 주말, 그것도 일요일에 강의라니 피곤과 눅눅함이 합쳐져 그만 녹아버릴 것만 같았어요. 신기하더군요. 강의를 하면 어디서 힘이 생겨나는지. 2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흘러갔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 10분 이상 - 오셨어요. 기대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모르겠지만, 속으로 한 분이 오시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준비한 걸 차분히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전 아직 멀었어요. 발표 자료 없이 2시간 떠들기엔 아직도 내공이 부족해요. 더 많이 배우고 부서지고 다듬어질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영화 속의 대사입니다. 주어진 시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자. 혁신보다는 작은 변화가 소중하다는 걸 강의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특강은 글쓰기가 아니라 책 쓰기로 내용이 진화되었죠. 글쓰기 강의도 물론 정규 프로그램으로 병행하고요.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가장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어요. 그 이론을 강의 현장에서 몸으로 체험하고 있어요. 경험을 더 다양하게 축적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리뉴얼된 강의실로 배정됐어요. 도서관처럼 꾸며진 곳이었죠. 책 읽는 분들이 몇 분 계셨어요. 담당자분이 자리를 세팅하시는 동안 저는 노트북을 켜고 발표할 자료를 점검했죠. 앞에 앉아계시던 분이 갑자기 저에게 물었어요. "커피 한 잔 드릴까요?"라고 말이죠. 저는 당황해서 "아,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분은 "시원한 아메리카노 괜찮으시죠?"라고 사양하지 말라는 눈빛으로 말했어요. 왠지 거절해서는 안 될 것 같았어요. 공기가 그랬어요. 차분하게 바람이 흘렀다고 할까요.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선물도 받아도 될 것 같은 그런 아늑한 분위기 말이죠. 저는 분위기를 선물로 받은 셈이었어요. 몇 분 후에 그분이 오셨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많아서 오래 기다렸다고 하며 아메리카노를 주셨어요. 저는 아까워서 한 모금만 마셨어요. 그러다, 고마워한다면 더 시원하게 마셔야겠다 마음을 바꿨죠. 살다 보니 이런 시원함을 선물 받는 날도 오는구나 싶었죠.

 

바깥쪽,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 쪽 서가에 제 책이 보였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발견하는 것과는 다른 감정이 찾아왔어요. 감정이 증폭된 나머지 곧 다른 책이 나온다고 담당자분께 어필도 했죠. 출간되면 그 책도 꼭 주문해서 서가에 배치하겠다고 담당자분이 말씀하셨죠.



2시간을 떠들었더니 목이 좀 아팠어요. 땀도 많이 났죠. 그런데 시원했어요. 아메라카노도 옆에 있었고요. 누군가 이렇게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가슴이 뚫리는 경험도 있었죠. 이런 시간을 어디서 누려 보겠어요. 8월에 시작하는 글쓰기 강의도 다시 준비해야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말이죠.




작가가 되는 쉬운 글쓰기(4주) 정규 강의

장소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평촌점

수강기간 2019.08.04(일) ~ 2019.08.25(일) : 4주

수강시간(일) 14:00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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