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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Jan 22. 2020

시나리오 작가가 되다.

뜻밖의 제안을 받다.

글을 쓰다 보니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가 펼쳐진다.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일도 기이한 일에 속하지만, 책을 출간한 일도 나에겐 진기한 일 못지않았다. 단, 성공은 논외로 치련다. 단 한 번만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면 너무 싱거울 테니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도전하라는 의미로 삼아 본다.


뜻밖의 제안 1


작년 10월, 경희대학교에서 "마인드맵으로 표현하는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글쓰기 특강과 영상을 제작하여 글쓰기 경력에 큰 역사를 기록했고, 한 달 전에는 뜻밖의 제안까지 받았다. 그 제안은 **시에서 진행하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의 시나리오를 작성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무엇이든지 제안을 받으면 신이 난다. 없던 에너지까지 폭발할 지경에 이른다. 국책과제 제안서와 사업계획서를 15년 가까이 쓰고 있지만, 보통 사업계획서는 기술 중심이다. 말하자면 공대 감성이라는 얘기다. 우린 어떤 기술력을 갖고 있고 어떤 출중한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기술과 사업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다. 하지만 이번 제안에서 요청받은 건 달랐다. 한마디로 문과 감성이 필요했다는 거다. 그런데 난 문과 졸업생이 아니다. 졸업한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태생이 공대생이다. 재미있게도 내가 추구하는 글쓰기는 문과적인 색채가 짙다. 어쩌다가 내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의 정체성은 공대생과는 거리가 좀 멀다.


제안을 받고 소설 한 편을 써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소설가를 한 때 꿈꾸긴 했지, 게다가 시인이 되겠다고 신춘문예에 도전한 적도 있었으니까. 문과생은 아니어도 문과 감성으로 글을 쓸 수 있을 거야, 라는 자신감에 취했다. 한 달 동안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하여 사업의 취지와 방향을 같이 검토한 후, 며칠 전 시나리오를 마무리했다. 기술 사업계획서의 분위기가 아닌 마치 소설가로 빙의한 듯한 자세로 글을 썼다. 2월 초에 심사를 진행하는데, 시나리오의 방향대로 컨소시엄이 사업을 꼭 따냈으면 한다. 그래야 내 경력에 또 하나의 뜻깊은 역사가 기록될 테니까.


뜻밖의 제안 2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평촌점에서 글쓰기 특강과 정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8주 간에 걸쳐서 "글포자 구하기", 라는 콘셉트로 글쓰기 강좌를 진행 중인데, 매주 8분이 열공 중이시다. 감사하게도 계속적으로 글쓰기 특강과 정규 강의를 하자고 새로운 제안 해주셔서 봄에도 강의를 열기로 했다. 봄부터 시작하는 강의는 "툴을 활용한 글쓰기"를 주제로 한다.



또한 온라인에서 진행 중이던 똑독(똑똑하게 독서하기)도 오프라인 과정으로 열기로 했다. 게다가 고흐 관련 특강도 요청하셔서 해당 내용도 봄학기에 열기로 했다. 5월까지 매주 일요일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 건강이 관건이다. 매일 간헐적 다이어트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글쓰기는 마라톤 같다.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리려면 체력이 관건이다. 나는 마치 하루키처럼 매일 일정량을 뛰고 글을 쓴다. 

 

진행 중인 모임


일간 공심, 사유의 글쓰기, 108일 주5회 글쓰기 시즌2, 똑똑하게 독서하기, 시 필사, 서양철학사 등등 독서 및 글쓰기 모임 역시 순항 중이다. 2020년에도 주 3일만 일한다. 수입을 양보하고 내 삶을 선물로 얻었다. 직장에서 여전히 일할 수 있으므로 그것으로 생계를 보장받고, 나머지 시간엔 불안하지만 자유를 얻는다. 그것이 올해 내 삶의 모토다. 글쓰기 모임은 두 가지 체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웬만한 모임은 인센티브제로 운영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대부분의 금액을 리턴한다. 돈을 벌기 위해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는 건 내 이상과 꿈이 아니다. 돈은 직장에서 벌자. 물론 내 아이디어와 경험과 노하우, 통찰력이 투입된 콘텐츠는 논외로 한다. 그런 모임은 프리미엄 클래스로 전환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함께 글을 쓰는 모임은 앞으로도 거의 무료로, 내 경험과 경력, 콘텐츠가 가미된 모임은 프리미엄으로 간다. 아마도 프리미엄 과정은 올여름쯤이면 구체적인 형태를 갖겠지만, 어쨌든 그런 형태로 간다.


글은 즐겁게 써야 한다. 쓰는 사람이 즐겁지 않으면 그 어떠한 감정도 글에 진솔하게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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