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자에게는 박수를, 뒤처진 자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국회미래연구원이 기획재정부, KDI와 공동개최했던 2021 미래전략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다. 짧은 제안이지만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향성을 담았다.
우리 사회는 앞선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뒤처진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일까? 아닌 것 같다. 모두가 더 앞서려고 경쟁하기 때문에 나보다 앞선 사람을 따라가기 바쁘고 나보다 뒤처진 사람은 돌볼 여유가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마을사람 거의 모두가 가난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63년 104달러, 1977년 1천 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세계 10대 경제선진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십년 전보다 훨씬 잘 살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도 여전히 많다. 양극화와 소외감도 더 심해졌다.
좋은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자유와 기회가 넘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다. 뒤처진 자와 낙오자가 없는 따뜻한 공동체사회다. 오직 잘 살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온 대한민국은 이제 잠시 멈추어서서 주위를 살펴야 한다. 뒤처진 사람, 소외된 사람들을 찾고 돌보고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좋은 사회가 된다.
그동안 정부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과 사회안전망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생활고에 시달린 세 모녀와 보육원에서 퇴소한 청년들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뒤처진 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공동체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도 윤석열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보편적인 복지를 넘어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둔 복지를 강화하는 것은 따뜻한 공동체를 향한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회에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 부문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복지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것을 제안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교육부문. 학생 7명 중 1명이 수포자라고 한다. 전국 초중고 530만명 중 70만명 이상이 학교 수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 이상 이렇게 갈 수는 없다. 각 개인의 인생을 위해서는 어릴 때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서 단 한 명의 낙오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교육이야말로 모두가 성공하고 아무도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
학업성적이 부진하고 학교생활에 적응못하는 학생들에게 개인맞춤형으로 학업코칭, 재능코칭을 제공하자. 학업도 보충해주고 자신만의 재능과 역량을 키워주자. 필요하면 이 분야의 교사를 대폭 늘리자.
다음은 청년 소외계층. 보육원에서 매년 퇴소하는 18세 청소년들이 2500여명이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500만원 내외의 정착지원금과 5년간 지급되는 월 30만원의 자립수당이 지원책의 전부다. 이것만으로 이들이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대로 된 대책이 필요하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방안들을 창안하자.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기부단체의 지원, 대학의 지원, 지역커뮤니티의 지원, 멘토링제도의 도입 등 실행가능한 지원책들을 민관이 협력해서 하나씩 만들어가자.
이렇게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 그룹을 하나하나씩 구체적으로 식별하자.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동료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서 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자. 이런 공동체 활동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가 되도록 하자.
이제 대한민국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가하고 협력해서 따뜻한 공동체정책을 시작할 때다. 그래야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 명실상부한 선진사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