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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앗의 정원 May 07. 2022

출판사에 투고를 시작하고 2주간 생긴 일

그들은 정말 내 원고를 읽어볼까?

에세이는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사람이 살아온 대로,

경험한 만큼 쓰이는 글이 에세이다.

삶이 불러주는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숙성시켰다가  

작가의 손이 자연스레 받아 쓰는 글이 에세이다.  

에세이 시장은 이를테면 진정성의 전쟁터이다.


-에세이 만드는 법 中 (유유 출판사)




에세이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출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그 계획을 구체화시키며  

출간과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요즘은 책 쓰기 강좌를 통해

출간의 꿈을 이루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저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몇 강좌가 있었으나,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선뜻 찾아 듣지는 못했습니다.

혼자서 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책 출간과 관련된 책들을 몇 권 골라 읽었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출간에 대해 안내한 책들과

에디터가 출판사의 입장에서 출간 과정을 안내한 책들을 읽었는데요.


양쪽 모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래 세 권입니다.


-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서양수)

작가가 자신의 지인에게

책 쓰기와 관련해서 알려주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어요.

출간과 관련한 전 과정을

친절히 안내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출간 기획서 작성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에세이 만드는 법 (이연실)

오랜 기간 에세이 편집자로 일해온 경험을 살려,

에세이 쓰기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편집자도 작가 못지않게 책을 만드는데 진심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 출판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업무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출판사의 생리를 알면

원고 투고하기도 훨씬 수월할 거라 생각합니다.


-출판사 에디터가 알려주는 책 쓰기 기술(양춘미)

이 책은 제목만 보고 골랐어요.

출판사 에디터가 알려주는 책 쓰기 기술이라니,

정말 혹하는 제목이잖아요.

내용도 좋았습니다.

어떤 콘텐츠로 책을 쓸 것인지,

출간 기획서는 어떤 방법으로 작성할 것인지,

출판사에 어떤 방법으로 접촉할 것인지 등

궁금한 내용에 대한 답이 대부분 담겨있었어요.

 




대략적인 공부를 마쳤으니,

자, 이제 가장 중요한 글쓰기의 시간입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는 이미 정해두었기에

그것을 토대로 출간 기획서부터 써보았습니다.


작가 소개, 기획 의도, 예상 독자, 판매 전략, 목차 및 주요 내용까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항목을 정해 하나하나 채워나갔습니다.


출간 기획서를 작성하며,  

나는 왜 이 글을 쓰려하는 것인지,  

이 책이 세상에 나올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출간 기획서 작성하는데만 며칠이 걸리더라고요.


그렇게 목차가 정해진 뒤로는

그에 맞춰 매일 조금씩 글을 써나갔습니다.


어떤 날엔 키보드의 타닥거리는 소리가 멈출 틈 없이

신나게 글을 쓰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엔 애꿎은 점만 찍어대기도 하며

적당한 양의 원고를 완성했습니다.




출간 기획서와 원고가 완성되었으니

이제 출판사에 투고를 할 시간입니다.


평소 눈여겨보던 출판사,

내 책과 비슷한 주제의 책을 내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자 생각했습니다.


출판사의 홈페이지나 SNS에

원고 투고 방법이 안내되어 있는데요.

주로 이메일로 기획서와 원고를 받는 곳이 대부분이고

홈페이지에 파일을 업로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판사 이메일 주소는

원고를 쓰는 틈틈이 엑셀에 리스트업 해두었어요.


막상 출판사에 원고를 발송하려니 좀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지요.

그들은 과연 내가 보내는 메일을 확인하고

원고를 읽어볼까?




정성껏 작성한 이메일을 발송하고 나서

계속 새로고침을 하며 수신 확인을 해보았어요!

불과 몇 분 사이에 메일을 확인한 곳도 있었고,

대부분의 출판사가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메일을 읽은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원고까지 모두 읽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요.)


그중 일부 출판사들에서는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답신과 함께

검토에 약 한 달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했습니다.

 



투고 메일을 보내고 며칠 뒤부터

완곡한 거절 메일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형화된 매뉴얼대로 거절을 하는데,

몇몇 출판사에서는 감사하게도

원고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그에 대한 코멘트를 덧붙여 주셨어요.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에 대해

출판사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니

마치 출간 코칭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투고를 시작한 지 2주가량 되었고,

약 70군데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 보았는데요.

더 두드려야 하나 봅니다.


처음 시도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거절의 메일을 받는 것이

알게 모르게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낍니다.

조금 의기소침해졌달까요.


그래도,

이렇게 '투고'라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라며

제 자신을 다독여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직접 확인한 것은

출판사에서 투고 메일을 꼼꼼하게 검토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몹시 궁금하던 부분이었거든요.)




출판사에서 코멘트 주신 부분을 밑거름 삼아

진솔한 나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독자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

다시 또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서점으로 달려가

책으로 나온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더 공부해보려 합니다.


서점에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이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책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라 생각하니

책 한 권이 가진 무게가 더욱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모든 작가님들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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