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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탁 May 05. 2021

#1 지그재그가 트렌드의 세대교체를 이뤄낸 방식

'마음이 왔다(zig), 갔다(zag) 사는 거지 뭐'

최근 TV는 물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도 눈에 띄는 광고가 있었죠. 여성 의류 플랫폼인 지그재그의 광고인데요. 기존의 타 서비스 광고는 물론, 지그재그의 이전 홍보 영상과도 완전히 차별화된 영상을 선보여서 이슈가 됐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익숙하시겠지만 영상부터 한 번 보실까요?


1. 니들 맘대로 사세요 (w. 윤여정 x zigzag)  

조회수 283만회 

업로드 날짜 : 2021.4.16


2. 윤여정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w. 윤여정 x zigzag) 

조회수 79만회 

업로드 날짜 : 2021.4.16



그리고 아래의 2개의 영상은 순서대로 티저, 쿠키로 올라온 영상입니다. 쿠키는 본편과 크게 다른 내용은 아니지만 본편이 공개되기 1주일 정도 전에 선공개된 영상은 3주만에 조회수 161만회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죠. 궁금하시다면 한 번 보시죠.


티저) 윤여정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w. 윤여정 x zigzag)   

조회수 161만회 

업로드 날짜 : 2021.4.12


참, 내가 이 광고 왜 하는 줄 아니? (w. 윤여정 x zigzag)  쿠키영상

조회수 6.2만회 

업로드 날짜 : 2021.4.26


개인적인 첫인상은 '뭐가 이렇게 힙해?'였습니다. 본래 지그재그에 대한 인상은 '여성 의류 쇼핑 플랫폼 중에서는 국내에서 영향력 1, 2위를 다투는 앱서비스'정도였는데요. 이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타이틀이지만 이번 광고를 통해 실 사용자 수나 실적은 둘째치고 브랜드의 이미지나 추구하는 가치, 방향성은 다른 브랜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하게 새겨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그재그는 크로키닷컴(대표 서정훈)이 출시한 쇼핑 플랫폼으로, 동대문 의류 시장의 노하우에 기반한 4,000여 곳 이상의 쇼핑몰과 브랜드를 모아서 개별 사용자에 맞춘 의류 추천, 검색, 결제 등을 지원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2030, MZ세대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곳이죠.


2030, MZ세대가 압도적인 서비스의 대표격인 지그재그의 광고에 일흔이 넘은 배우가 모델로 나온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바로 이전 지그재그의 모델은 한예슬이었는데요. 이와 비교했을 때 더욱 그 분위기나 느낌이 새롭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전혀 틀린 분위기라기 보다는 더 고급스러운, 세련되면서도 메세지가 뚜렷해진 느낌이랄까요.



처음 뵙겠습니다만 감사인사부터 드려요. 2천만의 쇼핑앱 지그재그

조회수 1016만회 

업로드 날짜 : 2020.5.6

이때에도 비슷한 홍보영상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띈다는 의견이 많았죠. 브랜드의 가치를 가장 트렌디한 모습으로 전달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던 영상.


본격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채널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유명해!'라는 식으로 인지도의 확장과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광고는 '지그재그'라는 브랜드를 단순히 MZ세대의 여성 고객층이 주로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에서, '힙한 선택을 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식으로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는 얼마 전 카카오와의 합병을 미루어 보면 'MZ 여성'이라는 기존 타겟층을 성별과 나이의 한계를 벗어난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그재그를 전개하는 크로키닷컴(대표 서정훈)의 최대주주가 카카오가 되고, 오는 7월 새로운 법인의 탄생이 예고된 만큼, 앞으로 이 두 브랜드 서비스가 보여줄 시너지와 행보가 기대됩니다.



지그재그의 이번 행보에서 엿볼 수 있는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단순한 반전의 재미를 주었다거나, 최근 인지도가 크게 오른 인물을 사용했다는 점만으로는 사실 이렇게나 큰 이슈가 될 수는 없었겠죠. 다양한 채널에서 많은 이들이 이번 광고자체에 열광하며 지그재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그재그가 기존의 트렌드에 어긋난 선택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 트렌드를 뒤흔드는 선택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선택은 2030 여성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는 서비스의 일반적인 행보에서는 벗어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흔치 않고, 도전적이죠.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선택은 그 자체로도 매우 강력한 무기이자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바로 기존 시장의 트렌드를 순식간에 '과거'로 만들어버리는 힘이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면서, 사용자층과 비슷한 또래의 모델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해당 분야의 광고 트렌드였다고 한다면, 이번 지그재그의 광고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버린 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트렌디한 인물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트렌디하게 전하는 방법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싶은데요. 이번 광고가 성공적으로 전개되면서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로는 윤여정이라는 개인이 지니는 영향력과 개성이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게 전부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남녀노소에게 모두를 사로잡은 캐릭터지만 이를 브랜드 가치와 결합시킨 기획의 치밀함이 메인 디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화제가 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다른 광고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당장 인지도가 좋은 인물을 모델로 사용한 광고가 메세지도 없으면서 재미라던가 기억에 남는 요소마저 없을 때가 아쉬웠습니다. 당장 눈에 익숙할 수는 있겠지만 길게 볼 필요도 없이 조금만 지나면 광고 모델과 브랜드에 대한 인식 자체가 희미해지는, 휘발성 콘텐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지그재그의 광고는 단순히 서비스의 타겟층만이 아닌, 광고를 보는 모두에게 저마다의 새로운 자극 또는 영감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3. 기존 서비스 사용자, 비사용자 모두를 트렌드의 흐름에 앉히는 매력

중요한 것은 결국 서비스의 이용 경험이죠. 물론 15~20초 정도의 영상 콘텐츠로 직간접적인 서비스 이용경험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지그재그의 광고가 주 사용자층인 2030 여성 고객층이 아닌, 남성과 다양한 나이대의 고객층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지속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는 이유는 지그재그 브랜드의 가치가 모두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사
마음이 왔다(zig), 갔다(zag) 사는 거지 뭐
니들 맘대로 사세요

유쾌하게까지 느껴지는 대사가 윤여정이라는 인물을 통해 더욱 시니컬하게, 힙하게 가공된 것은 그저 기분 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다양한 방송을 통해 가식없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그러한 뉘앙스는 더욱 짙게 느껴질테죠. 여기에 또 저 대사가, 지그재그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윤여정을 통해 트렌디하게 전달되면서 2030 여성 고객층을 넘어 남성, 다른 나이대의 고객층에게도 소위 말하는 '먹히는' 콘텐츠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판에 박힌, 남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요즘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죠. 여기에 마음대로 '사세요'가 '구매'와 '일상'의 중의적으로 느껴지면서 사람들에게 더 '힙하다'라는 인식을 준다고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출처 : 지그재그 유튜브 캡쳐


이번 지그재그의 광고를 보며 떠오른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정리해 봤습니다. 트렌드를 뛰어 넘은, 벗어난 행동이 트렌디함의 중심에 있는 인물과 만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과정. 시니어 모델 특유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브랜드 이미지, 가치와 적절하게 결합시켜서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 낸 사례로 꾸준히 언급될 것 같네요.




acot(a cookie of trend)
눈에 띄는 트렌드를 기록(cookie)하고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세상의 트렌드가 흘러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인사이트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출근길이나 퇴근길, 점심시간 커피 한 잔과 함께 쿠키처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블로그 / 인스타그램 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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