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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탁 May 09. 2021

#2 가상세계에서 이룬 건물주의 꿈?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 메타버스(Metaverse)에 어서오세요.

지금처럼 답답했던 시기가 있었을까요? 특히 여행을 주로 떠나던 분들이라면 더욱 지금 시기가 힘들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이 얼른 해결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어떤 상황에서든 전 세계의 명소로 떠날 수 있는, 나아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게임 속 세상이나 소설을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아직 상상과 공상에 가깝던 때보다는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색했던 부분, 우려가 되던 부분은 하나 둘씩 개선이 되거나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온 케이스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혹은 그 경계의 세계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닐 스티븐스의 '스노우크래쉬'라는 소설에서 처음으로 이 단어가 사용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소설에서는 가상세계를 경험하는 주인공을 고글과 이어폰을 통해 묘사했죠. 현대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디테일한 기술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무척 깊은 내용들이 있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증강현실, 가상현실의 방식과 닮아있는 부분은 확실히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동물의숲에 등장한 조 바이든 대통령 / 제페토에서의 블랙핑크 아바타


BTS, 블랙핑크, 구찌, 미국 대통령

메타버스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에게 익숙한 영역에서 이미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인 BTS는 그 유명한 '다이너마이트'를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속에서 캐릭터를 통해 선보였는데, 이를 보기 위해 모인 유저들 또한 게임 캐릭터로 접속했고, 인기 걸그룹인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는 네이버의 증강현실 아바타 플랫폼 서비스인 '제페토'에서 신곡공개나 팬 사인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구찌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들도 자신들의 브랜드 제품을 제페토의 아바타를 통해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 당선이 되기 전, 직접 대중들과 만나는 대면 유세가 사회적 분위기로 어려워지자 닌텐도의 '동물의 숲'에서 자신의 아바타와 유세장을 만들어서 유권자들에게 이색적인 방법으로 어필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강력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이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특히나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이고 있죠. 지금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이러한 특징이 더 돋보이는 건 씁쓸한 사실이지만, 새로운 트렌드의 확산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입니다.




나도 이제 (가상세계)강남건물주!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기사는 가상세계의 부동산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크라우드원(crowd1)이라는 업체는 두바이에서 오는 7월, 'planet ix'라는 플랫폼 서비스의 런칭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간단하게 지구를 복제한 가상세계를 만드는 것인데, 구체적인 설명이나 이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가장 놀랐던 부분은 이 가상세계의 땅, 그러니까 부동산이 현실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이죠. 서울의 반포에 해당하는 지역이 한 유저에 의해 8만원에 '싹쓸이'됐는데 이게 400만원 정도까지 가격이 치솟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가장 최근에 확인한 내용은 강남땅은 1천만원이 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만 '가상'이라는 개념에 대한 광적이기까지한 열풍, 가속화되고 있는 기술의 발전 등을 생각하면 '혹시...?'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굳이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정말 다양한 의문과 걱정들이 떠오르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를 단순히 허무맹랑하다거나 말도 안되는 사기라고 무시하기에는 비트코인이라는 전례없는 케이스가 너무나도 강렬하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현실세계에서 마주한 벽? 가상세계에는 날개가 있다고요!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상세계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대한 대답은 현실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겪는 크고 작은 아쉬움, 불만족, 한계가 없는 세계. 의구심을 품거나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에 가벼운 호기심조차 가지지 않는 이들은 없을 테니까요. 오히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일 수록 광적으로 집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대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1.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가상의 세계에서 겪는 일들을 다룬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기스타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고, 현실적으로 가보기 힘든, 아니 불가능한 우주 저편의 어딘가를 가볼 수도 있어요. 판타지 세상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고, 현실의 육체조건과 상관없이 전 세계 유저들과 극한의 스포츠로 경쟁할 수도 있죠.

또한 깊이 파고들면 조금 복잡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러한 이러한 기대감은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가상화폐 투자열풍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죠.

통한의 비트코인



2. 언택트가 이끌어낸 '디지털택트'

순천향대 입학식(순천향대)


아직 메타버스가 소극적이고, 영향력이 미미했을 때의 인식이 기본의 방식들을 대신하는 대체제였다면,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굳이 먼 미래나 해외의 사례를 찾을 것 없이 약 2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네이버의 '제페토'만 봐도 뜨거운 관심과 실제 유저들에 대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다양한 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사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실제 공간과 흡사한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가구의 배치에 따른 인테리어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고, 순천향대학교는 현재의 분위기 등을 고려해 SK텔레콤 산하의 서비스인 '버츄얼 밋업'을 통해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트렌드로 가장 많이 언급된 언택트에 이어 디지털로 만나는 디지털택트가 사회적 분위기와 기술적인 배경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셈이라고 볼 수 있죠.


가상공간의 인테리어(pixabay)


3. 비제이 > 1인 크리에이터 > '1인 브랜드'

1인도 대형 브랜드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즘. (pixabay)


유튜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개성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이 1인으로도 막강한 영향력과 브랜드 가치를 이룩한 것처럼 메타버스라는 더 확장된 개념의 영역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슈를 띄우는 능력이나 영상 편집, 마케팅 역량이 노출이나 확산에 절대적이기까지 했던 과거에 비하면. 현대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치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브랜드가 더 쉽게 빛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당연히 유튜브보다 더 확장된 개념의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이러한 양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요. 지금도 퇴근 후 심심풀이 삼아 그리던 낙서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대박이 났다던가, 취미삼아 몇줄씩 적던 글로 '작가' 타이틀을 거머 쥔 이들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결국 중요한 것은?


한계가 무너진 세상.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메타버스가 가지고 올 가장 큰 변화,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의 가장 큰 매력, 핵심은 사용자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사용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를 접할 때, 단순히 보고 듣는 정도로만 소비해왔다면, 이제는 실제 촉감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져보고, 입어보고, 상품의 실제 크기 등을 짐작할 수 있는,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워진 '경험'으로 소비의 형태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인상깊은 문구가 있는데요. '소비자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라는 말입니다. 소비자를 우롱하거나 기만하는 의미보다는, 정말 새로운 트렌드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그만큼 참신하면서도 그 시대를 궤뚫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타버스라는 피할 수 없는 트렌드의 변화, 흐름 속에서 각 분야의 브랜드들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에 따라 새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이가 바뀌지 않을까요? 여러 엔터테인먼트에서 메타버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명품 브랜드가 아바타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두고 경쟁하는 것을 보면 이미 이러한 흐름을 읽은 노련한 기획자, 마케터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서 포켓몬스터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까요?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사람들에게서 더욱 다양한 형태의 소비욕구를 자극해왔고, 시장은 이에 따라 급변하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선택받기 위해 변화해왔습니다. 메타버스의 등장에 따른 변화도 지금까지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가지 다르다고 생각하는 점은 개인,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저와 여러분에게도 해당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대기업 임원이지만 아직도 꽃집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 옆집 아저씨, 반짝이 의상에 대해 남다른 조예가 있는 부동산 할머니나 당근마켓에서 무료나눔으로 독특한 반려동물 그림을 그려주던 11살짜리 초등학생도 이 메타버스란 무대에서는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명품 브랜드나 억대 연봉의 디자이너들을 수십 명 데리고 있는 기업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이, 대중들이, 우리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해졌고, 다음 세대일 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그만큼 넓고 관대해졌다는 뜻이죠.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태어나는 어린이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어떤 세대보다 세상을 다이나믹하게 인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혹시, 정말 고맙게도 이 지루한 글을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잠시 물러나서 펜을 들고 혹은 메모장 앱을 실행하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가 잘 하는 것, 잘 해야하는 것, 익숙한 것, 하고 싶은 것을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적어 내려가보는 거죠. 아주 간단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좋아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한계가 없는 세계가 지금보다 가까워진 어느 미래, 이 순간이 우리 개개인의 브랜드 스토리자서전의 시작으로 기억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때가 된다면 꼭 이 글을 언급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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