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알게된 일본 여자 친구
이상하게도 나는 고급 클럽이나 캬바쿠라, 걸즈바에서 일하는 일본 여자 사람 친구들이 많았다.
알고 지내던 여자 사람 친구들 중에서도 꽤나 예쁘고 몸매가 좋은 친구들은 하나같이 걸즈바나 캬바쿠라에서 일을 했다. 같이 공부했던 일본인 친구가 친구를 소개해주고 다시 소개를 받고 하다보면 꼭 한 두명은 캬바쿠라나 걸즈바에서 일을 했다.
가게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클럽은 일당이고 캬바쿠라는 시급제로 운영된다. 클럽이나 캬바쿠라는 손님의 옆에 앉아서 1:1이나 지명을 받는다. 걸즈바는 1:다수로 상대하거나 마주보고 대화를 한다. 걸즈바에서 일을 하다가 클럽이나 캬바쿠라로 옮기는 경우가 많으며, 클럽과 캬바쿠라는 일하는 여성의 선호도에 따라 옮기는 듯했다.
그녀들은 평일 낮에 단골 손님과 밥을 먹거나 용돈을 받기도 한다. 고객과의 데이트는 영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일과이다. 2차라고 불리는 행위에 나서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글은 그 곳에서 일하던 특별한 여자 사람 친구들과의 추억이다.
1. 긴자 고급 클럽에서 일하던 A누님
긴자 클럽에서 일하는 A누님은 나보다 7~8살 위였다. 30대 중반인데 클럽에서 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긴자 클럽은 공부할 것도 많기에 나이와 상관이 없다고 했다. 긴자 클럽에서 일한 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이 있었다.
일본을 움직이는 정치인과 재계인사들이 자신의 고객이라, 재테크 정보도 누구보다 빨리 들을 수 있기에 물질적으로도 풍부하며 자신은 일반인과 급이 다르다는 식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민의식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A누님은 언제나 우에카라메센(깔보 듯이)으로 나를 대했다. 너는 아직 사회를 모른 다거나, 대학원생이 뭘 알겠어? 라는 식이었다. 간혹가다가 '고급 클럽 종업원인 내가 너보다 공부를 많이해.'라고 자극을 하기도 했다. 자신은 매일 신문을 읽고 정치, 경제, 최신 이슈 등의 공부를 하는데, 너는 신문을 읽니? 라거나 경제에 대해 알아? 라고 세계 경제에 대해 물어보곤 했다.
하루는 롯뽄기에서 캬바쿠라를 하고 있던 누님에게 긴자 고급 클럽에서 일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하냐라고 물어보니 신기하게도 A누님을 알고 있었다. 알고보니 롯뽄기와 긴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페이스북 모임이 있었는데 A누님이 특정 주제에 대한 내 반응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한국인의 뒷담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긴자 고급 클럽 누님은 라인을 탈퇴했다. 롯뽄기 누님의 말에 따르면, 페이스북 그룹의 사람에게 자신을 만나려면 자신이 판매하는 말차 가루? 같은 것을 비싼 금액에 사야한다고 강매해서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느나 어쨌다나 그 쪽세계에서 큰일이 있었다고 한다.
2. 신사이바시 캬바쿠라에서 일하던 B누님
B누님은 168cm에 누가봐도 캬바쿠라에서 일할 것 같은 패션의 여성이었다. 일본 문화를 조금이라도 접했거나 일본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아! 그쪽이구나? 싶은 무언가 화려했고 화장도 진해서 멀걸기 무서운 분이었다. 하지만 B누님은 남자들이 자신의 외모와 몸매만 보고 접근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했다.
B누님은 6살 어린 나를 남동생처럼 대했다. 실제 남동생이랑 비슷한 나이이기도 했기에 나에게는 너무나도 친절한 분이었다. 오사카에 갈때면 맛집을 소개해주거나 길 안내, 일본어 공부를 하라며 쉬운 일본어 동화 같은 것도 보내주곤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누님이 후회하던 20대 시절의 악취미는 커플과 가정 파괴였다.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여친이나 아내가 있는 남자를 꼬셔서 자기에게 넘어오면 차버리는 것이 취미였단다. 굉장히 팜므파탈 걸크러쉬한 모습이지만 문제는 실제로 이혼 가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과거를 후회한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B누님으로 인해 이혼한 여성분이 고소를 해서 소송 중이었다.
B누님의 과거 다른 취미는 캬바쿠라에서 번 돈으로 호스트클럽에 쓰는 것이었다. 약 10년전 2,000만엔 이상을 썼고 모아둔 돈이 없어서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중이었다. 자기가 바보같지 않냐고 물었는데, 누구나 바보같은 20대를 사는 것 아닐까?라고 답변했던 기억이 있다. B누님은 자신이 다니는 캬바쿠라에 술을 납품하던 분과 연애를 시작했고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3. 걸즈바에서 일하는 동생들
걸즈바는 20대 초중반의 동생들이 일하는 곳이었는데 지역 상관없이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다들 키가 작고 귀여운 외모로 모두가 여동생 같았다. 낙옆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웃을 나이라 그런지 언제나 밝고 웃음이 많았다. 개중에는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거나 오늘 가게에서 입은 옷이 이쁘다고 사진을 보내거나, 기념일이라고 코스프레 사진을 보내곤 했다.
걸즈바 동생들은 나이가 먹으면서, 캬바쿠라로 옮기거나 일반 적인 바로 가거나, 간호사 및 네일아티스트, 에스테 등의 직업으로 전직을 했다. 그때 상황에 따라 누군가의 조언이나 추천에 따라 직업을 바꿨다. 간혹, 돈 많은 사람을 붙잡아서 결혼하겠다는 걸즈바/캬바쿠라 외길 인생을 사는 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25살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지금까지 만난 수많은 클럽과 캬바쿠라, 걸즈바 친구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가게에 오라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 간혹가다 캬바쿠라를 운영하는 마마의 경우는 가게에서 술을 마시러 오라며 영업을 했지만 거절했고 바로 연락을 끊었다. 대부분이 순수하게 친구로서 지냈다.
그들 모두는 오후 5시면 화장을 하고 밤부터 새벽까지 술을 마시느라 힘들어 했다. 집에 돌아오면 낮과 밤이 바뀌어 잠을 자지 못한다며, 수면제를 언제나 먹었고 고통스러워 했다. 언젠가 돈을 모아서 이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이루고 싶어했다.
비록, 화려한 복장과 짙은 화장 속에 숨겨져 있지만 내면에는 모두가 똑같은 욕망과 희망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판다는 것은 내 행복을 주고 상대의 어두운 면을 흡수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