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27 에세이
2024년 새해가 밝았고, 1월부터 달라지는 정책을 네이버에서 확인했다.
최저 시급 9,860원으로 인상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월 20시간으로 확대
0세 자녀 양육 가구 부모 급여 월 100만 원 지급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시 육아휴직 기간 최대 18개월
국가기술자격시험 연 최대 3회 응시료 50% 감면
7급 이상 국가공무원 시험 응시연령 18세로 하향
6세 이하 자녀에 대한 의료비 세액공제 한도 폐지
사회적 약자인 노인, 유아를 위한 정책을 보다 보면 이 정도의 정책이 최선인 건가 싶다.
사실 나는 운 좋게 깨어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 출산부터 육아휴직까지 눈치 보지 않고 썼다. 물론 누군가는 눈치를 줬겠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쓸 수 있을 정도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그런 곳임에도 나는 워킹맘으로서 내 경력과 육아 둘 다 놓치지 않으려 아이가 7개월일 때 복직했다.
내가 복직까지 경험한 것들만 나열해도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극히 내 생각을 나열해 본다.
우선 출산을 해야만 어린이집 대기 신청이 가능하다. 그것도 신학기 시점이 아니면 이미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 자리가 나기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나는 임신 중에 우리 아이를 믿고 보낼 수 있는 집 근처 어린이집 원장님을 만났었고 어느 시기에 신청을 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지 나름의 팁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복직 시점을 스스로 정해놨으니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사실 배 나온 임산부가 미리 어린이집에 눈도장 찍는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어린이집 대기 또한 미리 할 수도 없다. 주민센터에 출산 신고를 한 이후여야 비로소 대기를 올릴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출산하고 바로 다음날 주민센터를 들렸던 이유이다.
유연근무제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도 회사 나름. 우리 회사는 9-6였다가 지금은 8,9,10시 선택하여 출근할 수 있다. 어린이집은 대부분 7시 반에 오픈하지만 내 아들 제일 먼저 들여보내는 건 또 속상하니까 8시 30분에 등원시키고 한 시간 운전해서 10시까지 출근을 한다. 그리고 퇴근은 저녁 7시.
원래는 남편이 하원을 시켰는데 감사하게도 친정 부모님이 손자를 위해 기꺼이 하원을 시키고 저녁까지 챙겨주셔서 내가 퇴근 중에 친정에 들러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때 아이가 차에서 잠들면 남편은 아이를 하루종일 못 보게 되고, 우리 부부는 아이와 함께 시간도 보내지 못하고 그렇게 하루를 버린다.
고정 생활비가 점점 늘어나면서 맞벌이가 당연해지고, 이렇게나 우리 부부는 열심히 사는데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돈은 벌 수 있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양육 시간이 없다.
워킹맘으로 산지 이제 4년. 나는 우리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좋겠다. 어린이집에서 알찬 시간을 보내겠지만 엄마와 아빠랑 살 비비며 노는 시간이 아이의 정서에 얼마나 필요한지 아이를 키워봤다면 모를 수 없다. 요즘 왜 아이들이 자꾸 엇나가고 사회적 이슈에 오르는지 잘 생각해 보자.
내 아이를 가르칠 사람은 외부인이 아닌 나다.
이제는 정말 부모가, 부모로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