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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em Feb 08. 2021

존재할 수 있는 시간

행복의 조건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자신만의 해석이 있을 것이고, 이 해석들은 지극히 다양하고 개인적 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삶은 고통일 수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간 일수도, 태어났기에 살아가야 하는 권태 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삶의 공통적인 요인 중 하나는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삶에 주어진 시간들을 어떠한 순간들로 채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정해질 것이다. 이 시간들을 허무하게 보냈다고 느끼면 그 삶은 회의적 삶이 될 것이고, 투쟁과 고통의 시간으로 점철되었다면 고통스러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순간순간들을 가능한 많이 웃는 행복한 시간들로 채우려 하는 것 아닐까.


 행복을 마다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모양이 다를 뿐, 이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면 생각을 바꾼다 하여도 그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난민들과의 비교를 예시로 들어보자. 난민들에 비하면 우리는 굉장히 유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단지 이 이유만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래에 나올 연구 결과들은 행복은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말한다.


 인간이라는 종의 행복의 보편적 특성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 이 연구결과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행복이란 ‘생각이 아닌 경험’이라는 것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으로 노벨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행복이란 대체로 생물학적이며 관계중심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행복의 요인은 ‘신체적 안녕, 웃음의 공유, 대화의 공유, 목적의 공유, 성적 즐거움의 공유’이 다섯 가지이다.  


 어느 순간 우리에게 행복은 조금은 가시적이고 거창한 것이 되어 버렸다. 외제차, 좋은 집, 해외여행 등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 행복에 정말 필요할까? 정말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조건이 '외제차'나 '해외여행'이 될 수 있을까? 심리학자 라캉은 말했다.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지기 힘든지도 모르겠다. 내 욕망은 그대로 내버려 둔 채, 타인의 욕망이 나의 욕망이라고 착각하니까.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욕심을 모르는 것 아닐까.


 다른 독에 물을 부으면서 ‘왜 독에 물이 차지 않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의 욕망을 욕망하고, 그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타인의 욕망인지, 아니면 내 안에서 나오는 욕망인지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행복한 상태로 보다 많은 시간을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조금 더 많이 자고,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면 된다. 조금 더 본능적 욕구에 충실하면 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의 종착점에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자신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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