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 마디가 전해주는 힘.
크리스마스이브, 노들서가 집필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띵동~”하고
인스타에서 DM(다이렉트 메시지)가 날아왔다.
“좋은 글과, 그림 고맙습니다.”
모르는 분이 보내온 메시지였는데, 아마 네이버 그라폴리오나 카카오 브런치에서 내가 업로드한 글과 그림을 보고 메시지를 주신 것 같았다.
(그분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 나 때문에 인스타까지 처음 가입했다고 하셨다. +_+)
그분 아이디 옆에 새겨진 팔로잉 1이라는 숫자는 내게 아주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나는 때마침 집필실 맞은편에 앉아 작업을 하고 있는 “글지마” 작가님에게 밝은 미소와 함께 자랑을 했다.
“저 칭찬받았어요!!!”
그리고 책장을 정리하고 계시던 서가 매니저님들에게도 자랑을 했다.
“저 칭찬받았어요!!!!!!”
진심이 담긴 칭찬은 늘 내 심장을 뛰게 하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한다. 내가 작가라는 길을 걷게 된 이유도 바로 내 작품을 좋아해 주는 몇몇 사람들의 칭찬과 응원 때문이었다.
2년 전쯤 겨울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지원하게 된 그림 공모전에서 당선되었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덕분에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서울 지하철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공모전에 당선되었다는 기쁨보다는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내 그림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나는 전시기간 동안 그림을 지키는 안내원 역할에 스스로 자원했다.
(전시된 그림 작가 중 유일하게 안내원을 하고 있었다.)
그림 전시가 시작되는 첫날, 첫 관람객이 들어왔다.
한 아주머니였다. 그 아주머니는 수많은 작품들을 잠깐잠깐씩 훑어보며 걷다가, 스케치북에 붓펜 하나로 그려진 투박한 내 작품 앞에서 갑자기 딱 멈춰 섰다. 잠시 서서 내 작품과 그 속에 쓰인 시를 읽고는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미소와 함께 찰칵하고 내 작품을 찍었다.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 서서 핸드폰을 잠시 두드리다가, 용무를 마친 듯 나머지 작품들을 마저 관람한 후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전시장의 첫 방문객인 그 아주머니께서 유일하게 찍어간 작품이 바로 내 그림 한 점이었다.
당시 내가 그린 작품의 주제가 “취준생”에 관한 글과 그림이었는데, 짐작컨대 아주머니의 자녀 중 취업준비생이 있어서, 내 작품을 카톡으로 보내 준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것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생애 첫 전시 참여에서 첫 관람객이 내 작품만 딱 찍어 가다니!
그 아주머니의 흐뭇한 미소가 내 심장을 찌릿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할 꿈조차 하나 없이, 그저 그렇게 생명만을 유지하던 내 심장이 그 날부터 빨갛게 두근대기 시작했다.
tv에 나온 어떤 연기자는 우연하게 연극을 보고, 무언가 모를 찌릿함과 뜨거움을 느껴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 당시 나는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일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지금은 알 것 같다. 그 뜨거움을. 꿈을 찾았을 때 그 느낌을.
나는 생각했다.
“재밌다. 이 일이 재밌다. 지금 이 순간들이 재밌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나는 늘 나의 재능은 뭘까 궁금했고, 나의 꿈은 뭘까 궁금했다. 찾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자기 계발서를 봤고, 강연을 찾아다녔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좀처럼 나타나 주지 않았던 야속했던 나의 꿈.
그 꿈이..., 나의 그림을 찍어간 그 아주머니의 미소와 함께 찾아왔다.
그렇게 나는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막 2년이 조금 넘었다.
스스로 나의 재능을 의심하기도 했고,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 때가 있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댓글들, 응원의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작품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작은 칭찬들이 모여 나를 이 길로, 작가라는 삶의 길로 이끌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힘이 이렇게 크다. 칭찬과 응원에 담긴 그 소중함이 이렇게 크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