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더이상 즐겁지 않은 취미상자 정리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9월 9일 – 3일차 더 이상 즐겁지 않은 취미상자 정리


3, 4년 전 취미삼아 배웠던 퀼트. 퀼트에 푹 빠져서 자격증도 취득하고, 물건도 만들어서 마켓에서 판매도 하고, 퀼트공방까지 내려고 부동산 앞까지 갔었다. 매일 똥손, 똥손 노래부르다가 뭐 하나씩 만들어 내는 게 신기했다. 내 손으로 무언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신기했고, 그것을 보고 이쁘다고, 심지어 돈 주고 구입해가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다가 퀼트를 가르치던 선생님의 가치관과 내 가치관이 부딪히며 한 순간에 멀어졌고, 나 또한 한순간에 퀼트에 대한 재미를 잃게 되었다. 그제서야 집 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책꽂이에는 퀼트 부자재들이 즐비했고, 값비싼 원단들이 높게 쌓여 있었다. 그냥 취미로만 했던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비싸고, 좋은 거, 수입 원단, 수입 재료들을 사며 크나큰 지출을 하고 있었다. 그걸 깨닫고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취미가 더 이상 내게 기쁨을 주지 못했다.


그 후에는 십자수, 규방공예 다른 취미들을 즐기며 필요한 용품들을 무조건 구입부터 했다. 무엇을 시작할 때 재료가 내게 다 있어야 만족이 되었다. 그리고 반년도 지나지 않아서 또 흥미를 잃었다. 재료는 그대로 취미상자에 넣고 언젠가는 쓰겠지 하며 또 보관!


올해는 라탄공예가 하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라탄공예 온라인 클래스를 금액을 지불했다. 그리고 패키지로 재료들을 받았다. 그리고 딱!! 한 번 해보고 몇 개월째 또 취미상자에 담겨져 있다. 티코스터를 만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완성된 상태가 엉망이였다. 그래서 짜증이 났다. 그리고 또다시 흥미를 잃었다. 다시 하고 싶어질때가 오지 않을까 하며 취미상자는 거기 그 자리에 있다.


더 이상 즐거움을 주지 않는 것을 취미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비워내도 되지 않을까.

라탄공예는 아는 친구에게 온라인 클래스와 패키지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 친구는 즐거워하며 추석 연휴 때 이것저것 만들어 보겠노라 했다. ’그래, 그 즐거움이 내겐 없어서 이 재료들이 의미를 잃었구나‘


보내주자. 퀼트 부자재. 라탄공예 부자재, 십자수 부자재를 나눔으로 지인분들께 주기로 했다. 앞으로 취미생활을 하고 싶으면 원데이 클래스 같은 데 참여해보는 방법을 찾았다. 하루 체험해보고 또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조금씩 회기를 늘려가면서 해보는 것으로. 재료부터 사들이지 말고 말이다. 취미는 내가 즐거워야 하는데 그 재료들을 보고 내가 왜 괴로울까? 괴로움을 채우지 않도록! 3일차 비우기는 취미상자. 나눔 완료!

KakaoTalk_20200909_223206796.jpg


이전 02화2일차-책을 산 건가? 굿즈를 산 건가?